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계획대로 되지는 않지
인생이 힘들다는 10살 조카를 위한 연탄봉사 계획은 아쉽게도 폭설로 취소가 되었다.
대신 경복궁에서 유익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조카에게 설명해 줄 만한 것들을 급하게 공부하느라 정신없긴 했지만 그만큼 뿌듯한 시간이 되기도 했다.
운이 좋게도 도착하자마자 하루에 두 번 진행하는 수문장 교대의식을 볼 수 있었다.
대부분 아는 만큼 보인다고 생각하지만 때로는 모르기 때문에 더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한다. 의외로 꽤나 집중해서 보는 조카를 보니 일단 호기심 자극에는 성공이었다.
그리고 티켓팅을 하고 나오다가 또 운이 좋게도 무료해설이 있다는 안내에 쫄래쫄래 쫓아갔는데..
네..? 이렇게 어린아이들이 해설사라구요..?
나의 당황스러움은 ‘안녕하세요 저희는 한국역사해설진흥원 ㄱㅈㅇ, ㅈㅅㅇ입니다!' 라는 야무진 표정과 목소리를 듣고 모두 사라졌다. 그리고 투어 내내 미소를 짓게 했다.
실제로 경복궁 안에는 자긍심이 넘쳐 보이는 청소년 해설사가 많이 활동하고 있었다.
쉬는 시간에는 같이 카페에 가서 얘기를 나누었는데 초등학교 3 · 4학년인 아이들은 역사가 너무 좋아서 자격증을 따게 되었다고 했다.
경기도에서 경복궁까지 혼자 지하철 타고 다닌다며..
야무지다 야무져.. 어머니.. 대체 아이들은 어떻게 키우신 거죠..?
급하게 공부 한 효과가 있었는지 이 귀여운 아이들이 내는 문제를 맞혔더니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맞힌 사람 처음이에요! 라고 하는데 귀여움 그 자체였다.. ㅎㅎ
귀여운 어린이 해설사들이 기념사진도 찍어주고,
헤어지기 전에 귀엽게 셋이 사진도 찍고,
경복궁을 지켜주고 있는 해태 석상 앞에서도 찍고,
한국사수업 뜯어만들기 사서 만들기하고 데이트 끝 ~ !
이렇게 계획했던 연탄봉사는 아니었지만 운좋게 해설도 들으며 꽤나 값진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이번에도 조카를 위하는 마음은 결국 또 나를 성장시켜주는 하루로 돌려받았다.
며칠 후, 다시 만난 조카에게 물었다.
“경복궁 이름을 지은 사람은?”
“전……도전!!”
그.. 그래.. 비슷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