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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Dec 31. 2023

#7 2023년을 마무리하며

굿바이 28살


 나는 96년생이다. 2023년이 지나고 2024년이 되면 이제 29살이 된다. 내년에는 나도 '내년에는 서른이네' 라고 생각할 나이가 된 것이다.


 2023년의 마지막 날을 하루 앞둔 12/30일. 23년 1년을 분기별로 나누어서 정리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2023년 1분기>


- 앞머리 모발이식을 결심했다

 한 2년 전 부터 앞머리 M자 부분에 머리가 빠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거의 티가 나지 않는 정도 였지만 이마를 드러내는 머리스타일은 하기가 부담스러웠던 것은 확실했다. 그래서 일단 상담을 받았다. 

 역삼역에 있는 바노바기성형외과였다. 원장님은 매우 프로페셔널 해보였고 가격도 생각보다 부담스러운 가격은 아니었다. 2500모~3000모 정도 심는 것을 기준으로 450만원~500만원 사이였던 것 같다. 상담을 하고 수술 날짜를 잡고 한 2주 후 바로 수술을 했다. 결과는 현재도 매우 만족하고 있다. 수술을 하고 느낀 점은 자신감은 내면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자신감은 잘 가꿔진 외면에서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23년에 한 일 중에서 잘한 일 중 하나라고 꼽을 수 있겠다. 500만원의 가치는 충분히 넘는다.


- 가족여행을 갔다. 내 돈으로. 운전도 내가.

 월급도 안정적으로 받고 있으니 효도 좀 해볼 타이밍이 왔구나 싶었다. 강릉에선 비싼축에 속하는 호텔을 예약하고 엄마아빠와 셋이 여행을 갔다. 우리 집은 항상 어딜 놀러가든 저렴한 민박이나 모텔에서 잠을 잔다. 그래서 이 숙소를 예약하기 위해 얼마를 냈는지 말하면 이 돈을 내고 하룻밤을 숙박하냐며 잔소리를 들을게 뻔해서 경품으로 받았다고 둘러댔다. 

 돈을 버는데에는 사람마다 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나에게 돈은 세가지 정도의 이유 때문에 중요하다. (1)시간으로 부터 그리고 사람으로 부터 자유롭고 싶어서, (2)나라는 사람이 얼마만큼 열심히, 치열하게 살았는지를 자본의 크기를 통해 흔적으로 남기고 싶어서, (3)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돈으로 인해 어떠한 불이익, 불편함을 감수하는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아서. 그리고 한편으로는 재미도 있다. 나의 능력과 재주가 내가 노력하는만큼 돈으로 바뀌고 이걸 쌓고 불리고 하는 과정이 재미있다.

 행복했던 것 같다. 행복은 가까이 있다고 하지만 나는 그렇다고만 생각하지는 않는다. 행복은 가까이도 있고 멀리도 있다. 가까이 있는 행복은 그때그때 주워담으면 되고 멀리있는 행복은 얻는데 시간과 노력이 좀 필요하다. 행복이 인생의 목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치만 작은 행복을 느끼는 것도, 먼 행복을 잡기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둘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산다.

 

강릉, 강문해변과 세인트존스호텔


- 여러 모임에 참석했다.

 나는 MBTI가 I인 사람이다. I 뒤에는 할 때 마다 결과가 조금씩 바뀌는데 I만큼은 단 한번도 바뀐적이 없다. 활동적인 것에 쥐약인 내가 여러 모임에 참석했던 것은 나에게는 작은 도전이었다. 한번가고 이후로 가지 않은 모임이 훨씬 많지만 그 중에서도 지금까지 계속 만나고 지속적으로 연락하는 모임도 생겼다. 그 모임에서 한 사람이 또 다른 이들을 데려와 새로운 인연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성격상 다양한 관계를 계속해서 만들어나가는 것 보다는 놓여진 관계를 결속력있게 유지하는게 더 편하다. 그래도 작은 도전을 통해 누구라도 건져온 것 같아서 이것 역시 잘한 행동이었다라는 생각이 든다.


<2023년 2분기>


- 4월엔 한강공원에 갔다.

 서울에 올라온지 1.5년 동안 한강공원을 가본적이 없었다. 뭘 하든 같이 하면 다 재밌는 내 짝꿍을 데리고 한강공원에 갔다. 4월이라 그런지 날씨도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은 딱 좋은 날씨. 분수쇼도 보고 막판엔 자리를 옮겨서 이태원에 가서 역할맥을 먹었다. ㅋㅋ 

 

반포한강공원, 이태원 역할맥


- 5월은 일하다 끝났다.

 4월달 부터 슬슬 바빠지기 시작해서 야근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고 5월달은 그냥 한달이 사라진 기분이었다. 5월 중순 쯤 부터는 퇴근할때가 되면 이미 지하철이 다 끊켜서 택시를 타고 집에 갈 수 밖에 없었다. 매번 새벽2시~3시가 되서야 집에 와서 씻기만 하고 침대에 누워버렸다. 그리고 다시 8시 출근을 반복했다. 하필 이때 장염도 걸렸다. 회사 근처에 김밥집에서 점심을 먹다가.. 그덕에 1주간은 거의 음식을 먹지못해서 몸무게가 6-7키로가 쑥 빠져버렸다. 

 인생에서 가장 무언가 때문에 바빴던 적이 아닐까 싶다. 살면서 새벽까지 잠을 못자가면서 무언갈 해본 일이 없었는데 기한이 정해진 일이다보니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주말까지 매일 이런식이니 혼자사는 나는 빨래를 할 수도 없어서 런드리고 라는 앱으로 빨래를 맡겼던 것도 기억난다. 돈만내면 알아서 수거해서, 빨아서, 말려서, 개서 갖다주는 서비스였는데 정말 편리하고 좋았다.


 

 6월은 친구들과 부산에 갔다.

 바쁘게 일했으니 스트레스도 풀겸 고등학교 친구 2명과 부산에 갔다. 사실 셋다 일에 파묻혀 사는 라이프스타일이라 멀리 여행을 가는 스케쥴을 맞추기가 매우 어려웠지만 운이 좋게 스케쥴을 맞출 수 있었다. 6월의 부산 분위기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충분했다. 뻥뚫린 광안리 해변, 기장에는 뷰가 좋은 카페들이 즐비했고, 오륙도에서 본 부산바다는 경치가 매우 좋았다. 잠 못 자고 한달을 일한 후 떠난 여행이라 그런지 더 좋았다.


광안리, 기장카페, 오륙도


<2023년 3분기>


- 시드니에 갔다.

친형은 시드니에 산다. 그래서 가족전체가 추석을 껴서 시드니에 갔다. 


우리가 빌린 숙소는 너무 이쁘장한 단독주택이었다. 2층짜리 집을 거의 통채로 빌렸는데 집도 엄청나게 크고 수영장도 딸려있고 야외에 밥을 먹을 수 있는 바베큐장도 있었다. 10일정도 묵었는데 너무 나이스한 숙소였다. 다음에 또 시드니에 갈 일이 있으면 이 숙소에 묵을 것 같다.



방문객의 입장에서 느끼는 시드니는 너무 아름답고, 평화롭고, 깨끗하고, 맑고, 살고싶게 만드는 도시다. 서울에서 매일 지옥철을 타고 출퇴근하고, 복잡스럽게 하루를 보내다 이런 도시에 오니 뇌가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힐링여행으로 2주~한달정도 생활해보고 싶다. 



사진을 어떻게 찍어도 그냥 그림같이 나온다. 야경도, 바다 수영장도 너무 멋있다. 게와 랍스터를 사다가 집에서 요리해먹기도 했다. 마냥 행복하기만 했던 시간이었다. 한가지 꿈이 있다면, 나이가 들고 내가 일하지 안하도 생활이 가능할 정도의 자본소득이 형성된다면 이런 나라들을 돌아다니며 나그네처럼 살아보고 싶다.



시드니의 자연만이 아름다운 것은 아니었다. 도시의 모습도 자연적인 모습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도시는 도시대로, 바다는 바다대로, 산은 산대로 모든 매력을 다 품고 있는게 시드니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2023년 4분기>


3분기에 호주 여행도 다녀오고나니 4분기에는 별로 한 일이 없었다. 딱히 일을 엄청 열심히 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다른 취미활동을 열심히 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별로 기록할 내용이 없는 것 같다.


24년은 또 어떻게 살아가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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