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내 감정을 인지하고 표현하는 법을 배우게 된 ㅇㅅㅇ님
[마인딩 사람들] 매거진은 마인딩을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마인딩을 만들고, 이용하고,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저는 마인딩이 망했으면 좋겠어요
얼마 전, 사무실을 살짝 들썩이게 만든 마인딩 후기가 등장했다. 마인딩이 망했으면 좋겠어요? 마인딩 후기는 유저들이 직접 올리는 형식으로 우리가 단 한 글자도 손을 대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좋은 후기만 올라오는 점이 꽤 뿌듯한 포인트였는데, 그 포인트에 금이 가고 마는 것일까 (눈물)
그러나 다행이도 반전이 있었으니! 세상에 마음 고생하는 사람이 없어져서 나중엔 마인딩이 필요치 않은 때가 왔으면 하는 바램이 담긴 후기였다. 마인딩을 만난 뒤 심리 치료에 대한 장벽이 낮아지고, 감정들을 대하는 게 편해지셨다는 말씀에 마인딩 팀의 뿌듯함이 +1 상승한 하루였다.
반전 뒤에 오는 감동이 더 크다고 했다지? 모든 팀원들에 뇌에 ㅇㅅㅇ 크루님은 강하게 자리잡혔다. 그렇게 해프닝이 지나가고 며칠 뒤, 마인딩 크루 인터뷰 신청란에 반가운 이름이 떴다. 우리를 놀라게 했던 바로 그 이름!
ㅇㅅㅇ님은 알고보니 STEP.3까지 모두 수강하신데다, 마인딩과 심리상담을 병행하고 있는 독특한 경험의 소유자셨다. 게다가 크루 인터뷰를 신청해주신 첫 남성 크루님! 마인딩의 남성 크루님들은 수줍음 혹은 모종의 이유(?)로 그동안 인터뷰를 통해 만나뵐 수 없었기에 굉장히 반가웠다. 이렇게나 재미나고 감동적인 후기를 써주셨다는 점에서도 꼭 만나보아야 할 이유로 충분했다 :)
여러모로 반가웠던 만남! 긍정적인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던 여섯 번째 인터뷰를 이하 마인딩 팀(M)과 ㅇㅅㅇ님(S)의 대화 형식으로 생생하게 옮겨본다. (첫 만남에 닉네임을 어떻게 불러드려야 하나(ㅇㅅㅇ 표정을 지어야 할까…?) 고민을 살짝 했던 점은 안 비밀)
삶이 막막해진 순간
운명처럼 만난 마인딩
M : 안녕하세요, ㅇㅅㅇ님! 실제로 만나뵙게 되니 참 반갑네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
S : 안녕하세요, 사회복무요원으로 일하고 있는 24세 ㅇㅅㅇ입니다. 살고 있는 곳은 공주인데, 주말마다 작업실 때문에 서울로 올라오고 있어요. 작업실은 저와 비슷한 창작인들이 모여서 제작을 하는 곳이라고 보시면 돼요. 자동차 디자인을 전공했거든요. 마인딩은 현재 <STEP.3 일상을 찾다>을 수강하고 있습니다.
M : 와, 멋진 일을 하고 계시네요 :) 마인딩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셨나요?
S : 3개월 전 방황의 시기를 겪고 있었어요. 전공에 대한 회의감,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 막막함… 그런 감정들 때문에 힘들었었거든요. 아까 제가 작업실에 다니고 있다고 말씀을 드렸잖아요? 처음 작업실에 들어갔을 때,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방황했어요. 그곳은 학원이 아니다보니까 누가 '이렇게 하면 된다, 저걸 하면 된다'고 가르쳐주지 않아요. 자기가 할 것을 알아서 찾아야 하는 환경이죠.
그런데 저는 수동적인 편이거든요. 그런 환경이 힘들더라고요. 몇 번을 시도하다가 안 되니까,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되었어요. 이 길이 내게 맞는 건지… 전공에 대한 회의감도 심해지고요. 산송장 같은 세월을 보냈던 것 같아요. 그때는 심리상담을 찾을 에너지도 없었어요. 견디기 힘들고, 가끔 죽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고요. 안되겠다 싶어서 뭐라도 찾아보아야겠다고 생각하던 참에 우연히 마인딩을 알게 되었어요. 단순히 성향 검사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마음을 관리할 수 있다고 해서 바로 신청을 했죠.
M : 오늘 인터뷰 전에 심리상담을 다녀오셨죠? 마인딩과 심리상담을 병행하는 이유가 궁금해요.
S : 마인딩을 신청하고 심리상담도 바로 시작했어요. 제 경우에는 마인딩과 심리상담이 상호 보완적이예요. 마인딩은 트레이너님과 대화를 할 수는 없지만 매일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 좋고, 심리상담은 일주일을 기다려야 하지만 얼굴을 맞대며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좋아요. 상담을 받다 보면 마인딩에서 해보라는 활동들을 비슷하게 권유하거든요. 마음에 좋은 활동들을 마인딩을 통해 꾸준히 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됩니다.
마인딩과 내 감정 인지하기
M : STEP.1부터 STEP.3까지 3개월 동안 마인딩을 하고 계세요. 내 마음에 생긴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요?
S : 음… 부정적인 일이 닥쳤을 때 덤덤하게 생각할 수 있게 된 것? 예전에는 엄살이 많았다고 해야 하나, 호들갑을 떨었거든요. 어떤 책에서 읽었는데 '두려워하는 일이 있으면, 그 일을 통해 두렵고 싶어서 두려워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더라고요. 저도 비슷한 것 같더라고요. 제게 긴장을 과하게 유지하려는 성향이 있었나봐요. 그 뒤로는 제 감정을 조절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게 그렇게까지 호들갑을 떨 일인가?' 한 번 생각해보는 거죠.
M : 자기조절 능력이 향상되셨군요! 마인딩 후기에서 감정을 대하는 것도 편해지셨다고 말씀해주셨었죠?
S : 감정일기가 처음에는 사실 어려웠어요.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안 써지는 걸 계속 써야 하니까 부담스럽기까지 했어요. 그런데 상담을 할 때도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를 계속 물어보시더라고요. 처음에는 중의적인 표현만 사용했어요. 놀랍다, 신기하다 이런 표현들요. 평소에 감정을 하찮은 것이라고 느끼고 억눌렀던 게 원인인 것 같아요.
제 감정을 표현할 수 없는 게 답답해서, 어떻게하면 감정을 와닿게 이야기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어요.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들을 찾아보기도 하고요. 감정일기를 꾸준히 쓰다보니 좋아지더라고요. 지금은 미션 중 감정일기를 가장 좋아해요. 일상에서는 감정에 대한 대화를 나눌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일기를 통해 제 감정을 매일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아요.
이 부분은 ㅇㅅㅇ님이 마인딩에 직접 남겨주신 후기에 더욱 자세하게 남아 있어 덧붙여본다 :)
요즘 마인딩 하면서 가장 크게 고마운 요소는 '감정일기'예요. 웃긴 건 처음엔 이게 정말 부담스럽고 잘 안 써졌어요. 솔직히 누가 자기 감정을 타인이 보는 곳에 솔직하게 털어놓고 싶을까요? 또 평생 자기 감정도 잘 모르고 살다가 갑자기 표현하려고 하면 잘 안되는 건 당연한 거죠. 평소에도 감정을 억누르고 하찮은 것이라 여겼어요. 작은 감정 하나하나를 쓰는 걸 쪽팔리고 부끄럽고 또 말로 설명하기 귀찮아서 그냥 얼버무리고 말았어요.
여기서 반전은 전 생각을 메모장에 늘 적어요. 떠오르는 아이디어나 일상 속 개선점들을 몇 년 동안이나 적어왔어요. 근데 어느 순간 생각을 적는 제 방식이, 제가 쓴 문장들에서 감정을 배제하려고 하는 걸 느꼈어요. 최대한 객관적으로 쓰려고 하고 있었어요. 전 그게 포인트였다고 생각해요. 제 생각을 객관적으로 쓰려다 보니까 주관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잊은 것 같아요.
일상 속 다양한 글들이 객관적으로 쓰이다 보니 그걸 따라하게 되고 결국 내가 봐야할 글인데 남이 보는 글처럼 쓰고 있던 거예요. 그 이후로 뭐랄까, 감정들을 대하는 게 편해졌어요. 사실 무의식적으로 느끼고 있던 게 이제야 비로소 글로 나타나는 것 같아요. 아까 느낀 감정이 뭐였는지, 왜 그렇게 느꼈는지, 그 감정이 들면 어떻게 하고 싶은지 등등 스스로에 대한 관심이 이전보다 정말 높아졌어요.
완벽한 시작을 벗어나
실천해보려 노력하다
M : 마인딩을 시작하며 가장 기대하신 점은 무엇인가요?
S : 병원에 가면 약을 처방해주듯, 마인딩 트레이너님을 통해 확실한 피드백과 지시사항을 얻고 싶었어요. 그런데 마인딩은 대화처럼 피드백을 즉각적으로 받을 수 없는 시스템이잖아요? 그게 처음에는 좀 답답했어요. 저는 계속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그 생각에 대한 지시사항을 받고 싶은데 그럴 수 없으니까요.
M : 평상시에 생각이 많은 편이신가봐요.
S : 요즘은 마인딩을 하며 괜찮아진 편인데, 그 전에는 생각을 멈추지 못해 그게 가장 괴로웠어요. 그래서 이번주 금주의 미션으로 '생각을 계속해서 답이 안 나오면, 멈추고 행동하자'를 만들기도 했어요. 뭐든지 준비가 다 된 상태에서 행동하려는 완벽주의가 있는 편이거든요. 교과서 같달까요? 한 번 하다가 잘 안 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려고 해요.
예전에 작업실에서 이런 일이 있었어요. 작업에 필요한 자료를 찾는데 전부 다 영어인 거예요. 그 자료를 모두 분석해야 했는데, 누가 알려주는 사람도 없고 혼자 하려고 하니 머리가 터지더라고요. 잘 할 자신은 없고 잘하기 위해 자료를 보는 것은 어려워 앞에 두고 깔짝대고 있는데, 어느날 저와 대화하던 선배가 한 마디 하더라고요. "너는 진흙 묻힐 생각을 안 하냐!" 어떤 일을 하든 고생하는 시간이 있는 건 당연하고 누구나 그 과정을 힘들어 하니, 당장 완벽하게 못한다고 미뤄두지 말고 일단은 부딪쳐보라는 의미였어요. 생각해보면 그래요. 모든 일을 처음부터 다 잘 해낼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마인딩은 장독대
M : 요즘 ㅇㅅㅇ님의 행복지수를 점수로 매겨보자면?
S : 10점 만점에 7점이요. 처음 마인딩을 시작할 때는 점수를 굉장히 낮게 잡았었어요. 생각해보면, 누군가 행복하냐고 물었을 때 지금 느끼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정답인 것 같아요. 오래 생각하면 하나하나 따지게 되잖아요. 어디선가 읽었는데, 누군가에게 질문을 여러 개를 주면 긍정적으로 답변할 확률이 떨어진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요즘 저는 오래 생각하지 않고, 지금 내가 느끼는 것을 이야기해요. 지금 제 행복은 7점이예요.
M : 늦은 질문이긴 하지만, 크루 인터뷰를 신청하게 되신 동기를 안 여쭤보았었네요 :)
S : 마인딩에게 고마운 마음이 있었어요. 제가 마인딩 덕분에 많이 변했고, 어떻게 하면 마인딩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었거든요. 만나는 친구마다 마인딩을 해보라고 추천은 했지만, 시작한 사람이 있는지는 모르겠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공개적으로 크루 인터뷰를 통해 마인딩을 홍보하고 싶었어요.
M : 우와~ 감사해요. 그럼 마지막으로 공식 질문! 마인딩을 한 마디로 표현해주신다면?
S : 인터뷰에 오기 전에 생각해보았는데요. 마인딩은 장독대 같아요. (당황 : 장, 장독대요?) 장독대에 김치를 넣고 익히잖아요? 그것처럼 마인딩은 내가 잘 익혀지기 위해 노력을 하는 공간이죠. 학원과 비교를 하고 싶어요. 학원은 들어가면 아무 생각 없이 공장에서 찍어 나오듯 완성될 수 있죠. 그렇지만 장독대 안에서는 스스로 생각하며 행동해야 해요.
M : 아하, 그렇다면 ㅇㅅㅇ님은 노력하는 김치… 일반 학원은 김치 냉장고…? (일동 웃음) 그런데 마인딩이 발효를 시켜주는 환경이라는 점에서는 맞는 이야기네요. 실제로 마인딩은 마음관리에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있지만, 크루님이 미션을 꾸준히 수행하는 것 또한 중요하거든요. 좋은 의미네요!
S : 맞아요. 잘 익혀지기 위해 노력하는 곳. 제게 마인딩은 장독대입니다!
인터뷰가 끝난 뒤, ㅇㅅㅇ님이 보내주신 문자메세지가 참 감동적이었다 :)
[저랑 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마인딩을 통해 나아질 수 있다면 전 바랄 게 없습니다.]
ㅇㅅㅇ님이 크루 인터뷰를 신청하신 것은 순전히 이 이유 하나 때문이었다. 마음 에너지가 떨어져 아파하는 사람들이 마인딩을 통해 회복할 수 있기를, 그리하여 행복해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나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만이 타인도 따뜻한 마음을 담아 사랑할 수 있다. 마인딩과 함께 한 3개월, ㅇㅅㅇ님은 스스로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되신 것은 아닌지 :) 앞으로도 ㅇㅅㅇ님의 인생에 사랑과 행복에 가득하시기를 응원해본다. 약속했던 마인딩 팬클럽으로 다시 만나요!
(주)마인딩은 모든 사람들이 내 마음을 가꾸는 것이 쉽고, 당연해지는 사회를 꿈꾸는 심리 스타트업입니다. 이에 대한 방법 중 하나로 현재 웹과 앱으로 이용 가능한 국내 최초 온라인 마음 관리 프로그램 마인딩을 서비스하고 있어요. :) 몸을 챙기기 위해 헬스장을 가듯, 마음을 챙기기 위해 마인딩을 하고 마인딩을 하는 크루 모두가 각자 나답게 행복해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