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대화, 따듯한 성공, 제대로 보기

David Brooks의 신간 How to Know a Person

David Brooks의 글은 잘 읽힌다. 지혜, 사람 제대로 보기 등 나의 관심 주제를 직접적으로 다루는 미국 작가이자 칼럼니스트다. 문학은 대개 그런 주제를 간접적으로 다루고 그 방식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두 방식 다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그의 2023년 신간 How to Know a Person을 도서관에서 빌려 2/3 정도 골라 읽었다.

1. 좋은 대화

"A good conversation is an act of joint exploration. It starts in one place and ends up in another." 나는 좋은 대화를 많이 좋아한다. (좋은 대화를 안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그렇지만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요즘 깨닫고 있다!) 대화라는 것은 둘 이상이 만들어나가는 것이라 대화자에 따라 대화의 속도, 온도, 역동성 그리고 색깔이 제각각이다. 물론 대화 당시 나의 상태에 따라서도 다르다. 그래서일까? 대화 후 오고 간 대화를 떠올리면 상대방이 담겨 있음을 본다. 그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어제 유난히 즐거운 대화들이 풍성하게 오고 갔다. 내가 좋아하는 교수님과 점심을, 하나 있는 동생과 저녁을 먹으며 나눈 대화는 편안하고 따습고 재미있었다. 목적 없이 공 놀이 하듯 말을 주고받아 즐거웠던 것일까? 목적이 있었다면 교수님이 잘 지내시는지, 어떻게 지내시는지 알고 싶었다는 것 정도였다. 동생과는 식탁에서 의식의 흐름에 따라 이것저것 가감 없이 이야기하다가 3시간 20분이 종이 한 장 넘어가듯 갔다.

2. 성공

"The achievements which society rewards are won at the cost of a diminution of personality." 저자가 인용한 Carl Jung의 이 말이 마음을 맴돈다.

사회가 보상하는 성취를 성공이라 한다면, 모든 성공이 과연 추구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의문이 든다. 사회적 성공과 온전한 인격체 형성이 배타적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많은 성공에는 대가가 요구되고 그중 하나가 주류로의 편입에서 오는 부산물이다. (물론 비주류로서 또는 비주류라서 성공할 수도 있는데 그렇게 성공하면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주류로 편입되기가 쉬워 보인다. 영화 <스타 이즈 본>의 여자 가수 주인공이 떠오른다.)

사회가 건강하다면 주류로의 편입의 부산물도 대개 긍정적이겠지만, 사회가 그렇지 못하면, 예컨대 자본주의의 문제점에 무참하게 대처하지 안 하는 또는 못하는 사회라면, 그 부산물도 대체로 부정적일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건강한가? 한국이라는 사회만 보아도 그 안에 각종 학교 사회, 직장 사회, 동네 사회가 있다. 그 사회들 중 건강한 사회도 다행히 분명 있다. 그러나 높은 청년 및 노인 자살률만 보아도 전체적으로 건강한 사회라고 자신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무결한 사람이 있을 수 없으니 무결한 성공도 없을 것 같지만 우리 사회가 건강해지면 보다 가치 있고 떳떳한 성공도 많아지지 않을까? 포용적이고 따듯한 성공을 더 많이, 더 자주 보고 싶다. 

3. 발췌

끝으로 책을 소개할 겸 기억하고 싶은 부분을 아래에 나눈다.

There is one skill that lies at the heart of any healthy person, family, school, community organization, or society: the ability to see someone else deeply and make them feel seen—to accurately know another person, to let them feel valued, heard, and understood. ... The purpose of this book is to help us become more skilled at the art of seeing others and making them feel seen, heard, and understood. 

Seeing someone well is a powerfully creative act. No one can fully appreciate their own beauty and strengths unless those things are mirrored back to them in the mind of another. There is something in being seen that brings forth growth. If you beam the light of your attention on me, I blossom. If you see great potential in me, I will probably come to see great potential in myself. If you can understand my frailties and sympathize with me when life treats me harshly, then I am more likely to have the strength to weather the storms of life.

I've come to believe that wise people don't tell us what to do; they start by witnessing our story. They take the anecdotes, rationalizations, and episodes we tell, and see us in a noble struggle. ... Wise people don't tell you what to do; they help you process your own thoughts and emotions. They enter with you into your process of meaning-making and then help you expand it, push it along. ... They prod and lure you along until your own obvious solution emerges into view. .... The wise person sees your gift and potential, even the ones you do not s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