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많이 힘드실 텐데 포기하기 않고 끝까지 민수와 학급 아이들을 모두 손잡고 데리고 가시려는 선생님의 모습이 그대로 느껴져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어제 오후 민수(가명) 어머니의 말씀대로 아이들이 하교하고 난 뒤 교육청 Wee 센터 상담 선생님께 전화가 왔다. 전 담임의 추천을 받아서 민수의 상담이 어제부터 시작되었는데 민수의 학교생활이 어떤지 알아야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전화를 드렸다며 어머니의 말씀으로는 전 담임 선생님께 아이가 어떤 문제가 있는지 그리고 도움 주시기를 바라는 부탁 전화를 자주 받았었는데 이번 담임 선생님께는 아무런 전화가 없으셨다고 했단다.
1:1 상담이다 보니까 아이의 문제점을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고 교실과 상담실에서의 아이 모습이 분명 다르기 때문에 민수를 위해서 담임 선생님의 도움을 받고 싶단다. 그래서 긴급 투입이 된 첫날부터 문제가 되는 아이들에 대해 기록한 내용들 가운데 미리 편집해 둔 민수의 학교생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가장 문제가 되는 내용들만 간추린 내용이다.
1. 친구가 자신에게 사과를 하지 않는다며 자주 말함
- 해당 되는 아이들을 불러서 이야기를 나누면 자신이 원인을 만들어놓고 친구 탓만 함
2. 화장실에 벌레 등 문제가 생기면 앞장서서 해결한다고 변기 위 기물이 망가지거나 친구들의 옷을 젖게 함
3. 쉬는 시간 나가지 않기로 되어 있는 1층 바깥 놀이터에 나가서 놀다가 늦게 들어옴
- 비오는 날 옷이 젖어서 들어오는 날도 있음
- 친구가 놀자고 해서 놀았다고 함 - 친구 핑계
4. 쉬는 시간 학급의 특정 아이를 곧잘 때림
- 친구가 때리라고 해서 때렸다고 함
- 해당 아이들은 민수가 그 친구를 잘 때리고 친구에게도 때리라고 시켰다 함
5. 수업중 극 산만
- 자주 돌아다니거나 다른 친구 간섭함
- 다리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지우개, 자 등으로 장난침
- 손에 늘 무엇인가를 들고 장난을 침
- 책상 위에 물건들이 쌓여있음
6. 친구들이 하지 말라고 만류하는데도 안하무인
- 작품판에 손을 대서 떨어뜨리고도 계속 건드림
7. 특히 특별수업시간에 집중하지 못하고 일어나 있거나 돌아다니고 마스크 줄 등 장난감으로 장난
- 장난감 줄이 망가졌다며 엄마한테 혼난다고 수업시간 고쳐달라고 가지고 나옴
8. 교사 말에 집중하지 않음
- 활동하기 전 설명을 듣지 않고 “어떻게 해요? 뭐해요? 어디까지 해요” 물어봄
- 5교시가 들은 날 날씨에 따라 점심시간에 무엇을 해야 할지 점심 직전에 설명했음에도 4교시 들은 줄 알았다며 가방 메고 가는 모습을 친구가 보고 만류했는데 신발주머니로 여러 번 때리고 실내화(고학년 언니가 안 된다고 했다 함)를 신고 갔다 함 – 엄마가 데리고 오심
9. 자신이 잘못한 일들에 대해 친구들 핑계를 많이 댐
- 해당 친구들을 불러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 자신이 잘못했다고 그제서야 인정함
위 문제들 가운데 일부는 많이 개선이 된 상태이고 전체적으로 볼 때 시간이 좀더 필요하나 이 시점에서 어머니의 도움이 개입된다면 우리 민수가 훨씬 더 빨리 좋아질 것 같은 판단에 어제 처음으로 어머니께 전화를 드려서 한 가지만 부탁드렸다고 했다.
민수가 많이 노력하고 있고 좋아진 상태이니 칭찬해 주시고 꼭 껴안아 주시면서
"민수야, 선생님께 전화가 왔는데 우리 민수 잘 하고 있고 멋진 민수가 될 거라고 하셨어. 엄마도 우리 민수가 잘 할 거라고 믿어. 힘들겠지만 우리 조금만 더 힘내자!"하고 말해달라고 했다고 하자
"사실 저도 동료 선생님을 통해서 그 반이 어떤 상황이었는지 잘 알고 있었어요. 지금이라도 힘이 있는 선생님이 오셔서 우리 아이들에게 너무나 다행이예요.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신 민수의 문제점이 빨리 개선되어서 즐겁고 행복한 학교생활이 될 수 있도록 저도 돕겠습니다."
진심은 통한다고 선생님의 뜻을 알고 조금씩 그리고 하나씩 달라지는 민수와 우리 아이들을 보면서 눈에 보이는 고지인데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일이다. 힘에 부치다 못해 포기하고 싶고 지쳐버린 심신으로 쉽게 일어날 수 없을 것 같다가도 오뚜기처럼 일어날 수 있는 이유는 시작만 하면 어렵지 않다는 것을 우리 아이들이 느끼기만 한다면 달라지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