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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우 Mar 02. 2023

돌이킬 수 없는 것


( 상인과 연금술사의 문_테드 창 中 )


현자들은 말한다.

“세상엔 돌아오지 않는 것이 네 가지가 있다.

입 밖에 낸 말,

공중에 쏜 화살,

지나간 인생,

그리고 놓쳐버린 기회.”





우리는 돌아오지 않는 것을 두고

‘그립다’는 표현을 쓰지는 않는다.


그리워하는 대신 후회를 한다.


돌아오지 않으니까, 돌아올 수 없으니까

그리워할 필요도 가치도 없다.


그리워할수록 더 비참해지는 것 같더라.





놓고 보면 모두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는 걸 표현해놨다.


언뜻 보니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이 네 가지는 조금씩 다른 인상을 풍긴다.





말은 절제하고 조절할 수 있다.


화살은 반드시 해야만 하는 것이다.


인생은 나의 의사와 관계 없이 항상 흘러간다.


기회는 내가 원할 때 찾아오지 않고

원하지 않을 때 불쑥 찾아온다.





그래서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말은 천냥 빚을 지기도 하고, 또 갚을 수도 있다.


그래서

화살은 정확하지 않으면 의미가 퇴색된다.


그래서

인생은 흐름을 인식하지 못하면 모두 ‘과거’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 된다.


그래서

기회는 알아보지 못하면 여느 평범한 일상인 척,

나를 스쳐 지나가버리는 바람이 되어버리고 만다.





그래서

이 모든 것은 평소에 연단하며 준비하지 않으면

결코 이룰 수 없다.


어떻게 준비해야되는지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다.


결국 스스로 해내야만 한다.


덜 비참해지는 걸 넘어서

후회하지 않고 웃어보이기 위해서는

스스로 방법을 찾아내야만 한다.





상인이 연금술사의 문을 내게 소개한다.


왼쪽 문으로 들어가면

10년 전의 오늘로 넘어갈 수 있다.


오른쪽 문으로 들어가면

10년 후의 오늘로 넘어갈 수 있다.


문을 넘어갔더라도 다시 문을 넘으면

지금 이 순간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다.


한쪽만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양쪽 모두 원할 때마다 제한없이 드나들 수 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문을, 언제 열고 싶을까.





돌이킬 수 없는 것을 돌이키고 싶다면

왼쪽 문을 넘어야 한다.


돌이킬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선

오른쪽 문을 넘어야 한다.


그러면 나는 언제 비참함을 느낄까.


그걸 알아내면 조금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걸까.





고민하던 중에 한 가지가 또 떠오른다.


문을 넘는 건 정말 쉽다.


단 한 발자국이면 우린 넘어갈 수 있다.


아주 간단하다.


그런데 사실, 오늘도 그렇다.


단 한 발자국이면 충분하다.





오늘도 돌아오지 않는 것 중에 하나다.







이 글을 읽은 당신이 여기서 쉬어갔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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