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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erce Sep 03. 2023

파인애플을 우연히 발견하고…

싱가포르에 여행 중 길거리에서 발견하고 찍은 파인애플 장식품. 색감도 예쁘고 형태와 비례도 마음에 쏙 들었다. 파인애플을 환영의 상징이나 복의 상징으로 사용하는 나라가 많다고 한다. 전에 회사 스토리텔링 회의 시간에 나왔던 이야기였다. 우리나라에서는 금시초문인 문화여서 내 마음속에서 진위여부에 대해 내심 의심이 남았던 이야기다. 그래서인지 여행 가서 실제로 우연히 파인애플을 마주한 것이 몹시 신기했다.


멋진 의미를 가진 과일이지만 나에게 파인애플은 썩.. 정감이 가는 과일이 아니다. 어릴 때는 달달함과 이국적인 느낌 때문에 좋아했었다. 하지만 사회생활 시작 이후 회사 식당에서 매일같이 파인애플이 나왔고… 처음에는 귀한 파인애플을 매일 주다니!라고 생각하며 맛있게 먹었지만 7년을 그렇게 먹다 보니 결국엔 단단히 질려버렸다.


그렇게 나에게 파인애플은 매일의 양식이었다가 결국에는 굳이 찾아먹지 않는 과일로 전락한 서양 과일일 뿐이었다. 알고 보니 파인애플은 무시할만한 녀석이 아니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복의 상징이었던 것이다. 문득 서양과 동양의 문화가 적절히 섞여있는 우리나라에서 멋진 파인애플의 상징성이 전혀 힘을 쓰지 못한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과일은 달달한 후식일 뿐이다. 30년 넘게 한국에 살면서 멋진 의미를 가진 과일을 본 적이 없다. 하긴, 후식이 맛있으면 그만이지. 대단한 상징을 굳이 가질 필요가 없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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