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지날 (가짜 오리지날)
[가리지날] 보헤미안 랩소디 영화 이건 몰랐지? 1부
여러분의 답장으로 먹고 사는 조홍석입니다.
드디어 보헤미안 랩소디 영화를
어찌어찌 시간내어 봤습니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개봉한지 3주가 넘어가는데 오히려 관객이 늘어나 300만명 돌파에 이어 11월 19일에는 다시 1위에 오르는 놀라운 성과를 올리고 있습니다.
일부 기사에선 이 같은 역주행 흥행을 '개싸라기 흥행'이라는 영화계 은어를 써가며 설명하는데... 거 그러시면 안됩니다.
그나저나, 여러 평론가의 악평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이야기에 감동해 <보헤미안 랩소디>를
N차 관람하는 게 유행처럼 번져가고 있어요.
그런데 제가 이 영화를 보니...
와우~ 가리지날 종합 선물세트이지 뭡니까? ^^
그래서 알고 보면 더 재미있을 관람 팁 20가지중 우선 11개를 알려드립니다.
내용중 스포일러가 들어 있으니 주의하세요.
가장 강력한 스포일러부터 설명드리면... 주인공이 결국 마지막에 죽어요!! ^^
1. 기타로 울려퍼지는 20세기 폭스사 팡파레
이 영화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20세기 폭스>사 로고와 함께 익숙한 팡파레 음악이 나오는데... 기존 팡파레가 아닌 강렬하면서도 세심하고 날타로운 기타로 연주됩니다.
그건 바로... 퀸의 기타리스트이자 천체물리학박사, 존 무어스 대학 총장을 역임하신 브라이언 메이 옹께서 친히 기타를 잡으시고 연주한 것이라고 합니다.
아아... 5월 할배~ 사랑합니데이~ T.T
퀸 팬이라면 첫 장면부터 감동을 느끼게 하지요. ^^
2. 머큐리는 파르시 출신, 파키스탄인이 아니에요.
영화 보고 나오는데 뒤에서 깜짝 놀랄 발언이 들려왔습니다.
한 관람객이 같이 본 동료에게 "프레디가 파키스탄 사람인 거 처음 알았어."라나... OTL
분명 영화에서 '파르시'의 유래에 대해 프레디의 아버지가 설명하는 부분이 있는데 졸았나...
영화에서 파키스탄 사람을 낮춰 부르는 '파키'와 혼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더라구요,
파르시는 인도에 살고 있는 '페르시아 사람'이란 의미입니다. 651년 사산조 페르시아가
이슬람제국에 패배해 멸망 당하자 조로아스터교를 믿는 페르시아 사람들이 종교를 지키기 위해
인도로 피난 와 현재까지 1500여년간 자기네끼리 결혼을 하면서 조로아스터교를 믿고 있지요.
조로아스터교는 중국 전래시 불을 숭상한다고 하여 '배화교'라고 불린 종교인데 이 종교를
창시한 조로아스터의 또다른 발음이 바로... 짜라투스트라입니다. 익숙하죠?
이들 파르시는 경제 수완도 발달해 인도 최대의 기업, 타타그룹을 운영하는 등 상류층을 형성하여 '인도의 유대인'이라 불리고 있습니다.
즉, 프레디 머큐리는 페르시아(이란) 혈통을 가지고 인도에서 살고있는 파르시 민족 출신이며,
인도가 영국 식민지이던 시절, 영국 공무원이 된 아버지가 또다른 영국 식민지인 아프리카 잔지바르 (지금의 탄자니아 일주)에서 근무하던 당시 태어나, 아버지의 고향인 인도에서
고교까지 마치고 18세에 가족과 함께 영국으로 이주해 대학교 졸업 무렵 영국 시민권을 획득했습니다.
원래 '파로크 불사라'가 본명이지만 인도에서 학교 다닐 때 프레디라고 영어식 이름을 만들어 불리었고, 퀸 데뷔 직전 성도 '머큐리'라고 개명합니다.
그리스신화 올림포스 12신중 막내신인 '머큐리'는 음악의 신이기도 하니 그가 얼마나 음악에 대해 열정을 갖고 있었는지 알 수 있지요.
영화 내에서 잔지바르에서 쫓기듯 도망쳤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1964년 영국에서 독립한 직후 폭동이 일어나 영국식민지 시절 이주애 온 수많은 아랍인과 인도인들이 학살당하는 소위 '잔지바르 혁명'이 일어나 가족이 겨우 영국으로 도망쳐 온 아픈 기억이 있는지라
프레디는 이후 고향 땅을 결코 가지 않았습니다.
3. "좋은 생각, 좋은 말, 좋은 행동"
영화 초반부에 프레디의 아버지는 방황하는 청년 프레디에게 "좋은 생각, 좋은 말, 좋은 행동"을
하라고 충고하지만 프레디가 귀담아 듣지 않죠. 하지만 15년 뒤 에이즈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된 후
'라이브 에이드' 공연에 참가하기 전 집에 들른 프레디는 "아버지께 들은 좋은 생각, 좋은 말, 좋은 행동을 하고 살아왔다"며 화해의 포옹을 합니다.
이 프레디 아버지가 말씀하신 "좋은 생각, 좋은 말, 좋은 행동"은 집안 가훈이 아니라...
조로아스터교의 3가지 덕행 교리입니다.
(<알아두면 쓸 데 있는 유쾌한 상식사전 2 - 과학경제 편>132페이지에 그 내용이 나와요... ^^)
4. 프레디 머큐리의 밴드 참여 뒷 이야기
영화에서는 상영 시간 문제와 감동을 유발하기 위해 일부 사실을 왜곡하고 있는데, 원래 프레디는 <Smile(스마일)> 밴드의 매니저 역할을 했습니다.
<스마일>의 보컬이자 베이스기타 연주자이던 '팀 스타펠'이 대학교 동기였는지라 자주 스마일 멤버들 집에 놀러 가 같이 잠을 자기도 했다는 군요. (잠만 잤음)
심지어 로저 테일러와는 같이 옷가게 동업까지 하던 사이입니다.
즉, 영화처럼 보컬이 탈퇴해 망연자실한 브라이언과 로저 앞에 불쑥 나타난 게 아니에요.
그러나 프레디가 피아노는 치지만 기타 연주를 못했기에 결국 베이스 기타 연주를 할 멤버가 추가로 필요해 베이스 기타 연주자를 섭외했다가 2명을 쫓아낸 후 결국 존 디콘이
참여하면서 스마일 시절 3인조 밴드에서 4인조로 확대됩니다.
만약 프레디가 기타를 연주할 줄 알았다면 퀸은 3인조였을 거에요.
하지만 막내 존 디콘이 결국 70년대 후반부터 작곡에서 두각을 나타내 후반기 퀸의 인기곡 다수를 만들어 내면서 퀸의 인기를 지속시켜주는 복덩어리가 되지요. ^^
5. 메리 오스틴의 첫 데이트 상대는 프레디가 아니었다.
프레디의 평생의 연인, 메리 오스틴은 로저와 머큐리가 운영하던 옷가게 근처의 옷가게에서 일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메리가 프레디보다 먼저 사귄 사람은 브라이언이었습니다... O.O
하지만 그 둘이 몇번 만나다 헤어지게 되자, 그때 눈여겨 보던 프레디가 메리 오스틴에게 접근해 6개월여간이나 졸졸 따라다녀 결국 연인 사이가 되었다지요?
알고보면 '줏어먹기의 대가' 프레디 형님이셨습니다. ^^;
6. 팀 스타펠은 그후 어떻게 되었나?
브라이언, 로저와 함께 3인조 <Smile>을 결성했던 '팀 스타펠'은 음반 발매도 안되고 인기를 끌지 못하자 낙담하여 영화에 나오는대로 <Humpy Bong(험피 봉)>이란 그룹으로 옮겨가지요.
그 밴드는 3개월만에 싱글 앨범을 내고 BBC 방송에 출연해 퀸 보다 먼저 출세를 하긴 합니다.
하지만 그후 밴드 활동이 흐지부지해지자 다시 다른 그룹으로 옮기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되지 않자 70년대말 영원히 음악계를 떠납니다.
그래서... 당초 대학 전공을 살려 디자이너가 됩니다.
어흑... 왠지 굉장히 불쌍하게 여겨지시죠?
벗뜨~ 그러나~ 그 역시 80년대 왕 대박을 쳐 부자가 됩니다.
그가 만든 어떤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이 초대박을 쳤기 때문이지요...
그게 무슨 애니메이션이냐구요?
그거슨 바로~ <토마스와 친구들> 되시겠습니다!!!
21세기가 시작된 지 어언 18년째가 되는 오늘날에도 인기를 끄는 그 만화영화 속 기차와 배경을 디자인한 사람이
바로 팀 스타펠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습니다~
또한 BBC 드라마 시리즈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디자인도 담당했다는군요. 이런 능력쟁이 같으니라고... O.O
어쨌거나 팀 스타펠은 스마일을 나간 뒤에도 퀸 멤버들과 종종 연락했고 스마일 시절 브라이언과 공동 작곡한 <Doing Alright>을 프레디가 다시 부른 버전으로 퀸 1집에 수록하는 것도 승낙했다고 합니다.
이번 영화에서도 스마일 밴드 공연 장면을 위해 다시 브라이언과 노래를 불렀다고 하니대단들 하시네요~
7. 프레디의 데뷔 공연
프레디가 퀸 보컬이 되어 가진 첫 클럽공연에서 데뷔곡 <Keep Youself Alive>를 부르며 관객들의 환호를 이끌어 냅니다. 이때 그가 입고 나온 파란색 옷을 자세히 보면...
그 장면 앞에 프레디가 클럽 공연 구경가기 전 대화하던 장면에서 엄마가 입고 있던 옷이에요.
이 장면과 메리 오스틴의 옷가게에서 여성용 옷을 입어보는 장면에서 이미 그 당시부터 프레디가 성적 정체성 혼란을 느끼고 있었단 걸 은유적으로 암시하는 거지요.
8. 데뷔 앨범 제작 뒷 이야기
프레디 합류후 대학가와 클럽에서 인기를 끌던 퀸 멤버들은 제작사를 구하지 못해 자기네 돈으로 첫 앨범을 제작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당시 유일한 자산이던 밴을 판 돈과 공연 수익금을 모아 스튜디오가 쉬는 야간에 몰래 작업을 하게 되지요,
영화 속에서 프레디가 "자동차를 팔자"고 할 때 로저가 가장 어이없단 표정으로 쳐다 보는데...
실제로 그 차가 당시 멤버중 그나마 경제적 여유가 있던 로저의 차였다네요. ^^;
그리고 초기엔 돈이 없어 종종 로저 부모님의 지원을 받았다고 합니다.
퀸 초창기 인기를 견인한 것도 꽃미남 로저였으니 신세를 톡톡히 진 셈입니다. ^^
9. 첫 BBC 녹화
영화에서 퀸의 첫 BBC 방송 녹화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실제 연주가 아닌 립싱크 연주를 강요받은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처음 공중파 방송에서 연주한 노래는 3집 노래 <Killer Queen>이 아니라 2집 노래 <Seven Seas Of Rhye>이에요.
이 방송 덕분에 퀸 역사상 최초로 10위에 오르며 영국 전역에 이름을 알리게 되고 같은 해 말에 나온 3집에서 드디어 <Killer Queen>이 대성공을 거두며 다시금BBC방송에 출연하게 됩니다.
10. 구원자 존 리드는 게이
퀸은 초기에 잘못된 계약을 해 3집에 이르기까지 거의 돈을 벌지 못하고 매니저와 소속사에게 착취를 당합니다. 그런 그들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게 엘튼 존의 매니저였던 존 리드와 변호사 짐 비치였지요. 이들의 도움을 받아 새로이 EMI 레코드사와 손을 잡고 4번쨰 앨범을 내면서
비로소 여유있는 스튜디오 작업을 하게 됩니다.
영화에서 존 리드가 퀸에게 밴드의 차별성을 묻자, 프레디가 "이웃사이더(misfits)를 위해 노래하는 아웃사이더"라고 답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실제 첫 대면시 존 리드가 조용히 프레디에게 자기가 게이라며 유혹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당시엔 프레디가 아직 자신의 성 정체성에 눈 뜨기
전인지라... 애인이 되지 않았다네요. ^^;
11. <보헤미안 랩소디> 싱글 발매 뒷 이야기
퀸이 새로 계약한 EMI 레코드사는 비틀스, 핑크 플로이드 등 당대 거물 아티스트를 거느린 초대형 레코드사였지요. 이들의 아낌없는 투자를 받아 온갖 실험을 다한 퀸은 최고의 명작 <Bohemian Rhapsody>를 첫 싱글로 내려고 합니다.
하지만 당시 라디오 방송에선 3분 노래가 대세였기에 다른 곡 2곡 틀 분량의 대곡을 싱글로 내기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황... 그래서 EMI는 당초 <I'm In Love With My Car>를 첫 싱글로 내자고 합니다. 강렬한 락음악인데다가 딱 3분 4초 분량이니 적당하다고 본 모양입니다.
이 노래는 프레디가 아니라 작사,작곡한 로저 테일러가 직접 불렀기에 본인은 내심 기대할 만 했겠지요.
영화에서 변호사 짐 비치 (마이애미)가 벽에 걸린 핑크 플로이드 앨범을 보면서 제작자에게
"당신이 <Dark Side of the Moon>을 제작했느냐?"고 묻는 장면이 나오는데, 왜 이 장면이 나오냐면
1973년 핑크 플로이드는 9번째인 그 앨범으로 비로소 뜨게 되는데 첫 싱글이 6분 4초에 이르는 <Money> 였거든요. ^^
보헤미안 랩소디 보다 그 노래가 조금 더 길지만 대성공을 거둔 게 불과 2년전이었던 거죠. 하지만 그 앨범이 성공하자 핑크 플로이드 멤버들은 EMI 대신 콜롬비아 레코드사로 이적해 버립니다.
실제로 다크 사이드 앨범은 무려 1988년까지 15년 741주 동안이나 TOP 100위내 들 정도로 대박을 친 작품인데 제작진의 고집으로 그런 대형 아티스트를 막 놓친 상황에서
또 퀸이란 새로운 대형 그룹도 놓칠 거냐는 질문을 한 것이죠.
영화에서처럼 실제로 프레디는 음반사가 싱글 발매를 반대하자 한DJ에게 슬쩍 흘려 기습 방송되게 합니다.
이에 EMI가 이를 갈면서 싱글 A면에 <Bohemian Rhapsody>를, B면에 당초 밀었던
<I'm In Love With My Car>를 넣어 발매했는데...
무려 9주간 영국차트 1위는 물론 미국 빌보드차트
9위에 오르며 대 성공을 거둡니다.
이에 로저 테일러도 덩달아 큰 돈을 거머 쥐게 되지요.
퀸 멤버들은 이때만 해도 본인 곡에 의한
수익은 고스란히 본인이 갖는 구조여서 브라이언은 두고두고 로저가 돈 번 것에 배아파했다지요. ^^;
그런데 <보헤미안 랩소디>는 어떤 의미일까요?
보헤미아는 체코 지역에 있던 옛 왕국 이름이긴 한데
여기서 많은 집시, 유랑민 들이 서유럽으로
들어오면서 이후 보헤미안이라고 하면 '자유로운 영혼, 방랑자' 등의 의미로 쓰이고 있지요.
그런데... 랩소디를 광시곡이라고 번역을 하는데...
이게 일본을 통해 들어와서 용어가 괴상합니다.
광시(狂詩)란 글자 그대로 '미치광이의 시'란 의미가 아니라... 우리나라 시조나 일본 하이쿠처럼
격식에 맞추지 않고 마음 내키는대로 쓴 '자유롭게 쓴 시'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보헤미안 랩소디는 '방랑자의 자유로운 노래'라 번역해야 합니다.
이 노래 가사는 난해하기로도 유명한데, 그간 널리 알려진 아버지를 살해한 불행한 아들에 대한 노래라는 해석 대신 이 영화에선 양성애자인 자신을 발견한 프레디가 기존의 자신을 파괴하고 새로운 삶을 살겠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지요.
이처럼 보헤미인 랩소디 싱글이 대성공을 거두자 이후 멤버간에 싱글 발표곡에 대해 서로 각을 세우게 되어
두번째 싱글은 막내 존 디콘이 만든 <You're My Best Friend>로 발매됩니다.
히지만 일정상 다음번 앨범 제작에 곧바로 들어가게 되면서 퀸의 대표 발라드 곡인 <Love of My Life>는 싱글 발표가 되지 않아 이후 베스트 모음집에도 실리지 않았답니다.
하지만 그후 라이브 공연에선 대표적인 떼창 곡이 되어 널리 사랑을 받게 되지요.
쓰다보니 너무 길어지네요.
나머지 이야기는 다음 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