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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피바라 Dec 13. 2024

#6. LSAT 고득점, 170점 중반대를 맞기까지

미국 로스쿨 입시 시험 LSAT, 네 번 보다...

로스쿨 준비 전, 아주 거만했던 나는 한 치 앞의 미래도 보지 못하고, 마냥 내가 LSAT을 잘 볼 줄 알았다... 객관식 시험은 곧잘 보는 편이었고, SAT, TOEFL, TOEIC 등 다양한 영어 시험에서 비교적 쉽게 고득점을 받았기에, 한 3개월 바싹 준비하면 LSAT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결국 1년을 머리카락 빠지게 공부했고 시험을 4번이나 보게 되었다... LSAT 공부를 안 한지 3개월이나 지났지만, 가끔 LSAT 꿈(악몽!)을 꿀 정도로 끔찍했지만, 운이 좋게 170점 중반대를 맞게 되었던 나의 LSAT 연대기에 대해 기록해보려고 한다. 



2023년 4월, 나의 첫 LSAT에서 170점을 받게 되었다.


겸손이 절대 아니고, 4월 시험에 크게 기대를 하지는 않았었다. 6개월 동안 LSAT 공부를 꾸준히 하기는 했지만, LSAT은 계속 나에게 좌절감을 안겨주었기 때문이었다.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도 4월 시험을 등록한 이유는 2023년 8월에 내가 제일 자신 있는 Logic Game이 없어지기 전 두 번째로 마지막인 시험이었기 때문이었다. 뭔가 이 기회를 놓치면 딱 한 번, 6월에 원하는 점수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어차피 못 보겠지만, 찍기 운과 기적을 기대하며...) 4월 시험을 보게 되었다. 


그렇지만 시험을 보는 주에, 나는 드디어 안정적으로 내가 원했던 160점 후반대에 들어서게 되었다. 하지만 4월 시험 전에는 단 한 번도 170점 그 이상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4월 시험을 보고 6월 시험을 준비하는데, 계속 모의 PT에서 170점대 점수가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4월 시험에 높은 성적이 나올 거라고는 기대를 전혀 안 하고, 6월 시험에서 170 초반만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의 6월 시험은 완전 망하게 되었다...^^

일단 시험 당일, 집에 정전이 되었다... 빠른 판단으로 아침 8시에 친구 집으로 피신해 친구를 카페로 내쫓고(...) 부랴부랴 컴퓨터 세팅을 했지만, LSAT 시험 페이지와 연결이 몇 번 끊어졌다. 그냥저냥 어찌저찌 시험을 끝내기는 했지만, 워낙 정신없게 시험을 시작한 터라 시험에 대한 찝찝함이 남았었다. 더군다나 점수를 거저먹을 수 있는 LG가 있는 마지막 시험이니, 제일 이상적인 컨디션에서 시험을 보고 싶다는 생각에 재시험(retake) 신청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나의 6월 시험은 정말 망하게 되었다...^^ 


LSAT 재시험은 시험을 보고 며칠 내에 클레임을 걸어야 하는데, 이에 대해서 내가 세 가지 후속조치를 취할 수 있다. 첫 번째는, 해당 LSAT을 취소하고 다른 달에 시험을 보기. 두 번째는, 해당 달에 지정된 재시험 날짜에 시험을 보기. 세 번째는, 그냥 클레임만 걸고 점수는 유지하기. 다른 달에 시험을 보게 되면, LG가 없어지는 둥 시험 유형이 바뀌기 때문에, 나는 6월 재시험을 보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것은 크나큰 실수였다... 헐레벌떡 정신없이 시험을 치렀던 6월 본시험과는 달리, 6월 재시험은 예정보다 4시간 늦게 시작했다... 6월 시험에는 그냥 조금 짜증 났던 정도였다면, 6월 재시험 당일에는 감독관이 들어오지 않는(...) 빈 컴퓨터 화면을 보다가, LSAC에 전화를 하다가, 4시간 동안 혼자 울고불고하다가 기진맥진한 체 시험을 보게 되었다.

당연히 LSAC에 항의를 했지만, 다음 달에 또 시험을 보거나 시험 점수를 취소하라는 앵무새 같은 답이 돌아왔다. 6월 본시험의 점수를 유지할 수 없냐고 물었으나, 그건 불가능하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재시험 점수를 고수하게 되었다.


너무나 허무했다... 하필 LG가 없어지는 마지막 시험에 이런 대참사가 나에게 일어나다니... 이미 170점을 갖고 있었지만, 모의 PT에서 받은 170 후반대의 점수가 내 점수처럼 느껴져서 170점이 성에 차지 않았다. 조금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사라졌다는 생각에 며칠간 잠을 이루지 못했다...

보통 LSAT 점수가 나오기까지 3주가 걸리는데, 나는 재시험을 봐서 거의 일주일 만에 점수가 나왔다. 169점이었다. 실은 망했다고 생각했는데 황송하게도 너무 높은 점수가 나와서 놀랐다... 

그리고 LG가 없어진 LSAT의 점수표를 기반으로, 5월에 풀었던 LR과 RC 섹션만을 기준으로 점수를 다시 계산해 보니, 170 초중반대의 점수가 나왔다. 다행히 8월 시험을 등록할 수 있는 데드라인이 시험 점수가 공개된 날 다음날까지여서, 8월 LSAT을 등록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6월 재시험의 경험이 무서워서ㅠ... 대비 차원에서 9월 시험도 등록하게 된다. 내 돈...ㅠ)


그렇게 7월은 정말 치열하게 공부했던 거 같다. 한편으로는 4월과 6월 시험 성적에서 자신감 혹은 자기 확신을 얻어서, 조금 더 길어진 수험생활을 할 수 있었던 거 같다. LSAT을 어렵다고 느끼기만 했는데,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LG가 없더라도 잘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었다...^^ 

시험 점수가 공개된 그 주에 9월 시험이 예정되어 있었다. 환불은 안 되지만, 그 전날까지 시험을 취소할 수 있었는데, 정말 막판까지 고민했다.

보기 싫었던 이유는, 이미 그 점수에 너무 만족할 뿐만 아니라, LSAT을 세 번 이상 보면 학교 입학사정관이 조금 부정적으로 본다는 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지긋지긋한 LSAT을 더 이상 공부하지 않고, 모처럼 게으르게 주말을 즐기고 싶었다... 

하지만 결국 본 이유는, 이미 만족스러운 점수가 있기 때문에 마음 편히 시험을 봐서 더 고득점을 받지는 않을까?라는 한낱 욕심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시험을 보고 계속 180점, 만점을 맞는 꿈을 계속 꾸게 되었다...


하지만 그건 3주간 계속된 아주 리얼한 개꿈이었다. 나는 166점을 받게 되었다.

점수를 받고서 한참 고민했다. 일단 이걸 예지몽이라 생각하고 괜히 신기 혹은 운빨이 떨어질까 봐 다른 사람들에게 꿈 얘기를 일절 하지 않은 내가 너무나 한심했다...ㅎ 그리고 내 기준에서 성 차지 않는 점수지만, 그럼에도 로스쿨에 충분히 지원할 수 있는 좋은 점수다. 하지만 나는 고민 끝에 9월 LSAT 점수를 취소했다. 물론 학교에서는 가장 높은 점수만 고려한다고 하지만, 그냥 마지막 LSAT을 제일 낮은 점수로 남기기가 싫어서, 점수를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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