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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계산인 홍석경 Oct 18. 2024

[그리스 여행#1] 팍소스-안티팍소스 섬: 보트 투어

터쿼이즈 블루 바닷물빛이 너무나 환상적이다. 

지금부터 6년 전인 2018년 9월에 그리스 여행을 하였다. 아테네를 중심에 두고 렌터카를 타고 아티카 지역(브라브로나-수니온 곳)과 북쪽으로 발칸 반도(델피-메테오라-디온-베르기나-테살로니키), 남쪽으로 펠로폰네소스 반도(코린토스-에피다우로스-나프플리오-미케네-올림피아)를 여행했다. 발칸반도 여행을 마치고 아테네로 되돌아가기 전에 이오니아 바다(그리스와 이태리 사이에 있는 지중해 바다)에 위치한 케르키라(Kerkyra) 섬에 들러 2박 3일간 휴식을 취하였다. 이태리어 코르푸(Corfu) 섬으로 더 널리 알려진 케르키라 섬에 2박 3일 머물면서 북쪽의 시다리(Sidari) 해변과 남쪽 바다에 있는 팍소스-안티팍소스 섬을 구경했는데,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참고로, 아테네 북쪽 발칸반도 여행은 그리스 여행을 다녀와서 3년간 집필 끝에 <개성상인의 그리스 여행>이란 제목으로 책을 출판했는데,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주관하는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2021년)의 인문교양 분야에 응모하여 우수 콘텐츠로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이 책은 단순한 여행기가 아닌 고대 그리스 문명을 전문가 수준으로 깊이 있게 소개하였을 뿐만 아니라, 고대 그리스 미술이 불교를 매개로 하여 중앙아시아와 중국을 거쳐 어떻게 한반도까지 건너오게 되었는지 고대 그리스 문명과 고려 문명의 만남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내고 있다. 앞으로 그리스 여행을 계획하고 있거나 고대 그리스 문명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일독을 권해본다. ^^ 

사진 1. 그리스 발칸반도 여행을 마치고 쓴 <개성상인의 그리스 여행> 표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매년 주관하는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2021년)에 선정되었다.

<개성상인의 그리스 여행>은 케르키라 여행을 떠나는 장면으로 다음과 같이 끝을 맺는다. 

"우리는 58번 버스를 잡아타고 파노라마 호텔로 간 후 짐을 챙겨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다음 여행지는 코르푸 섬이었다. 코르푸 섬은 그리스 남쪽 여행을 떠나기에 앞서 잠시 쉬려고 들르는 곳이었다. 삼 년 전 그리스 여행에서 에게 해를 보았으니 이번 여행에서는 그리스와 이태리 사이에 있는 이오니아 해가 보고 싶었다. 이 바다에는 TV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자킨토스 섬이 있지만 나는 코르푸 섬을 선택하였다. 이 섬은 아름다운 해변도 많지만 무엇보다 옛 아르테미스 신전의 박공을 장식한 원초적 이미지의 고르곤 부조를 꼭 보고 싶었다. ATR-42 쌍발 터보프롭 비행기는 테살로니키 공항을 이륙하여 테르마이코스 만 위를 지나 서쪽을 향해 날아갔다. 비행기 창문에서 내려다본 올림포스 산 꼭대기는 가을철 하얀 목화송이처럼 생긴 뭉게구름이 몽실몽실 감싸고 있었다."

사진 2. 데살로니키 공항에서 코르푸 섬으로 가는 항공편은 AR- 42 쌍발 터보프롭 항공기였다.  최대 40-52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지선 운항용 항공기이다.
사진 3. 우리가 탄 비행기는 테살로니키 공항을 이륙하여 서쪽을 향해 날아갔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올림포스 산 꼭대기는 가을철 하얀 목화송이처럼 생긴 뭉게구름이 감싸고 있었다.

케르키라 섬은 그리스와 이태리 사이에 있는 이오니아 바다에 있는 6개 섬 가운데 두 번째로 큰 섬인데, 생김새가 바싹 마른 고추를 닮았다. 지형적으로 남쪽은 평탄하고 북쪽엔 산이 많다(남저북고).

사진 4. 이오니아해와 이오니아 제도의 섬들. 코르푸는 알바니아와 가깝다.

여객기는 코르푸 섬 남쪽에서 점점 고도를 낮추고 해안선을 따라 공항으로 접근한다. 국제공항이란 이름이 무색하게 코르푸 공항에는 계기착륙유도장치(ILS)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조종사가 육안으로 활주로를 살피면서 착륙을 시도한다고 한다. 공항 활주로 앞바다에는 둑이 설치되어 있어 관광객들은 이 둑길로 가서 비행기가 머리 위를 지나갈 때, 손을 활짝 치켜들며 인스타그램용 사진을 찍곤 한다. 

사진 5. 코르푸 섬을 왼쪽에 끼고 코르푸 국제공항에 접근하는 여객기. 공항 활주로 앞쪽에 설치된 둑은 인스타그램용 사진을 찍는 장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

오늘 소개할 장소는 코르푸 섬의 남쪽에 위치한 안티 팍소스(Antipaxos) 섬의 보토미 해변이다. 이 섬의 바다는 지금까지 본 지중해 바다 가운데 가장 물빛이 환상적인 바다였다. 이 섬의 바다를 즐기려면 팍소스-안티팍소스(Paxos-Antipaxos) 1일 투어 티켓을 구입하면 되는데, 2024년 기준 1인당 52-67달러 수준이다. 우리는 1일 투어 티켓을 인터넷에서 미리 구입하지 않고 코르푸 섬의 올드타운 항구에 있는 보트 투어 사무실에 들러 구입했다. 팍소스-안티팍소스 1일 보트 투어는 아침 9시에 올드타운 항구를 출발하여 안티팍소스 해변 및 팍소스 섬을 각각 1시간 및 2.5 시간 구경하고 저녁 7시 해질 무렵에 올드타운으로 되돌아오는 10시간짜리 투어 프로그램이다. 


코르푸 섬에서 첫 번째 들르는 안티팍소스까지는 유람선으로 약 2시간 40분이 걸린다. 관광선은 안티팍소스 섬의 보토미 해변에서 약 1시간쯤 머물며 관광객에게 수영을 즐기도록 해 준 다음 (이때가 낮 12시쯤이다), 20분 거리의 팍소스 섬의 해안동굴 지대로 이동하여 해식동굴을 보여주고 나서, 팍소스 섬의 메인타운(가이오스. Gaios) 항구에 들러 2시간 반쯤 자유시간을 준다. 메인타운 항구에 도착한 시각이 오후 2시이고, 자유시간을 즐긴 다음 항구를 떠난 시각이 오후 4:30시, 코르푸 섬의 올드타운 항구에 되돌아온 시각은 해질 무렵인 저녁 7시쯤이었다.

사진 6. 케르키라 올드타운 항구에서 유람선을 타고 안티 팍소스 섬까지 약 2시간 40분이 걸린다. 안티 팍소스 섬의 보토미 해변의 바닷 물빛은 환상적인 터쿼이즈 블루였다.
사진 7. 우리가 탔던 유람선
사진 8. 아침 9시에 코르푸 섬의 올드타운 항구를 출발하여 안티팍소스 섬을 향해서 천천히 항해한다.
사진 9. 지중해 물빛은 짙은 남색이다. 호메로스는 지중해를 ‘와인처럼 어둑한 바다(wine-dark sea)’로 묘사했지만 나는 ‘청화백자처럼 짙푸른 바다’라고 말하곤 한다.
사진 10. 드디어 안티팍소스 섬의 보토미 해변에 도착했다. 해변에는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투어 보트가 서너 대 있었다.
동영상 1. 보토미 해안에 정박한 투어 보트 및 수영을 즐기는 관광객들
사진 11. 안티팍소스 섬의 보토미 해변.
사진 12. 환상적인 빛깔의 바다
동영상 2. 안티팍소스 섬의 보토미 해변 풍경
사진 13. 보트는 해변에 정박하고 관광객에게 1시간쯤 자유시간을 주는데, 많은 관광객들이 바다로 풍덩 뛰어든다.
사진 14. 지중해 바다를 100% 즐기려면 수영을 할 줄 알아야 한다.
동영상 3. 안티팍소스 섬의 보토미 해안에서 수영을 즐기는 관광객들
사진 15. 보토미 해변에서 수영을 마치면, 유람선은 20분 거리에 있는 팍소스 섬의 해안 동굴지대로 이동한다. 
사진 16. 환상적인 해안 경치를 카메라에 담기 바쁘다.
사진 17. 팍소스 섬의 해식동굴 지대
사진 18. 팍소스 섬의 해식동굴 지대
사진 19. 팍소스 섬의 해식동굴 지대
사진 20. 팍소스 섬의 해안 절벽
사진 21. 유람선은 팍소스 섬의 메인타운(가이오스)이 있는 항구로 이동했다.
사진 22. 유람선은 팍소스 섬의 메인타운 항구에 정박하고 관광객에게 2시간 30분쯤 자유시간을 준다.
사진 23. 유람선은 팍소스 섬의 메인타운 항구에 정박하면 관광객들은 늦은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메인타운으로 향한다.
사진 24. 팍소스 섬의 메인타운(가이오스) 항구 풍경
사진 25. 팍소스 섬 메인타운의 모자 가게
사진 26. 팍소스 섬의 음식점 골목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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