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둘이 집에서 뭐할까?
엄마랑 아침에 방에 누워서 얘기하는데 모모가 거실에서 사료 먹는 소리가 들리고 엄마 왈 혼밥하네 하신다. 맨날 남친 만들어줘야 한다고 하시는데 엄마 모모 중성화 수술했어... 요새는 모모한테 자꾸 제 이름을 부르신다고... 보고 있으면 정말 막내딸 같은 모모. 이름 뺏겨도 할 말 없다.
모모는 엄마랑 같이 자고 아침에 혼밥하고 다시 엄마 옆으로 가서 잔다. 엄마가 거실에서 자면 거실로 안방으로 오면 안방으로 계속 따라다닌다. 강아지 같다. 잘 때도, 밥 먹을 때도, 화장실 갈 때도 떨어지려고 하지 않는 모모.
둘을 보고 있으면 마치 빨간 실로 연결되어있는 것 같다. 인연인 사람들이 그런 것처럼 엄마랑 모모도 묘연이 있는 거 같다. 엄마는 모모가 없었으면 우울증에 걸렸을 것 같다고 하셨는데 모모도 엄마가 보이지 않으면 이곳저곳 울며 돌아다닌다. 둘은 대체 무슨 사이가 된 걸까?
화장실 갈 때도 절대 못 떨어진다는 모모. 문을 닫고 일을 보려고 하시면 문밖에서 하도 대성통곡을 하고 울어서 문을 열어주면 저렇게 정면으로 쳐다보고 있는다고 보내주신 사진. 엄마가 저 눈빛에 변비가 걸리셨다고...
나를 제일 잘 따르던 모모도, 고양이 싫다던 엄마도 서로가 없으면 난리 나는 사이가 되었다. 우리 가족의 추측으로는 나는 모모가 싫어하는 모모 손톱을 깎아주고, 아빠는 모모가 무서워하는 청소기를 돌리시고, 언니는 집에 잘 없어서 엄마랑 친해진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집사 간택 못 받았지만 정신승리)
둘의 하루는 별거 없지만 매일매일 엄마가 기록해둔 모모 사진을 보면 따뜻하고 흐뭇하다. 자러 가자고 하는 엄마를 졸졸 쫓아 들어가는 모모가 너무 귀엽다. 내가 제일 사랑하는 둘이 너무 잘 지내줘서 행복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