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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riter T Dec 02. 2021

리터러시 활동의 핵심 ‘규제비’

조절하고(규칙) 걸러내고(제어) 수용하자(비판)

뉴미디어 콘텐츠로 교육을 한다고 해서 장시간 무작정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게 할 수는 없다. 사용 시간과 규칙을 정해서 교육을 해야 한다. 또한 콘텐츠 선택도 사용 시간과 규칙만큼 중요하다. 콘텐츠 선택 시 적절한 제어를 해주고, 그렇게 고른 콘텐츠를 비판적 시각을 갖고 수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리터러시 활용에 있어 중요한 세 가지 항목인 규칙, 제어, 비판. 줄여서 ‘규제비’이다. 규칙은 사용 시간을 정하는 것이고, 제어는 특정 소재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을 방지하고 좀 더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하게 함이다. 마지막으로 비판은 콘텐츠를 받아들일 때 가장 중요한 비판적인 수용에 대한 것이다. 



#. 사용 규칙 정하기


부모들의 어린 시절엔 스마트폰이 없었던 만큼 요즘 아이들의 스마트폰 교육이 막연하고 어렵게 느껴질 것이다. 부모 대부분은 아이가 스마트폰 중독이 빠질 것을 우려해 강제로 사용을 중지시키거나 기기를 빼앗으면서 아이와 실랑이를 벌인다. 하지만 실랑이에 지쳐서, 혹은 외출 시 공공장소에서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스마트폰을 쥐여주기도 했던 기억도 있을 것이다. 스마트폰이 필수인 세상, 사용을 못 하게 할 수도 없고 마냥 방치할 수도 없어 고민이다.


이에 대해 육아 멘토 오은영 박사는 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 스마트폰에 빠진 아이」편에서 “스마트폰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사용에 대한 조절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교육적 효과도 있는 만큼 스마트폰 사용 자체를 나쁘게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다만 사용 시간에 대해 조절을 할 수 없다면 스마트폰 중독에 빠질 위험이 있기에 사용 시간 조절 교육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한다.

 

오은영 박사는 “스마트폰을 뺏으려고 행동하기보다는 ‘오늘은 그만해야 해’라고 말하면서 사용엔 한계가 있음을 명확하게 알려주고 지침을 세워 가르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마트폰 사용 중지를 강제하거나 뺏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스마트폰 사용 규칙과 시간을 정해 조절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초등공부, 독서로 시작해 글쓰기로 끝내라』의 저자인 김성효 전라북도 교육청 장학사도 스마트폰 태블릿 TV 등 스크린을 들여다보는 시간인 스크린 타임의 총량을 정해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스크린 타임 내에서 사용해 중독을 막고, 총량을 조금씩 줄여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스크린 타임도 TOL 글쓰기를 위한 시간이라면 그만큼 더 효율적으로 시간을 쓰게 되는 것이다.


규칙을 정할 때는 부모가 일방적으로 정해서 아이에게 통보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으니, 사전에 충분한 대화를 통해 함께 규칙을 정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규칙을 정할 때는 전문가들의 조언이나 WHO에서 발표한 아이들 스마트폰 사용 가이드라인 등을 참고하도록 하자.


WHO에서는 영유아의 스마트폰 일일 사용량을 최대 1시간으로 정하고 있는 만큼, 이를 참고해서 최대 기준점을 1시간으로 잡고 아이와 대화를 통해 사용 시간을 정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시청을 30분 정도 하고 10분 휴식한 뒤에 방 채우기 활동을 40분 정도 하는 식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아울러, 오은영 박사가 추천한 스마트폰 보관함 활용법도 도움이 된다. 스마트폰 보관함을 만들어 일일 사용 시간을 넘기면 반드시 보관함에 스마트폰을 두도록 하고, 부모 역시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스마트폰을 하기보다는 보관함에 함께 넣어두고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공공장소에서 남에게 폐를 끼친다고 무조건 스마트폰을 쥐어주기보다는 다른 활동을 할 수 있는 준비물을 챙겨서 다니길 추천한다. 상황이 여의치 않아 스마트폰을 쥐어줘야 한다거나 약속된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라면 이왕이면 TOL 글쓰기를 위한 시간으로 만들어보자.  



#. 콘텐츠 제어하기


리터러시를 활용해 생각의 방을 채울 때 될 수 있으면 많은 소재를 채워 넣는 것이 좋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생각의 방을 채우기 위해 이것저것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다 보면 선정적이거나 폭력적 콘텐츠에 노출될 수 있는 점이다. 영화는 심의등급이 정해져 있고, TV 프로그램의 경우도 시청가능 연령이 정해져 있다. 더구나 TV 프로그램은 영화보다 시청가능 등급이 낮은데다 방통심의위 제재가 엄격하므로 부모와 함께 시청하면 선정적 폭력적 콘텐츠를 대부분 거를 수 있다.


문제는 유튜브다. 유튜브는 시청등급 고지를 않는 데다 영상을 재생시키기 전까지는 선정성 폭력성 등 유해성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유해 유튜브 콘텐츠를 걸러내고 보지 못하게 제어하는 것이야말로 리터러시 활용 교육의 성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아울러 유해 콘텐츠 차단이 제어하기의 전부는 아니다. 유튜브를 비롯한 뉴미디어 플랫폼들은 사용자의 취향과 기호, 이용 패턴을 프로그램으로 분석해 관련된 콘텐츠를 계속 노출한다. 추천 영상이나 관련 기사 등 꼬리의 꼬리를 무는 콘텐츠들이 바로 그것이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날 여기로 이끌었다’는 이용자들의 댓글 역시 이러한 경향을 잘 반영한다. 


특정 정보를 찾기 위해, 혹은 관심사와 관련된 영상을 보기 위해 직접 검색해 원하는 콘텐츠를 찾았지만 해당 콘텐츠를 보고 난 뒤 비슷한 콘텐츠의 늪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관심 있는 분야의 콘텐츠를 찾는 데에는 뉴미디어 플랫폼의 추천이 유용할 수 있지만, 해당 분야 이외의 타 분야 콘텐츠에 대한 노출이 되지 않기 때문에 자칫하면 한 우물만 팔 수 있는 점은 단점이다. 특정 분야의 전문지식을 쌓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를 넓게 이용하는 것이 적합하므로 유튜브를 이용할 때 한 분야에만 빠지지 않도록 제어하는 것도 부모의 몫이다.  


리터러시 활동은 결국 정보의 바다에서 헤엄을 치는 행위다. 망망대해를 종횡무진 돌아다녀야 하므로 활동성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제어다. 그리고 제어는 이 교육의 조력자인 부모가 할 수밖에 없다.  



#. 비판적으로 수용하기 


리터러시는 정보흡수가 아니라 이를 판단하고 옥석을 가려 유용하게 활용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뉴미디어 콘텐츠라고 해서 모두 좋은 것은 아니며 조회 수가 높거나 구독자, 팔로워가 많다고 해도 이 숫자들이 콘텐츠의 질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유튜브 영상들은 물론 SNS에 공유되어 떠다니는 이야기들, 뉴스에 이르기까지 미디어가 쏟아내고 있는 정보와 이미지들은 날 것 그대로가 아니라 누군가가 짜놓은 틀(프레임)에 의해 만들어지고 다듬어지고 편집된 것들이다. 설령 날 것 그대로 보여준다고 해도 콘텐츠 생산자가 은연중에 자신의 의도를 담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리터러시를 통해 생각의 방을 채울 때 수용적인 태도는 중요하지만, 수용은 무조건적인 수용이 아닌 비판적인 수용이어야 한다. 유튜브와 TV에서 본 내용을 그대로 생각의 방에 쌓아놓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생각과 판단도 방 안에 함께 넣어 놓아야 한다.


주제와 내용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은 물론 주제를 논리적으로 잘 풀어냈는지, 콘텐츠에서 하는 주장은 사실인지 아닌지를 파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거짓 정보나 가짜뉴스에 휘둘리기 쉽다. 특히 조회 수를 위해 이성보다는 감성에 호소하는 전략을 많이 사용하는 만큼 더욱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 한다. 아이들이 이런 논리와 이성을 갖추고 사고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조력자인 부모님이 같은 주제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볼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그러면 아이의 논리와 사고능력이 서서히 자라날 것이다. 


규제비의 주요활동과 핵심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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