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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serian Feb 16. 2020

개발자 전환 도전기 - 런린이와 초보 개발자의 공통점

지난 20대는 전 세계 아동들과 후원자들을 연결하고 싶은 마음에 국제개발 NGO에서 뜨겁게 일했습니다.

앞으로도 선한 변화를 만드는 많은 미션에 기여하는 체인지 메이커+개발자가 되고 싶어 웹 개발자로 커리어 전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시작 보기 :  엔지니어로 날개 펴기 




  시간이 참 빠르다. 2020년 주간 다이어리도 7장 가까이 써 내려갔고, 코딩 부트캠프 16주간의 마지막 프로젝트도 2주 남짓 남은 시점이다. 부트캠프 회고도 끝에 가까워진다. 속 시원하면서 뭔가 아쉽다. 회고 시작.  


1달 안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만들기


 지난 2주 프로젝트에서는 리액트를 이용해 웹 앱(일반적으로 우리가 크롬이나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켜고 들어가는 웹사이트들)을 만들었다. 그리고 코딩 부트캠프에서의 마지막 프로젝트는 휴대폰에서 작동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게 되었다.


 마지막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1달의 기간이 주어졌고 무엇을 만들든 자유여서 뭔가 안 배워봤던 것에 도전해보고 싶은 욕심이 앞서긴 했지만, 무엇보다 나와 팀원들이 구현하려고 했던 서비스는 일상에 밀접한 커뮤니티 서비스였기 때문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적합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지금 내가 만들고 있는 서비스는 "길고양이들을 돌보는 사람들의 커뮤니티 서비스"이다.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 가고 있는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project dev log에서 매 스프린트(프로젝트를 나누는 단위) 별로 정리하고 있다.


 12주 가까이 웹 개발 풀 스택 주니어가 되는 준비를 했는데, 단 4주간 모바일 앱 개발을 해낼 수 있을까?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시점에 나 조차도 의문이었는데 랩탑에 가상의 핸드폰인 시뮬레이터 환경을 구축하고 그 안에서 뭔가를 입력, 클릭하면 이리저리 화면이 옮겨지고 동적으로 반응하는 서비스를 보고 있자니 '아 내가 정말 뭔가 만들어 내고 있구나' 싶어 매우 신기한 감정이 들었다.


 물론 프로젝트 시작 후 근 2주 간은 새빨간 에러 창만 줄곧 마주했지만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것을 구글링 하고, 인터넷에 무료로 제공되는 프로그래밍 코스들을 찾아 듣고, 부트캠프 엔지니어분들께 구체적인 질문들로 개발 방향성을 얻고, 또 팀원들끼리 서로 알고 있는 것을 공유해 가면서 서비스를 쌓아 올리고 있다.

퇴사 후 다른 어떤 때보다도 매우 생산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다 생각한다.  



개발을 마라톤이라 생각하자


  사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성취감을 느끼는 순간들이 있었지만, 지난 3주간 대부분 나날은 집에 콕 박혀서 밤낮이 바뀌어 코딩을 하고 팀원들과 개발 진척을  논의하는 것이 전부였다. 매일 집에서 컴퓨터만 바라보고 있다 보니 면역력도 급격히 떨어져서 2주 가까이 지독한 감기에 걸렸었다. 때마침 전국이 코로나19 때문에 민감했던 터라 감기를 달고 바깥에 나갈 생각은 할 수가 없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개발만 매일 하다 보니 요일이 바뀌는 것이나 달이 지나는 것도 별로 감흥이 없었다. 

스프린트마다 목표 수준이 있었고, 왕초보 개발자인 나는 목표 달성을 위해 밤낮이고 의자에 엉덩이 박고 시간을 보내는 수밖에 없었다.

이쯤 되니 '아, 개발이 원래 이런 건가. 아니면 프로젝트가 이런 건가' 알쏭달쏭하기 시작해지며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개발자가 된다며 매일을 이렇게 보낼 수 있을까 싶어 두려움이 찾아왔다.


 주말이 되어 생각을 정리해봤다.

나는 남들이 대학 다니면서 최소 2~4년 배우는 내용들을 26주(프리코스 + 이머시브 코스)만에 빠르게 배우고 있는 중이고, 그 마지막 단계에 있는 것이니 최근 나의 상황이 빡세지 않다고 느끼는 것이 더 비정상일 것이다.

개발자로서 앞으로 내가 배워서 체화해야 하는 것들도 차고 넘친다. 내가 알고 있는 키워드만 해도 너무 많고, 아직 내가 모르는 분야도 있을 테니 말이다. 

 

 긴 호흡으로 가야 한다. 부트 캠프를 진행하면서 매번 다짐하지만 또 까먹었던 것 같다.

나는 아직 10k 이상 제대로 된 마라톤 대회에 참여해보진 않은 런린이다. 그래도 마라톤을 준비하려면 반년 가까이 꾸준히 준비를 해야 하고, 마라톤 대회가 끝난 후에도 회복 러닝을 해야 하며 러너들은 또 다음 시즌 마라톤을 위해서 이내 훈련팀을 구성한다는 것을 안다.

아직 다 경험해보진 않았지만 개발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매번 맡게 되는 프로젝트를 위해 학습하고 적용하고 빡세게 달려야 할 것이고 그 후에도 내가 적용한 기술들을 복기하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해서 무언가를 또 학습하며 준비해 가는 것이겠지.


 나는 런린이고 왕초보 개발자다. 현실 자각 한 번 하고 남은 2주를 달려야지. 그렇게 힘내 보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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