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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serian Apr 02. 2020

개발자 전환 도전기 - 주니어 개발자가 되다!

Finally!!!

지난 20대는 전 세계 아동들과 후원자들을 연결하고 싶은 마음에 국제개발 NGO에서 뜨겁게 일했습니다.

현재는 선한 변화를 만드는 많은 미션에 기여하기 위해 체인지 메이커+개발자로 성장하는 중입니다.


이야기의 시작 보기 :  엔지니어로 날개 펴기 




코딩 부트캠프 마지막 회고를 작성하고 딱 한 달이 지났다.

그간 나는 어떻게 지내왔나. 이번에도 제목이 스포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프런트엔드 주니어 개발자로 취직에 성공했다. 앞뒤를 싹 자르고 이야기하니 "Happily Ever  After" 급 이야기 같아 보인다. 과연 그랬을까?



지난 한 달의 기록


 부트캠프는 끝났지만 백수 생활은 가만히 둔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열심히 달려온 그 페이스를 잊지 않기 위해 트렐로에 하루 일정을 계획하고 실천해 나갔다. 어차피 언제 끝날지 모르는 '구직 활동'이므로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긴 예측은 [주 단위(week)]였다.

한 주를 시작하며 지원해보고 싶은 회사 리스트를 정리하고, 구직 일정에 맞춰서 이력서/자기소개서 작성하고, 메일로 제출하고, 오랜만에 알고리즘도 풀고 미리 공부해두면 좋을 것 같은 내용들도 공부했다.

2020년 3월 구직 일정 관리표


[구직 1주 차]

부트캠프를 졸업하면서 이런 느낌을 받았다.

'자, 여러분은 준비가 되었습니다. 이제 구직 활동에 발을 담가 보세요! '

사실 부트캠프에서는 구직의 첫 발걸음을 떼주기 위해 내 이력서도 꼼꼼히 리뷰해주고, 목업(mock up) 인터뷰도 1:1로 날카롭게 진행해줬다. 그런데 막상 무언가를 하려고 생각하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그냥 지금 할 수 있는 걸 하자.' 진행했던 프로젝트 readme 정리와 직전 4주간 개발했던 모바일 어플을 구글에 배포하는 작업을 했다. 프로젝트 중에는 시간이 없어서 못 배웠던 것들도 배우고, 공식문서를 읽어보고 틈틈이 블로깅 했다.


[구직 2주 차]

같이 공부했던 친구들 소식이 종종 들려왔다. 어딘가에 지원했는데 연락이 없다, 포트폴리오 사이트를 만들었다, 혹은 서류에 합격해서 과제를 하고 있다 등등...


나도 정신을 차리고 심사숙고하며 입사하고 싶은 회사 리스트를 정리했다. 이력서를 보충하고 자기소개서를 쓰기 시작했다. 내가 지원하고 싶었던 회사들은 자기소개서나 프로젝트 설명서 등 세부 자료를 많이 요구해 서류 작성에 굉장히 시간을 많이 쏟았는데 그에 반해 내 메일함은 별 소식이 없었다. 매일 아침 받은 메일이 0건인 것을 확인할 때마다 아빠 숟가락으로 한 움큼씩 답답함을 집어 먹는 느낌이었다. 아, 답답해.

다행히 지인 등 인맥을 통해 채용이 진행되고 있는 회사 CTO분들과 커피 타임을 가질 수 있었다. 이 기회라도 없었다면 멘탈 관리가 정말 쉽지 않았을 것이다.


[구직 3주 차]

나는 꽤 높은 기준을 가지고 가고 싶은 회사 리스트를 작성했던 터라 다른 부트캠프 동기들에 비해 이력서 제출 자체를 많이 하지 않았다. 그렇게 고민해서 넣은 회사들에서 별 연락이 오지 않다 보니 어느 순간 '면접까지는 가봐야 정말 가고 싶은 회사 면접을 잘 치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회사를 더 검색해 적극적으로 이력서를 제출했다. 포트폴리오 사이트도 뚝딱하고 만들었다.


주 중반에 들어서니 몇 군데 회사에서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정말 신기하게도 한 회사에서 연락이 오니 봇물 터지듯 다른 회사들도 연락이 와 면접과 과제 일정이 내리 정해졌다. 일전에 티타임을 가졌던 회사들에서는 서류와 1차 면접을 건너뛰고 2차 면접을 진행하였고 모두 입사 제안까지 받게 되었다. 정말 한순간이었다.


[구직 4주 차]

주 초반부터 잇달아 면접을 보았다. 코로나 때문에 화상 회의로 진행한 곳이 대부분이었다. 한 군데 입사 제안을 받은 상태라 면접도 덜 초조할 거라 생각했지만 역시나 비루한 내 예상을 깨는 시간이었다.


채용 공고 내용이 까다롭지 않다고 생각했던 한 회사의 면접에서 1시간 내내 '비전공자, 경력, 나이, 결혼 유무'를 가지고 온갖 질문을 받았다. '너무 급하게 배워서 컴퓨터 사이언스 지식이 적지 않냐, 그간 경력과 다르게 충동적으로 개발자가 되려는 것은 아니냐, 나이가 적지 않은데 선임과 충돌이 생겼을 때 쉽지 않을 것 같다, 결혼했는데 야근은 가능하냐, 영어 성적이 없는데 정말 영어 잘하냐...' 머리가 깨질 것 같은 질문들이었다.

물론 전공, 자격증, 나이, 결혼 등을 가지고 따지는 곳은 애초에 거르는 게 맞다.

그런데도 내가 이 면접에서 아쉬웠던 점 하나는 '나를 제대로 증명해내지 못했던 것'이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선입견을 깨버릴 수 있을 만큼의 실력이 없는 것이 아쉬웠다. 면접을 마치고 나오면서 다시는 저런 말들에 쭈구리가 되지 않도록 더 열심히 공부하고 배워서 실력으로 나를 증명하겠다 다짐했다.


이내 다음 회사 면접과 과제가 진행됐다. 깨나 유명한 회사였고, 구직 사이트에서 면접이 까다로운 곳으로 평이 나 있는 곳이었다. 이전 면접에서 된통 당한 상태라 해당 기업 관련 기사도 많이 찾아보고, 지향하는 동료상도 많이 참고하고 특히 내가 그간 배웠던 모든 것을 리뷰하면서 일정을 소화해 나갔다.

과제를 할 때도 '최대한 깨끗한 코드를 작성해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열심을 다했다. 이미 잡 오퍼를 받은 것을 밝히고 양해를 구하니 빠르게 임원 면접까지 진행할 수 있었다.

일주일 가까이 진행된 인터뷰의 주된 내용은 그간 진행했던 프로젝트와 나의 생각, 내 성향 그리고 앞으로 개발자로서 나의 꿈이었다.

그리고 Guess what... 결국 나는 이 회사의 프런트엔드 주니어 개발자가 되었다.

 


이제 진짜 시작


 감사하게도 부트캠프 수료 딱 1달 후, 그리고 2020년 1분기를 마감하면서 취직에 성공했다.

정리해보면 총 10곳에 이력서를 넣었고, 4곳에서 면접을 보고 3곳에서 잡 오퍼(프런트엔드 2곳, 풀스택 1곳)를 받았다. 경력 3년 이하인 개발자를 뽑는 곳 위주로 지원했으나 합격한 곳은 모두 '주니어 개발자'를 채용 중인 곳이었다. 시장에서 보는 내 위치는 객관적으로 이 정도였다.


작년 여름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꾸준히 성장하고 싶다. 성장한 만큼 사회와 속한 곳에 기여하고 싶다.
그걸 위해 프로그래밍 공부를 하고 싶다.
그런데 이 나이에, 비전공자인 내가 정말 개발자가 될 수 있을까?


그 무렵 참석했던 테크 콘퍼런스에서 부트캠프 출신 개발자분의 한 마디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개발자가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죠. 본인이 열심히 하기 나름인 것 같아요'.


맞다. 모든 게 껌 씹듯 쉬운 일은 없다. 지난 7개월 간 나는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물론 더 열심히 공부할 수 있었을 것 같긴 하다. 그러나 후회는 없다. 그리고 아직 남아 있는 기운은 앞으로 주니어 개발자로서 도전하고 부딪히고 배우는 곳에 써보려 한다. 진짜 사회에 좋은 변화를 만드는 체인지 메이커이자 개발자가 되기 위해.


늘 그랬듯, 이번에도 숨 한 번 크게 쉬고 다시 한번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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