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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프레너 Apr 18. 2023

다이어트가 실패하는 루틴

내 생애 가장 효과적인 다이어트

전 글에서 내 생애 가장 효과적인 다이어트는 사람 먹는 음식을 먹고 하는 다이어트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사람 먹는 음식이란 무엇일까? 매일 먹는 밥, 국, 찌개, 반찬 등의 음식을 말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매일 그런 음식을 먹고 있는 우리는 왜 살이 찌는 거지?


1. 식품을 통한 다이어트

그래서 각종 다단계 식품회사 등에서는 다이어트 셰이크 등을 권한다. 각종 영양제를 한주먹정도 먹고 프로틴과 탄수화물 등이 결합된 셰이크를 저지방우유나 물에 타서 먹으라고 말한다. 그렇게 한 달여 실천한 결과 내 몸은 어땠을까.


살은 한 2~3kg 줄었을 뿐인데 늘 배가 고팠고 다이어트 때문에 신경이 날카로워졌고 음식에 대한 식탐이 강해졌다. 그래서 식품회사에서 거는 안전장치는 “비싸게”이다. 비싼 다이어트식품, 예를 들어 한 달 치가 한 100여만 원 하는 식품을 구입하면 그 돈이 아까워 일탈을 하지 않고 다이어트를 계속하게 된다. 

그래서 3달을 버텨(곰도 100일 동안 쑥과 마늘을 먹고 버텨 사람이 된다는데 사람이야 뭐) 10kg을 뺐다고 하자. 대부분의 통통한 경우는 이 정도 뻬고 나면 사람이 달라 보인다. 얼굴살부터 빠지는 인체의 특성상 얼굴은 반쪽이 되고 팔다리도 가늘어지며 옷도 한 사이즈에서 두 사이즈정도는 줄게 된다. 그래서 만족하고 다이어트를 멈추면 차츰차츰 살이 붙는다.

 

식품회사에서는 요요를 막기 위해 자기네 식품을 저녁에만 또는 아침저녁으로 먹으라고 권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전체적인 칼로리 섭취는 줄어들어 살은 빠지게 되고 늘 조심하는 다이어터의 정성으로 현상유지는 할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뭔가에 입이 트여 먹기 시작하고 여행이라도 다니면서 각종 디저트, 미식을 시작하면 다시 차츰차츰 눈에 띄지 않게 체중이 오른다. 

3달간 다이어트를 해서 뺀 살이 다이어트를 멈춘 그날부터 조금씩 체중과 체지방이 늘게 돼 다이어트 때에는 열심히 재던 체중 재기를 좀 소홀히 하는 순간 급격히 살이 찐다. 


2. 운동을 통한 다이어트

운동을 통한 다이어트는 어떨까.

일단 PT를 신청한다. 트레이너는 식단과 운동을 통해 빠른 시일 내에 이상적인 몸매를 만들 수 있다고 자신하며 3개월 후, 또는 6개월 후에 바디프로필을 찍을 것을 권한다. 

대부분의 경우 30회 정도의 PT를 끊고 3달 정도 운동을 해서 10Kg의 감량을 할 것을 목표로 삼지만 직장생활이 바빠서 약속한 PT를 가지 못하게 되거나 회식 등으로 인해 식단이 무너지면 점점 운동 가기가 싫어져 게을리하다 30회의 PT가 1년을 넘어가기도 한다. 이렇게 하다 보면 PT로 살을 빼는 것은 요원해지며 자신의 의지박약을 탓하게 된다.


설사 성공해서 3개월에 10Kg을 감량하며 근육량도 늘리고 멋진 몸매를 달성했다고 하더라도 이후 꾸준히 운동하지 않으면 요요가 오는 것은 앞서 식품을 통한 다이어트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이렇게 몇 차례 실패를 겪다 보면 ‘난 다이어트는 안되나 봐’하는 실망감과 함께 ‘그냥 이대로 살래’라는 마음이 강해진다. 게다가 요요를 겪다 보면 전에 최고를 찍은 몸무게에 3~5kg을 더해서 심한 경우 10kg을 더해 나타나므로 여러 번 했던 다이어트는 몸 상태를 더 나쁘게 만드는 것 같다.


뭐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랬다기보다는 나 자신이 그랬다.

다이어트에 급필 받아 냉장고의 맛있는(그리고 칼로리가 높은) 음식들을 다 버리고 독한 마음을 먹고 다이어트를 해 보기도 했고 하루에 5~6시간 정도 운동을 해 보기도 했으며 심지어 병원, 약, 한의원 등을 전전하며 전문가의 손길에 내 몸을 맡겨보기도 했지만 남은 것은 세 자릿수의 체중과 아픈 몸뚱이뿐이었다. 


특히 가장 충격을 받았던 다이어트는 다단계 식품회사의 영양제와 셰이크를 먹는 다이어트였는데 한 달을 철저히 (단 한 번의 일탈도 하지 않고) 실천했는데 단 2kg의 몸무게만 빠진 적이 있었다. 그보다 나빴던 것은 병원에서 정기검진을 하며 혈액검사를 했는데 간 수치가 정상의 세배에 가깝게 높아졌다는 것이었다. 

“요즘 술을 좀 많이 드셨나요?”

“아니요. 건강보조식품을 좀 많이 먹는 것 같기는 해요.”

“그럼 건강보조식품을 좀 줄여보시죠.”

나는 당연히 몸에 나쁜 음식을(아니 사람 먹는 음식을) 하나도 먹지 않고 혈액검사를 했으니 당연히 내 피는 깨끗하고 건강한 상태(최소한 전보다는 나은 상태)로 나오리라 기대했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실망이었다. 그날부터 모든 영양보조식품을 끊고 보통 식사를 하면서 한 달을 보내고 다시 혈액검사를 해 보니 나빴던 간수치는 반으로 줄어들어 있었다.


건강보조식품 또는 영양제는 물론 몸에 필요한 비타민, 무기질, 오메가 3, 콜라겐, 유산균 등 다양한 요소를 농축해서 몸에 집어넣는 과정이므로 자연적인 상태보다 좀 더 농축되어 몸에 들어간다. 그러다 보면 간은 이 모든 것을 독으로 인지하고 이를 해독하기 위해 최대한의 기능을 발휘하게 되는 것 같다. 자세한 것은 잘 모르지만 내 몸에 실험해 본 결과 그런 것 같다. 

그 후로 한 동안은 다이어트를 포기했다. 

‘그냥 생긴 대로 살아보자’는 것이 내 모토였고 직장생활을 하며 계속되는 회식에 조금씩 체중이 늘어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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