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확실히 지금은 많이 가라앉았다) 카르페디엠(Carpe Diem)이란 라틴어가 유행처럼 널리 쓰이던 시절이 있었다. 너나 할 것 없이 누구나 카르페디엠을 외치곤 했다. 블로그 제목도, 핸드폰 액정에도, 팔에 새겨진 타투에도 카르페디엠을 흔하게 찾을 수 있었다.
카르페디엠은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 등장했던 말로도 유명하다. 한 학생이 선생님께 카르페디엠의 뜻을 묻는다. 선생님은 '현재를 즐기는 것'이라 대답한다. 사실 한국어로 직역한 그대로 이 말의 뜻을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많은 사람들이 카르페디엠을 헤도니즘(Hedonism), 즉 쾌락주의로 잘못 이해하고 있다. 예를 들어, '현재의 고통과 노력은 다 부질없다. 청춘은 다시 찾아오지 않는다. 그러니 오늘도 놀고, 내일도 놀고 계속 놀고 마시자! 이런 식의 쾌락을 추구하는 게 카르페디엠이라 착각을 하는 경우가 있다.
비록 카르페디엠이 한국어로 직역하면 '현재를 즐겨라'가 맞긴 하지만, 이 말의 참 뜻은 '주어진 현실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자'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다. 현재 자신의 위치에서 일상을 즐기면 그것이 곧 카르페디엠이 된다. 예를 들면, 직장이나 학교에서 순간순간을 짜증과 불만으로 보낼게 아니라, 그 시간에서 즐거움을 발견하고 작은 행복을 찾아다니는 것. 그런 작은 행복들이 하루하루 쌓여서 결국엔 성공적인 삶이 도출되는 것. 이것이 진짜 현재를 즐기는 카르페디엠 정신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다소 힘들 수 있겠지만 아침에 일어나 설렘을 안고 시작하면 어떨까. 반가운 사람에게서 온 편지봉투를 뜯는 순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