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18
소비자와 생산자의 시선은 다를 수밖에 없다. 아직 데뷔하지 못한 망생(지망생)의 시선이라면 더 그러하다.
웹소설 연재를 시작하면서 웹소설이 재미없어졌다. 밤새서 읽던 작품을 봐도 시들하다. 공부하듯 분석하고 봐서 그런지 진심으로 재미없다.
드라마와 영화를 봐도 재미없다. 이 분야는 아직 지망생이라 그런가 더 재미없다. 인생의 부침이 있을 때마다 나는 자리에 앉아 드라마와 영화를 몰아 봤다. 무엇인가 해내면 그것의 대가로 며칠 밤을 새우며 전 세계에서 가장 재미있는 드라마와 영화를 찾아 쌓아놓고 봤다. 슬플 때도, 슬럼프에 시달릴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제는 공부하듯, 영양제 먹듯, 초등학생이 학습지를 풀듯 본다. 드라마와 영화를 봐도 시간을 계속 확인한다. 도발적 사건은 무엇인지 중간점은 어떻게 구성했는지, 위기와 절정은 어떻게 풀어가는지 본다. 플레이 버튼을 누르자마자 중간점을 찾아 커서를 이리저리 옮긴다. 그래서인지 도무지 보는 맛이 안 난다.
언제나 나의 도피는 영상 아니면 활자였다. 그런데 이제 갈 곳이 없어졌다.
벌써 아쉬운 소리를 하는 자신에게 실망스럽지만, 이 또한 지나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