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불편할 때, 무엇을 쓰는가

감정을 정리하는 글쓰기

by 감격

가끔은 어떤 일을 겪고도 있는 그대로 글로 옮기기 쉽지 않을 때가 있다.

머리로는 정리했지만, 마음은 아직 그 언저리를 맴돌며 작은 불편함을 놓지 못하는 날.


나는 지금 딱 그 지점에 서 있다.


누군가에게 말하면 단숨에 지나갈 수도 있는 일이지만,

글로 옮기려는 순간 마음 한가운데 작은 돌덩이가 툭하고 떨어지는 기분이다.

돌덩이는 작지만 그 파문은 생각보다 크다.


불편함은 감정의 밀도가 높다는 신호다.

내 마음이 여전히 무언가를 붙잡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런데 묘하게도,

그 불편함을 억지로 넘어서려 하면 마음은 오히려 더 깊이 움츠러든다.


그래서 오늘은 썼던 글을 지우고,

그 감정을 그대로 쓰기로 했다.

이름 없는 순간들과 말로 다 담기지 못한 마음의 결만.


나는 누군가를 지키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 마음이 충분히 닿지 못하 마음이 아팠고

어른이라는 이름아래

제대로 챙기지 못한 감정 앞에서 미안함을 느낀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소중한 누군가의 마음이 타인으로 인해 다쳐버린 순간,

그 앞에서 아무렇지 않은 척했던 나 자신이 더 밉기도 하다.


글을 쓴다고 해서, 모든 것이 치유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자체가 어려운 날도 있다.

그럴 때는 억지로 풀어내려 하기보다, 조용히 기다리기로 했다.


그래서 오늘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감정은 정리하려고 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아직 슬퍼하고 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과정일지 모른다고.

감정 하나를 똑바로 바라보는 그 짧은 순간이

나를 다시 숨 쉬게 하는 힘이 된다고.


오늘 글은 그래서 더욱 다르다.

잘 쓰려고 애쓰는 글이 아니라

나를 놓지 않기 위해 조용히 적어둔 문장이다.


불편한 마음속에서도

나를 더 이해하고

내가 다시 힘을 내길 바라는 마음을 담는다.


오늘이 그런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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