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죄는 ‘목적범’으로 국헌문란 등의 목적이 있어야 하지만, 반란죄는 목적이 필요 없는 대신 ‘신분범’으로 그 주체가 군인이어야 한다(쉽게 말하면 ‘군사반란’이다). 또한 군인에게 적용되는 반란죄는 내란죄보다 전반적으로 그 처벌이 무겁다. 물론 군인이 국헌문란 등의 목적으로 병기를 휴대하고 반란을 일으켰다면 2가지 범죄 모두에 해당할 수도 있다.
대법원은 신군부에 의한 1979. 12. 12. 사태는 ‘반란’으로 봤지만, 1980. 5. 17. 비상계엄 전국확대에 따른 병력의 배치·이동은 ‘내란’이라 판단했다.
반란죄는 군 지휘계통이나 국가기관에 반항하는 경우 성립하는 범죄인데 12.12의 경우 대통령의 재가 없이 적법한 체포절차도 밟지 않고 육군참모총장을 체포한 것은 대통령의 군통수권 및 육군참모총장의 군지휘권에 반항한 행위이고, 5.17의 경우 당시 군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재가나 승인 혹은 묵인하에 이루어졌다는 게 이유다.
형법 제87조(내란)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1. 우두머리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처한다.
2. 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하거나 그 밖의 중요한 임무에 종사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한다. 살상, 파괴 또는 약탈 행위를 실행한 자도 같다.
3. 부화수행(附和隨行)하거나 단순히 폭동에만 관여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한다.
군형법 제5조(반란) 작당(作黨)하여 병기를 휴대하고 반란을 일으킨 사람은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1. 수괴(首魁): 사형
2. 반란 모의에 참여하거나 반란을 지휘하거나 그 밖에 반란에서 중요한 임무에 종사한 사람과 반란 시 살상, 파괴 또는 약탈 행위를 한 사람: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
3. 반란에 부화뇌동(附和雷同)하거나 단순히 폭동에만 관여한 사람: 7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지난 12월 10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곽 사령관이 자신에게 윤석열 대통령이 두 번째 전화를 해서 국회에 있는 국회의원들을 밖으로 끄집어내라고 지시했다.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의원들을) 끄집어내라, 의결정족수가 아직 안 됐다며 (윤 대통령이)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곽 사령관은 비상계엄 전인 12월 1일 계엄에 대한 사전 내용을 알고 있었고, 이 점에 대해서 이미 비상계엄 관련자들이 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검찰에 진술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박 의원은 “(곽 사령관) 본인이 군형법상 군사반란에 해당하는 죄를 저지른 것이라고 저에게 공익신고를 했다”고 밝혔다. 이후 곽 전 사령관은 증언을 통해 윤 대통령과의 두 번째 통화 내용을 밝혔다.
하지만 혐의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곽 전 사령관의 행위는 반란보다는 내란죄에 더 가깝다는 게 필자의 의견이다. 군형법과 달리 (일반) 형법은 공익신고자 보호법상 '공익신고 대상 법률'에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곽 전 사령관의 혐의가 내란죄라면 적어도 공익신고자보호법상의 '공익신고자'로 보호받을 수는 없다.
그래서일까? 시간이 흐른 지난 12월 13일 더불어민주당 부패·공익제보자 권익보호위원회(위원장 전현희)는 계엄 내막을 증언한 곽 전 사령관과 김현태 707특임단장을 ‘민주당 공익제보자’로 지정해 당 차원에서 보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공익신고자보호법의 적용을 받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용기 있는 신고와 증언은 북돋아야 마땅하다.그 동기가 설령 뒤늦은 후회와 나름의 계산에서 비롯된 것일지라도 신고를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
나아가 현행 공익신고자보호법은 490개가 넘는 법률의 범죄를 공익신고 대상으로 하지만, 이번 내란과 같이 국가적 법익이 심각하게 훼손되는 범죄를 놓치고 있다. '법률 단위'가 아니라도 국가적, 사회적 보호법익을 가지는 개별 범죄 구성요건을 공익신고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강구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책임자에게는 합당한 처벌이 따라야 하겠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 계엄군으로 몰린 일선 장병들은 또 다른 피해자일 수 있다. 수사기관과 사법부는 물론 국민 모두에게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