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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끼 Sep 05. 2023

푸코와 두부가 담긴 책이 드디어 세상에 나왔다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수상 그후

책이 드디어 나왔다.


편집자님과의 첫 미팅 때부터 좋았다.

학생 때부터 뻔질나게 드나들었던 광화문 앞 카페 '이마'. 광화문의 온갖 세련된 유리건물들 사이에 오래된 기념비와 함께 홀로 그 중간 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듯한 그 건물을 좋아했기 때문에.


출판사들 대부분이 파주에 있었고, 나는 서울의 극동에 살고 있었기에 우리의 중간지점은 까페 이마였다.


편집자님은 '작가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한다.'고 첫 마디를 건네시며 미숙하기 그지 없는 글짓는 사람에게 위안을 주셨다. 이후 서너번의 미팅 때도 편하게 의견을 주고 받으며 때론 책 이야기보다 사회 현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다른 책 작업을 할 때 '너무 부드럽게 흘러갈 때는 한 번 이게 맞는건가 생각해봐야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 내심 불안함도 있었지만, 나도 편집자님도 그런 부분에서 결이 맞았다. 그렇기에 내 이야기를 골라주셨겠지. 기대와 설렘과 불안감이 뒤엉킨 채 결과물을 받아두기로 했다.


올해는 본업으로 돌아간 탓에 글과 책과 멀어진 사이, 편집자님께 연락이 왔다.

그리고 며칠 뒤 택배회사에서 문자가 왔다. 엮이고 묶인 책이 도착했다. 마침 그 날은 인간으로써 존재감이 무너진 날이기도 했다. 일 하는 도중 중간에 나와 계단에 주저앉아 울었던 날이였다. 신이 미약한 인간을 부스러뜨리고 다시 그 가루와 먼지들 속에서 일으켜세운 것 마냥 책이 와있었다. 정작 책이 나올 시기엔 애정을 주지 못했는데, 결핍된 애정에서도 사랑스런 책이 나왔다. 그것도 내가 애정하는 초록색으로.



나를 초록 부적으로 잔뜩 감싼 채 첫 미팅을 갔었다.(이전편 참고) 초록 코트, 초록 수첩, 초록색 시립미술관 종이봉투를 들고간 그날. 슬슬 홍보를 시작해야 하는데 아직도 처음 편집자님을 만났을 때 나눈 대화의 파편을 복기한다.


'저는 차마 제 책이 나온다고 SNS에 못 올리겠어요.' 라는 작가의 말에 '그래도 하셔야 해요.'

'으악'


자기 PR 시대에 과잉된 자의식을 불편해하는 우리는 마케팅 걱정을 함께 나누었다. 그럼에도 책이 나왔다. 개와 고양이와 비루한 한 인간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 애정으로 둘러싸인 채 세상에 등장했다.


<유기견, 유기묘, 유기인의 동거일지>

두부가… 뚱냥이가 됐다!!


ps. 저희의 이야기를 아껴주고 사랑해주신 덕에 책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글을 기다려주시고 반응해주시고 아껴주신 독자님들 다시 한번 거듭 감사드립니다.



※구매처 안내 ^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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