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름차차 Dec 07. 2022

핍진성을 뛰어넘는 몰입감,
<올빼미> 리뷰

2022.12.06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영화 <올빼미>를 본 사람들마다 추천을 하기에 외부 미팅으로 나온 김에 예매했다. 추천해준 사람들이 스토리와 주요 설정을 이야기해주지 않은 덕분에 더욱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제목이 왜 <올빼미>인지 조차 모르고 영화관에 들어섰다. 주인공의 주맹증을 알게 된 순간에도 신선한 설정에 온전히 감탄할 수 있었다.



요즘 ott와 유튜브로 배속 시청하는데 익숙해지다 보니 1배의 정속 도로는 웬만한 영화는 지루하게 느껴졌다. 영화관에서 보더라도 몰입감을 가지고 보기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주인공 경수가 궁에 입궐한 이후부터 단 한순간도 지루하지 않았다. 스크린에 손목시계를 비춰보며 시간을 확인하지도 않았다. 



영화관에서 나오자마자 스터디원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이 영화는 연출도 좋았지만 대본의 촘촘함이 엄청났다. 전개되는 내내 긴장감과 몰입감을 유지하도록 끊임없이 갈등하고 비밀이 드러나고 인물은 딜레마에 시달린다. 작법 강의에서 그토록 강조하던 모든 포인트가 다 담겨있었다. 



작법 강의에서 선생님은 언제나 극성을 강조한다. 극적인 사건, 극적인 인물이 등장해야 극적인 감정 전개가 가능하며 보는 이가 몰입하고 이입할 수 있다. <헤어질 결심>의 정서경 작가 역시 이 점을 강조한다. 보고 난 다음에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는 작품, 그 정도의 극성이 필요하다. 영화 <올빼미>를 보고 난 다음 내가 다르 사람이 되었다고는 확신할 수 없지만 저 정도의 상업 작품을 쓰고 싶다는 열망은 가지게 만들었다. 



패배감이 들지 않는 엔딩도 좋았다. 물론 마지막 엔딩씬을 두고 납득하지 못한 관객도 많았다. 왕이 죽으면 어의가 처벌받기도 했는데 외부의 침술사가 저렇게 쉽게 궁을 빠져나가는 걸 개연성 없다고 받아들이기도 했다. 하지만 역사에 기반한 상상과 야사(野史)를 오가면서도 핍진성을 확보하고 있다. 신뢰할만하고 개연성을 가진 그럴듯한 이야기처럼 만들었다. 그래서 마지막 씬에서 경수가 쉽게 빠져나가는 장면마저 관객은 결국 납득하게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결국 낙관론자가 세상을 바꾼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