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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zel Jun 27. 2020

캐나다에서 시작하는 북클럽

한국말로 하는 한국 책 리뷰

  정작 한국에 있을 땐 잘 읽지도 않던 책들이, 여기로 온 이후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아무리 영어가 편해졌다고 해도 나는 아직 한국어로만 섬세히 표현할 수 있는 그 통괘함이 좋다. 특히나 16년도부터는 독립서점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는데, 그 공간에서 찾을 수 있는 평범함이 묻어나는 에세이를 통해 나의 감정들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다양한 언어를 듣고 살아가는 환경에서 나의 언어 표현력은 오히려 날이 갈수록 단순해지고 약해졌다. 언어와 정서의 끈을 놓기 싫어 시작한 것이 북클럽이다. 코비드의 영향으로 방학 사이에 할 일이 없기도 하고, 본격적으로 책에 대해서 누군가와 소통을 하고 싶기도 했기 때문이다.


  일단은 나랑 대화를 주고받던 H와 가볍게 시작하기로 했다. 그 이후 나와 같은 도시에 살다 대학원 때문에 몬트리울로 넘어간 T가 생각이 났다. 또 내가 최근에 관심을 두던 작가의 책을 가지고 있다던 J 언니도 떠올랐다. 만들고 보니 꽤 완벽한 조화인 것 같다. 말이 많진 않지만 깊고 무게 있는 생각들을 종종 표현하는 H, 감정적 공감이 뛰어난 J 언니, 언제나 흥미롭고 다른 시각으로 주제들을 던져주는 T까지.


  방법은 밀리의 서재에 있는 똑같은 한 권의 책을 읽고, 밴드에 각자의 리뷰를 올린 다음에 이주에 한 번씩 Zoom 온라인 미팅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코비드의 영향도 있고 지역적 거리차도 있어서 우리에겐 온라인으로 하는 게 당분간은 최선일 거 같다. 북클럽을 통해 쓴 리뷰와 모임 이후 드는 생각들을 정리해 앞으로 여기다 기록을 끄적끄적 남겨보려 한다. 롱런을 하고 싶은 모임이지만, 6개월 이상 이어지기만 한다 해도 나는 만족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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