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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프레너 Nov 08. 2023

은실이와 비밀정원(2)

슬기로운 퇴사생활

“응 비밀의 숲이야. 요정들이 사는 곳이지. 난 손님을 비밀의 숲까지만 안내하기로 했으니 여기서부터는 혼자 가.”

까망 고양이는 매정하게 돌아서 가 버렸지만 은실이는 하나도 겁이 나지 않았어요.

빨갛고 노랗고 하얀 꽃들 사이에 나비들이 나풀나풀 날아다니며 꽃가루를 옮기고 있었고 그 사이로 반투명한 요정들이 이리저리 날아다니고 있었어요. 은실이는 나비와 요정들을 이리저리 따라다니며 꺄르르 하고 웃었어요. 달콤한 꽃향기와 함께 은은한 음악소리가 들려왔어요. 

좀 키가 크고 머리카락이 초록색에 어깨엔 잠자리 날개같은 투명한 날개가 달린 아름다운 요정의 여왕이 은실이에게 다가왔어요.

“오늘 귀한 손님이 방문했군요. 나는 요정의 여왕 엘리시아에요. 우리 비밀의 화원에 잘 왔어요. 오늘은 꽃들의 비밀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껏 즐기다 가기 바래요.”

요정의 여왕 엘리시아 뒤에는 작고 예쁜 요정들이 접시에 달콤한 쥬스와 과자를 수북히 가지고 뒤따르고 있었지요. 요정들은 쥬스와 과자를 큰 테이블에 차려놓고 은실이를 대접했어요. 

은실이는 테이블에 앉아 마음껏 먹고 마셨는데 꽃들이 하나 둘 노래를 부르며 은실이 주변을 돌았어요. 처음엔 데이지꽃들이 은실이에게 다가와서 은실이가 끊임없이 웃을 수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 

다음은 튤립들의 차례였어요. 빨갛고 노랗고 하얀 튤립들이 은실이에게 다른 사람에게 감사함을 느끼는 마음을 선물했답니다. 장미꽃은 은실이의 피부가 더 발그레하고 눈이 더 반짝이는 귀여움을 선물했지요. 해바라기는 은실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었어요. 제비꽃은 은실이에게 어려운 동물이나 사람들을 안쓰러워 할 수 있는 마음을 주었고 민들레는 은실이가 슬플 때 눈물을 모두 흡수할 수 있는 치유의 능력을 선물했어요.

은실이는 파티에서 꽃들과 웃고 떠들며 선물도 받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들으며 신나게 놀았어요. 몇 시간이 지났을까. 파란 하늘이 조금씩 어두워졌어요.

꽃들도 하나 둘 씩 집으로 돌아가고 어느선가 나타난 얼룩무늬 고양이가 은실이 옆에 서 있었어요.

“이제 갈 시간이야.”

“조금만 더 놀면 안돼?”

“할머니가 깨어나셨단 말이야. 빨리 돌아가자.”

고양이는 은실이의 손을 꼭 잡고 함께 잔디밭을 걸어 나와 엘리베이터로 향했어요. 은실이가 엘리베이터를 타자 손을 흔들며 작별인사를 했지요.

엘리베이터는 슈웅 소리를 내며 은실이가 살고 있는 10층까지 올라갔어요. 10층 문이 열리자 놀란 얼굴을 한 할머니가 은실이를 꼭 껴안으며 말했어요.

“아가 어디갔었어? 밖에 나가지 않고 그냥 엘리베이터만 탄거야? 나가고 싶으면 이 핼미에게 나가자고 하자. 놀랐잖아. 어서들어와라.”

“은실이는 할머니 팔에 안겼다. 갑자기 잠이 쏟아졌어요. 낮잠을 한 잠도 안 잔 은실이는 할머니 팔에 안겨 새근새근 잠이 들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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