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예쁘게 봐주세요)
나는 제 살을 깎아 먹는 부질없고 쓸데없는 고민들로 나를 못난이로 만들곤 했다. 친구들의 전 남자 친구들은 헤어지고 어떤 이유든 또 연락을 해 오곤 했는데, 나의 경우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헤어져도 생각나지 않는 별로인 여자구나. 또 한 번 제 살을 깎아먹었고 남들보다 하체가 튼튼한 탓에 치마나 짧은 바지는 꿈도 못 꾸었다, 다리가 예쁜 여자들을 부러워하며 또 나 자신을 괴롭혔다. 그렇게 외적인 콤플렉스로 인해 나는 무럭무럭 자랄 수 있는 나의 아름다움을 스스로 자라지 못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러다 한 남자를 만났다. 결과적으로는 벌써 헤어지고 끝난 사이, 간간이 들려오는 소식 또한 반갑지 않은 사람이지만 그래도 쿨하게 인정할 건 인정해본다. 그렇게 예쁘지 않고 매력이 있는지 잘 모르는 나를 참 괜찮은 여자라고, 가치 있는 여자라고 만들어준 사람이 있다. 드라마 속 여자 주인공을 사랑하는 남자 주인공인 마냥 나를 공주로, 능력자로, 매력 있는 여자로 만들어줬다. 충분히 사랑받을만한 자격이 있다는 사람이란 걸 나 스스로가 깨달을 수 있게 도와줬다.
그러자 나의 인생도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며 행동하던 나였는데, 어느새 내 삶의 중심에는 내가 서 있었다. 그 누구의 시선에도 얽매이지 않는, 오로지 내가 중심인 삶, 자신감이 생겼다. 자신감이 생기니 나를 조금씩 사랑하게 되었다. 평생 콤플렉스였던 두꺼운 하체도, 남자 같은 투박스러움도 모두 나의 매력이 되었다. 나는 두꺼운 다리로 산을 참 잘 탔고 투박스러운 털털함으로 더욱 매력적인 여자가 되었다. 스스로가 변하니, 내가 나 자신을 사랑하게 되니 그제야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할 줄도 알게 되었다. 사랑을 시작하니 애쓰지 않아도 좋은 시간들이 흘렀고 좋은 결과들이 다가왔다. 그저 나 자신을 사랑한 게 전부인데. 아마도 못난이 콤플렉스는 이렇게 스스로를 사랑하면서 해결되는 중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