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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ver Dec 19. 2020

역설적이게도
한국 OTT의 묘수는 뉴스가 아닐까?

돌아온, <뉴미디어냥> : 내 맘대로 생각해본 한국 OTT가 살아남는 법

오랜만에 브런치로 돌아왔습니다. 좋은 기회로 퍼블리 Publy와 작업하게 됐습니다. 퍼블리는 '일하는 사람들의 구독 콘텐츠 서비스'로 콘텐츠, 브랜딩, 일하는 방법 등에 대해 업계 분들의 인사이트가 들어있는 글을 구독할 수 있는 서브스입니다. 저는 지난달 카카오TV 분석 아티클을 썼는데요. 아래 링크로 가시면 볼 수 있어요. 단, 퍼블리 구독을 하셔야 해요. 제 글 말고도 좋은 글이 넘치니 구독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 쓴 글을 퍼블리 아티클에는 미처 담지 못한 글입니다. 12월 말이에서 1월 초쯤 두 번째 아티클이 퍼블리에 올라가니 기대해주시길.



그야말로 OTT 천국이다. 이미 넷플릭스, 카카오의 카카오TV, 지상파와 skt의 웨이브, kt 시즌, cj의 시즌, 왓챠플레이까지 거기에 쿠팡의 쿠팡 플레이와 디지니+가 출격 예정이다. HBO도 cj와 협상 중이라니 한국은 OTT 격전지다. 현재 미국은 넷플릭스와 디지니가 경쟁하는 구도다. 막대한 자본규모에 더불어 매력적인 콘텐츠를 확보한 글로벌 기업이 한국에 판을 차리니 한국 OTT가 열세인 것이 분명하다. 실제로 올해 4월 닐슨코리아클릭 조사 기준으로는 넷플릭스가 점유율 36%로 1위다. 이 수치는 웨이브 20%, 티빙 14%를 합친 34%로 보다 2% 높은 수치다. 웨이브의 점유율 하락 기사가 올라오는 현시점(12월)에는 예상해 보건대 넷플릭스의 점유율 높으면 높아지지 낮아지진 않았을 것. 여기에 더해 넷플릭스가 매력적인 국내 드라마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 넷플릭스는 바로 오늘 12월 19일 인기 웹툰 원작의 <스위트홈>을 선보인다. 킹덤 번외 편 <아신전> 공개도 앞두고 있다.


내 맘대로 생각해 본 국내 OTT가 넷플릭스 대항할 수 있는 묘수.



처음 JTBC가 개국했을 때를 기억하는가? 난 아주 선명히 기억한다. 드라마에 엄청난 투자가 들어갔었다. 개국작으로 노희경 작가 그리고 정우성, 한지민 주연의 <빠담빠담>이 화제였다. 당시 미디어오늘 기사는 이런 제목의 기사를 내놨다. <종편행 배우, 작가 몸값이 회당 1억?>. 방송국으로서는 엄청난 투자다. 그렇게 JTBC는 <빠담빠담>을 통해 1.6%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당시 종편 기록 중 최고였다. 이때가 2012년이다. 하지만 드라마가 지금은 JTBC를 만들었을까? 그렇지 않다. JTBC가 지금의 브랜드 파워를 가지게 된 데에는 바로 뉴스가 있었다. 당시 MBC를 떠난 손석희 아나운서를 사장으로 JTBC 사장으로 영입하며 메인 뉴스 앵커를 그가 맡았다. 


그때의 임팩트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체감했을 테다. 당시로서는 엄청난 충격이었다.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의 종편행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많았다. MB정부 당시 이들의 종편행을 가능하게 만들었던 법률안이 통과될 때 진보세력에서는 미디어악법이라고 부르기까지 했다. 그렇기 때문에 진보적이고 중립적인 듯 보이는 심지어 진보적 색채로 인해 박근혜 정권 아래 MBC에서 퇴출된 듯 보였던 손석희의 스카웃은 엄청난 파장을 나았다. 그렇게 지금의 JTBC 메인 뉴스 프로그램 <뉴스룸>의 모습이 갖춰졌다. 이후 JTBC의 브랜드 파워는 높아졌고, 박근혜 탄핵 정국을 거치며 JTBC는 기존 지상파 방송국의 브랜드 파워를 넘어서는 효과를 보여줬다.


사실 지금 한국은 뉴스 전성시대.


'뉴스 전성시대'라니 의아할 테다. 우리 한 번 뉴스의 범주를 넓혀보자.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뉴스들은 뉴스데스크, 뉴스룸 등일 테지만 플랫폼이 바뀌며 뉴스 콘텐츠도 진화를 거듭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는 구독자 34만,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방영되는 TBS는 98만이고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가로세로연구소> 63만, <신의한수> 133만 (실제로 이 두 채널을 뉴스로 소비하는 시청자가 많다). 알고 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미디어 왕국을 세운 폭스뉴스의 루퍼트 머독은 CNN 인수를 원했지만 실패하자 폭스뉴스를 만들어 케이블 채널 1위로 만들어버렸다. 


영화 -> 티비 방송 -> 유튜브 및 OTT라는 구조로 미디어를 접근하면 해당 뉴스 채널들의 등장은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 모두 <가짜사나이>와 블랭크 제작의 <바디럽>과 <고간지>를 봐라. 방송국이 아닌 유튜브라는 플랫폼만 바뀐 것이다. 자세히 들어가 보면 이 프로그램들의 비즈니스 모델, 콘텐츠의 키워드, 마케팅은 모두 '새로운 것'이지만 이것들은 나중에 자세히 뜯어보도록 하자.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젠 정말 플랫폼이 바뀌었고 '뉴스'라는 것도 OTT라는 플랫폼에 흡수될 것이라는 것. 근데 그걸 누가, 어떻게, 가장 잘할 것인가가 하는 것이 관건이다.


난 예언한다. 한국 OTT를 살릴 히어로는 바로 '뉴스'일 것.



그렇다. 국내 OTT 전쟁터에서 국내 OTT가 넷플릭스에 대항마로 떠오를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은 바로 뉴스를 론칭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연예인의 죽음 이후 연애 뉴스 댓글란을 없앤 카카오다. 네이버가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을 카카오에서 보며 대중들은 포털의 중요성과 선택이 많은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언론사(인터넷 포함)가 이렇게 많았던 적이 없다. 각종 인터넷 언론과 어떤 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별할 수 없는 정보들. 극단으로 치닫는 정파적 기사들. 유튜브만 보더라도 극단으로 나뉜 논객들의 파워가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소셜 포비아>가 지적한 것처럼 플랫폼이 자본주의 사회의 승자가 되기 위한 폭주 기관차가 된다면 가짜 뉴스는 더욱 인기가 많아지고 이에 따라 진영은 극단으로 나뉘게 된다. <소셜 포비아>에 출연한 핀터레스트 전 회장은 무엇이 가장 두렵냐는 감독의 질문에 "내전"이라고 답한다. 


포털의 파워가 커진 만큼 그 책임 또한 커졌다. 공고하고 단단한 언론 카르텔이 존재하기에 한국 OTT의 뉴스 출범은 어려운 일일 수 있지만 이들은 두려워하지 않고 부딪혀야 한다. 20년 9월 카카오TV를 출범시킨 카카오는 이들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AI(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가짜 뉴스를 구별해내고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를 원하는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도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그리고 수많은 가짜 뉴스들로 인해 저널리즘의 가치가 다시 조명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미디어스타트업 VOX의 익스플레인 뉴스가 엄청난 성장을 이뤄냈고 이들은 전통 언론사 <뉴욕매거진>을 인수하기까지 했다. 또 다른 미디어 스타트업 VICE는 2015년 HBO와 손잡고 VICE NEWS  TONIGT를 론칭했다. 2020년부터는 자체 VICE on TV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되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더 데일리>라는 팟캐스트를 제작하고, 일주일 한 편씩 자체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다.



가장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는 무엇일까? 아직까지는 미래가 불투명하다. 관련 뉴스들을 살펴보았을 때 국내 OTT는 국내 OTT에 유리한 국가차원의 규제를 원하는 듯하지만 콘텐츠 기업은 콘텐츠가 우선시되어야 하지 않을까? 


국내 OTT 왓챠플레이가 한국 OTT로는 최초로 오리지널 다큐멘터리를 제작 중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윤곽이 나오지 않았다.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 <소셜 딜레마>에 대해 페이스북이 입장을 내놨다. <소셜 딜레마>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플랫폼 기업들의 알고리즘이 윤리적으로 작동되고 있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에 페이스북은 본인들은 알고리즘이 윤리적으로 작동게끔 굉장한 노력을 들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하나의 다큐가 페이스북의 답변을 이끌어낸 것. 이미 VOX, Buzzfeed는 넷플릭스와 함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유통한 바도 있다. 한국 OTT가 움직이는 속도는 넷플릭스와 디지니+에 비하면 현저히 더딘 것이 사실이다. 어쩌면 비대해진 언론 카르텔의 문제일 수도 전통적인 조직의 한계일 수도 있다. 콘텐츠 시장성 규모가 현저히 작은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답을 찾아낼 것이다. 그 날이 곧 다가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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