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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션라이트 Mar 12. 2023

사용자를 관찰하는 방법

일레클 서비스를 중심으로 퍼스널 모빌리티의 서비스 사용 행태 관찰법

(2019년 9월에 작성한 글로, 작성 당시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동의 경험을 바꾸어 놓은 퍼스널 모빌리티


2019년,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2학기가 개강했습니다. 9월이지만 아직 무척이나 더웠던 날, 눈에 띄는 것은 학교 곳곳에 있는 '빨간 자전거'였습니다. 처음 봤을 때는 어떻게 영어를 읽어야 할지도 모르고,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단순히 '교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자전거 서비스인가 보다.'라고 추측했습니다. 강의실 건물에 다다랐는데, 마침 친구가 타고 내리길래, 물어봤습니다. '공유형 전기 자전거야'



킥보드처럼 요즘 타고 다니는 '새로운 이동 수단'


우리 학교는 오르막이 많고, 굉장히 넓고 셔틀버스로 이동하더라도 강의실 앞까지 가는 데는 많이 걸어야 했습니다. 이러한 부분을 해소할 수 있는 서비스로, 수업을 지각하지 않고 쾌적하게 교내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2019년은 전기자전거 '일레클'서비스를 비롯해서 킥고잉, 지빌리티, 씽씽 등의 다양한 퍼스널 모빌리티 서비스가 출범했습니다. 2020 트렌드 키워드에서도 '킥세권'이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우리 삶의 '이동'에서 새로운 경험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우리 삶에서 '이동'은 의식주 못지않게 빼놓을 수 없는 행동 중 하나입니다.

사실 기존에는 대중교통(자동차) 또는 도보 정도로 이동수단이 나누어지던 것이 퍼스널 모빌리티가 등장하면서 그 중간의 새로운 이동 방식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새롭게 출범한 서비스는 초반에는 안전 및 제도 같은 인프라 측면에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많았다면 이제는 경쟁 서비스가 치열해졌고,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서비스 디자인 및 브랜드의 인식이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서비스를 연구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대학원 수업 주제로 선정하여 한 학기 동안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이번 글에서 소개하는 UX 방법론: 컨텍스트추얼 인콰이어리 (Contextual Inquiry)


사용자를 조사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험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사용하는 과정의 방법을 직접 관찰할 수 있고, 사용자 인터뷰가 가능해서 다음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UX 연구 진행:
Contextual inquiry – User Interview – Affinity Diagram – Conclusion



1. Contextual Inquiry: Mini Field Study


UX 업무를 담당하게 되면 잘 알고 있는 도메인일 수도 있지만 전혀 모르는 도메인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 도메인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저희는 그 방법 중 '관찰'하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사용자들이 어떻게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지 실제 현장에서 관찰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어떤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면 사용자들의 이동 동선을 따라다니면서 볼 수 도 있고, 또는 서비스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관찰자의 입장에서 보는 것입니다. 관찰하다가 특이 사항이 있으면 현장에서 짧게 인터뷰를 진행해도 좋습니다.


저는 학교의 가장 많이 이용하는 모습을 볼 것 같은 정문부터 시작해서 학생회관 그리고 학교에서 가장 높이 있는 지점까지 30분 단위로 사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 및 행태를 관찰했습니다. 이를 통해서 실제 연세대학교에서 사용하는 사용자가 어떤 불편함을 겪고 있는지 찾아볼 수 있고, 데이터로만 확인하기 어려운 점도 볼 수 있습니다.



정문


전기자전거, 따릉이, 전동킥보드 등 다양하게 이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정문에서는 특히 신촌에서 학교로 올라오는 사용자를 많이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학교 정문에서 백양누리 길은 이용할 수 없고 경비 아저씨가 지키고 있어서 많은 학생이 정문에서는 끌고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점심시간에 식사하거나 신촌역에서 학교로 올라오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전기자전거, 따릉이, 전동킥보드 등 다양하게 이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백양누리 이용은 어려워 정문에서는 강제적으로 내려서 걸어갔다.


신촌에서 학교에서 내려가거나 올라오는 사용자




학생회관


학생회관은 좀 재미있는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공간을 처음 딱 마주했을 때 '아 여긴 비공식 퍼스널 모빌리티의 주차장'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실 차량을 주차하게 되어 있는 이 공간에 전기 자전거가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실제로 차도 많이 다니는 공간에 전기 자전거를 주차해서 차량 이동에 불편함을 겪는 분이 있었는지 재미있는 메모를 발견하였습니다.


주차된 차라면 차 빼 달라고 전화라도 할 수 있지만, 이건 어디에 연락해야 하는 거야?

사실 포스터 잎이 붙어 있는 자리는 QR코드가 있는 곳으로 전기자전거를 스캔하는 곳입니다. 사용하려면 강제적으로 떼어 내고 스캔해야 하기 때문에 메모를 읽을 수밖에 없게 만들었습니다.

비공식 일레클 주차장과 같은 장소
주차장임에도 불구하고 전기자전거뿐만 아니라 많은 자전거가 암묵적으로 주차하는 공간
차도 많이 지나다니는 공간인데, 길을 막아 두었다! ➝ 고객센터에 연락할 방법이 없다.



연희관


연희관 앞에 도착했을 땐 굉장히 많은 퍼스널 모빌리티를 목격할 수 있어서 놀랐습니다.

정문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많이 주차된 것을 관찰할 수 있었는데, 이는 도착지가 정문과 멀리 떨어진 장소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도착하고 모두들 뛰어서 건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아무래도 수업에 지각하지 않기 위해서 퍼스널 모빌리티로 이동하는 모습 같았습니다.

➝ (인사이트) 사용자는 늦으면 늦을수록 더 많이 퍼스널 모빌리티를 사용한다.


관찰하는 도중 10분가량 기기와 연결하지 못하는 사용자를 발견하여 짧게 현장 인터뷰를 진행했었습니다.

모빌리티 탈 욕구는 있지만, 정작 연결이 안되어 이용하지 못하는 사용자를 발견했다.



사용자: 여자 친구랑 (킥고잉) 같이 타려고 하는데,  여자 친구가 연결이 안 되어서 못 타고 있어요.
나: 어떤 문제 때문에 연결 안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사용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블루투스 문제인 것 같은데, 잘 안되네요.
             되다가 안되다가 그런 것 같아요.
나: 보통 어떨 때 서비스를 이용하시나요?
사용자: 보통 신촌 지하철역에서 올라올 때 이용하는데, 없으면 걸어와요.
나: 기존에는 어떻게 이동하셨나요?
사용자: 걸어서 주로 왔는데, 이 서비스가 생겨서 시간과 체력을 절약해 줘서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짧은 인터뷰를 통해서 발견한 인사이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필수로 이용하는 서비스는 아니다.
➝ 어떻게 사용자에게 생활에서 없으면 안 되는 서비스로 만들 수 있을까?

눈앞에 두고도 사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  스마트폰과 연결하는 방법을 개선하거나 인터페이스 없는 인터페이스가 가능할까?

걷는 걸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로 와우 포인트를 가지고 있다.


학생회관과 다르게 연희관 건물 앞에는 주차장이 없는데,
사용자가 주차하기 시작하면서 누군가 주차 공간을 그려 놓았는데 이 부분 또한 재미있었다.

퍼스널 모빌리티 주차 존, 누가 만들었는지는 아직도 찾지 못했는데, 아시는 분 알려주세요...



관찰을 마치며...


퍼스널 모빌리티 서비스가 있기 이전 이동과는 확연하게 다른 것을 관찰을 통해서 확인해 볼 수 있었습니다.

사용자끼리 교내에서 이용하면서 그 속에서 사용 맥락을 만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퍼스널 모빌리티는 등/하교의 형태를 바꾸어 가고 있었고, 이러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 일상의 시간을 절약해 주는 장비이기 때문이라고 추측해 봅니다.


이번 관찰에서는 특히 탑승과 이용 종료 과정에서 장비 연결의 이슈를 직접 발견할 수 있었고, 일반 차량이 주차하는 공간도 점유하여 해결해야 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세한 사항은 사용자의 실제 이용 이야기를 들어보면서 알아가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도메인의 맥락을 파악하고 어떻게 사용자는 서비스를 사용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토대로 앞으로 진행할 사용자 인터뷰를 구성하고 질문을 작성하는 과정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새로운 이동의 패러다임을 만들어 놓은 퍼스널 모빌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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