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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질녘 Nov 18. 2024

혼자여행 -1박2일 뚜벅이 포항여행

경상도 여행기#1

혼여행 쿨타임이 다 찼다. 그래서 1박2일 혼자 포항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동대구역-포항역-월포해수욕장-보경사-죽도시장


크게 위 일정으로 다녀왔다.


10.15일 아침


동대구역에서 포항역까지 아침 기차를 타고 간 후 포항에서 월포역까지 무궁화호 기차를 타고갔다.


버스를 타고 갈 생각이었는데 월포까지 십분정도면 금방가는 기차가 있어서 타고갔다.





무궁화호가 많이 낡았다. 감성있게 낡았다


다행히 금방 떠나는 기차였다.


아침이라 그런지 타는 손님이 별로 없었다.





포항역에서 월포해수욕장을 거쳐 보문사까지 가는 5000번 버스. 


이 버스를 타려 했지만 운좋게도 월포까지 직항으로 가는 기차가 있는것을 발견하여 시간을 세이프했다.


버스로 갔으면 30분 거리인데 기차로 10분만에 금방 갔다.

















월포역에 도착하여 내리자 저 멀리 드넓은 바다가 보였다. 여행을 떠나려고 할때는 짐도 싸야하고 루트도 짜야하고 많이 귀찮지만 목적지에 도착하여 드넓은 풍경을 구경할때는 역시 오길 잘했다 라는 생각이 든다. 역시 이번에도 오길 잘했다. 


월포는 바닷가 시골마을이다. 제주도에서 받았던 느낌이랑 비슷하다. 한적한 시골마을. 고층 건물이 없고 전원주택들이 늘어선 마을

바닷가 마을 특유의 느긋함이 있다.








한적함과 평화로움. 뭉개뭉개 흐트러진 구름들이 바닷가 마을을 더 이쁘게 만들어준다. 바닷가까지 가는길에 사람이 한명도 없어서 신기하고 더 좋았다. 요새는 관광지에 가면 어디든 사람들이 득실거리는데 이렇게 작은 바닷가마을에 오니까 오히려 조용히 구경하기도 더 좋고 힐링이 되는것 같았다.




어쩜 가는곳마다 구름들이 이쁘게 즐비하여 눈요기를 해주는지 참 고마웠다.

바닷가 근처에 서핑샵들이 꽤 있었다. 평소 서핑을 즐기기때문에 복장을 챙겨올걸 하고 많이 아쉬웠다. 월포에 서핑샵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다.






바닷가 길을 따라 쭈욱 걸으며 경치를 여유롭게 즐겼다.










이가리 닻 전망대


좀 걷다가 이가리 닻 전망대에 가기 위해 출발했다. 


이가리 닻 전망대는 월포 해수욕장에서 걸어서 30분 정도 걸린다. 2km 정도 떨어져있다.


나는 뚜벅이이기 때문에 왕복 4km를 1시간정도 걸려 다녀왔다. 


이가리 닻 전망대. 단어가 자꾸 헷갈려서 아가리 닻 전망대라고 쓸뻔했다. 


이가리 닻 전망대에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거의 다 차를 타고 왔다.


이가리 닻 전망대에는 거북바위가 유명하다.

자세히 보면 거북이가 보인다.




전망대에서 다시 월포해수욕장으로 돌아가는길. 나의 힘의 원천 도리토스 치즈맛을 구매했다.


저 과자를 사려고 월포에서 편의점과 마트만 4군데를 들린 것 같다.


도도한 나초 과자는 줄기차게 많이 진열되 있었는데 내 입맛엔 그 과자는 좀 느끼해서 불호다.


저 도리토스도 치즈맛 말고 어니언맛만 팔고 저 맛을 잘 안팔아서 한참을 찾았다.












월포 해수욕장 회덮밥





월포해수욕장에서 먹은 회비빔밥. 회밥.

초고추장 뿌려서 비벼먹는다.

개인적으로 육회비빔밥이 더 맛있는것 같다. 회덮밥에 나오는 회는 세꼬시? 까시가 너무 많아서 식감이 별로다.


월포마을 재미나게 구경한 후 5000번 버스를 타고 보경사로 떠났다.


개인적으로 한적하며 평화로운 바닷가 마을의 느낌을 좋아해서 월포가 아주 맘에 들었다. 


바베큐 해먹을 수 있는 민박집도 많아서 다음에 숙박으로 다시 올 것 같다.






보경사 템플스테이


보경사 도착~


월포 해수욕장에서 몇십분이면 금방 온다.


나는 1박2일 템플스테이를 하러 보경사에 왔다.


보경사에는 근처 내연산이 있는데 등산하러 온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내연산은 신라 진성여왕이 견훤의 난을 피해 숨은 산이다. 그 후 내연산이라 부르게 되었다.


보경사는 신라 진평왕때 중국 진나라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지명법사가 창건한 불교 사찰이다.




보경사 해탈문

보경사 도착. 나무들이 이제 가을인지라 단풍이 살짝 들기 시작하면서 산의 운치를 더했다.


고즈넉하고 너무 아름다웠던 보경사와 내연산.

이곳이 템플스테이 숙소.



나는 조금 일찍 도착해서 마룻바닥에서 누워 휴식을 취했다.


보경사 프로그램. 둘째날 아침인 4시 새벽예불은 자유참석이라 나는 6시에 일어나서 바로 아침밥을 먹었다.


마음이 절로 정화되는 풍경인 내연산. 해빛이 좋아서 더 좋았던 날.


이 돌상은 귀신을 막아주는 신방문. 귀신의 신. 템플 스테이 일정중에 사찰에 대해 설명해주시는 코너가 있었다. 역사를 중심으로 설명해 주셨는데 흥미로워서 집에 귀가 후 혼자 조금더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이때 진성여왕이 숨어들어서 내연산이라 불리우고, 누가 사찰을 세웠는지 등의 설명을 들었다.


경주는 주로 평민들이 다니던 절이 많았고 보경사는 왕들이 소원을 빌러 오는 곳이었다고 한다.


적당히 사찰 구경을 하고 저녁 공양하러갔다. 이때 요리하시는 분이 많이 그만두셔서 음식맛이 조금 떨어질거라고 하셨다. 나물 반찬은 괜찮았는데 기대를 많이 해서 그랬는지 살짝 아쉬웠다.


저녁예불과 명상 시간을 가진 후 숙소에 돌아와서 책을 읽었다. "우리는 모두 어른이 될 수 없었다"라는 일본소설인데 킬링타임으로 간단하게 읽기 좋은 책이다. 나는 이날 다 읽고 내 방 숙소 서랍에 두고왔다. 방에 책이 한 권도 없는게 아쉬웠는데 다음 사람이 재밌게 읽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고히 두고왔다.


어느덧 까마득한 밤이되어 이불안에 들어가 가만히 눈을 감자 평소 집에서 들리던 차소리 등 도시적인 잡음이 하나도 없음에 깜짝 놀라며 내 마음까지 비워지는 기분이었다. 이런맛에 사람들이 템플스테이를 오는구나 하고 절집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렸다. 앞으로 자주 다닐것을 기약하며 그 어느때보다 빠르게 잠에 빠져들었다.









이틀날 아침공양. 남기면 안되기 때문에 최대한 조금씩만 담아서 우선 맛을 본다. 그 후 맛있는것을 한번 더 담는다.












아침 공양을 하고 한바퀴 절 안에서 산책을 하다 엄청 큰 소나무를 봤다.

이 큰 나무는 왕들이 소원을 빌었던 나무라고 한다. 나무 밑에 다른 신도들이 부적처럼 소원을 적은 금빛 종이들이 보인다.










내연산 폭포 산행


아침 공양을 하고 스님과 차 한잔을 마신 후 내연산 산행을 시작했다.

내연산 폭포를 보기 위해 길을 떠났다.



내연산 폭포. 아쉽게도 이 폭포는 나만 봤다. 다른 템플스테이 참가자들도 이 폭포를 보고싶어 했는데 출렁 다리를 건너야 있었는데 그 사실을 몰라서 그냥 돌아갔다. 나는 좀 더 정상 근처까지 산행을 하다 돌아오는길에 혼자 이 폭포를 보게되었다.


혼자 조용히 운치있게 감상했다.


산행을 마치고 절로 복귀했다. 점심공양도 주지만 나는 포항의 죽도시장에 가서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해 샤워만 하고 얼른 떠났다.












죽도시장



보경사에서 죽도시장까지 5000번 버스를 타면 한시간이면 도착한다.

원래는 11번횟집에서 성게알비빔밥을 먹으려 했지만 이 집 곰탕이 기가 막힌대서 한번 들렀다. 12시 반에 도착했는데 만석이었다.







고기가 아주 듬뿍 들어있었다. 하지만 살코기보다 연골? 물렁 거리는 부분이 많았는데 나는 그걸 별로 안좋아해서 조금 먹다가 남겼다.


국물과 살코기는 맛이 아주 훌륭하고 피로를 녹이는 맛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냥 먹고싶던 성게비빔밥 먹을걸 하고 후회했다.


이름은 장기식당.













국밥을 먹은 후 아이들이 다 이 동전빵을 들고 다니길래 궁금해서 어디있냐고 물은 후 나도 구매했다.

3500원. 나쁘지 않은 가격이다.


사실 아주 맛있었다. 한개 더 사먹을뻔 했다. 원래 핫케이크 반죽을 좋아하는데 핫케이크맛의 반죽안에 치즈가 아주 듬뿍 들어가 있어서 달달하면서도 아주 훌륭한 맛이었다. 포항에서 먹은것중 가장 맛있었다.






포항운하,송도해수욕장








죽도시장에서 먹방을 찍고 근처 포항운하까지 걸어왔다. 신기한 조형물이 있다.


신기했다. 강물이 조그만데 배가 다닌다.


포항 운하벤치에서 살짝 쉰후 포항 송도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이때 체력이 거의 바닥을 쳤다. 


뚜벅이로서 아침에 3시간 산을 타고 그 후 계속 걸어다녀서 다리가 아파왔다.


바닷가에 바다앞에 털썩 앉아서 30분동안 바다멍을 때렸다. 근처에 휴가나온 군인남친과 여친 한 커플이 있었는데 이뻐 보이며 아직 청춘이구나 싶었다.


열심히 바다구경을 한 후 다시 죽도시장으로 걸어갔다.






죽도시장 수제비골목




수제비골목이 있대서 가봤다. 이 때가 3시쯤이라 점심먹은지 두세시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기력이 너무 바닥을 쳐서 한접시 했다.

내가 간 곳은 우리식당. 칼제비 5000원을 시켰다.




역시 유명한데는 이유가 있다. 국물 한 숟갈 퍼먹고 모든 피로가 싹 날라가는 기분이었다.


강추한다. 수제비의 쫄깃함과 김가루 국물의 얼큰함. 여행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준다.






마지막으로 수제비를 먹은 후 줄을 서서 바로 씨앗호떡을 사먹었다. 1500원. 나쁘지는 않았는데 내 입맛에는 그저 그랬다. 그냥 호떡이 먹고 싶을 때 사먹는 맛. 개인적으로 부산 영화국제거리?에서 먹은 씨앗호떡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8년전 20살때 먹었는데 아직도 기억난다.


1박2일 혼자 떠나는 포항여행. 템플스테이도 다녀오고 108배도 하고 공양식사도 하고 월포해수욕장, 죽도시장도 보고 아주 알차게 보냈다.


내 다리는 대신 지금 아주 뻐근하다. 


혼자 떠나는 여행의 맛이란 동행자가 있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누군가와 같이 떠나도 즐겁지만 혼자만의 즐거움이 또 있다.


이번 여행을 계기로 혼자 떠나는 여행의 즐거움을 깊이 느꼈고 자주 다녀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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