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주는 힘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어가며, 예전과는 다른 나를 발견하곤 한다. 예전에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을 생각하며, 시도하며, 용기와 자신감이 생기기도 한다. 물론 이렇게 느끼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살면서 개인적으로 어려웠던 시기를 극복하며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시간과 경험, 처음에는 "내가 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했던 많은 일들을 시도 해오며, "나도 할 수 있구나"라고 말할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된게 가장 큰 것 같다. 크고 작은 성취들을 쌓아 온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20대 때에는 나이가 어리다고 스스로 생각하며 나 자신을 제한하며, 가두어 두었다면 지금은 어디에 가서든 나이가 어리다는 소리를 듣지 않는 나이가 되다 보니, 보이지 않는 힘을 느낀다.

 나는 30대 초반의 짧은 몇 년의 기간을 제외하면 스스로 일을 찾아 했고, 프리랜서의 길을 선택했다. 나를 어떤 회사의 테두리 안에 가둬두기가 싫었다. 종속되는 삶을 살고 싶지 않았다. 물론 지금까지 오기까지 우여곡절의 시기도 있었기에, 간혹 회사가 주는 편안함을 생각해 보며, 다시 회사 생활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만약 다시 나에게 과거로 돌아간다면 어떤 길을 선택하겠느냐고 묻는다면, 같은 선택을 하겠다고 대답할 것이다. 회사를 다니며 안정적이 생활을 길게 하지 못한 점에 대한 아쉬운 마음은 있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인생을 길게 봤을 때 오히려 지금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회사의 삶이 당분간은 마음이 편하기도 하겠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언젠가 잘리진 않을까, 나중에 뭐 해 먹고살까와 같은 걱정을 하겠지만, 지금의 나는 그와 반대로 더 기대가 된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오며 쌓아온 경험과 지식은 어느 누구도 하지 않았던 것이기에 언젠가는 빛이 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은 단지 편안함만을 추구하는 어떤 그 무엇이 아니다.

 우리는 쉽게 편안한 무언가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그 편안함이 바로 눈앞에 보이거나 만져지는 것이라면 그 유혹은 뿌리치기가 어렵다. 그러나 그 편안함은 오래가지 않는다. 초반에 편안함을 추구했다는 뜻은 그 이후에 불편함이 기다리고 있다는 뜻과도 같다. 왜냐하면 인생에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만 흘러가지 않고, 힘의 균형을 이루기 위한 반작용의 어떤 다른 형태로 우리 인생에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금 길게 본다면, 젊은 시기에 고생도 하고, 어려움도 겪어보는 것이 필요하다. 고생을 하면 할수록 우리는 고통에 대한 내성이 생기고, 어려움이 생겼을 때, 어느 누구에 의한 방법이 아닌 극복을 위한 자신만의 방법도 발견하게 된다. 그런 의미로써 나는 20대 초에 군대를 다녀왔다는 것에 너무 만족을 한다. 고생을 했지만 그때가 아니면 하지 못하는 경험이고, 가끔 군대에서의 고생이 힘이 된다고 느껴질 때도 있다. (최근에는 1년 정도 군대는 아니더라도 비슷한 경험을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앞으로도 나이를 한 살 한 살 더 먹어갈수록 더욱더 내 자아는 단단해지며, 갈수록 용기와 자신감을 경험하며, 도전하는 삶을 살고 싶고, 그렇게 살고 있을 것이다. 

센강에서 러닝을 하는 파리지앵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