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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밍이 Mar 28. 2018

여드름 치료의 3가지 방법

레이져는 저리가! 로아큐탄, 스티바, 크레오신  

오늘은 많은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신 여드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여드름의 발생 원리를 아시면 어떻게 여드름을 관리해야 의학적으로 효과적인지 아실 수 있습니다. 원인을 알아서 무엇하나? 라는 생각보다는 확실하게 원인을 알고 해법을 알아보자라는 마음가짐으로 따라와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위의 왼쪽 사진을 보시면 Sebaceous gland가 보이시죠? 이게 피지선입니다. 여드름에선 이 피지선이 핵심인데요. 어릴때는 피지선이 제 기능을 못하다 사춘기가 되면 안드로겐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기 시작하고, 피지선을 자극해 그때부터 피지를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피지를 만들어본적이 없는 모공은 매우 좁습니다. 따라서 피지는 생성되지만 빠져나갈 구멍은 한없이 작기만합니다. 마치 병목현상과 같죠. 



병목현상이 생소하신 분들도 계실거 같아서 제가 적당한 사진을 찾아봤습니다. 여드름도 이 상황이랑 같은겁니다. 피지가 빠져나갈 곳이 마땅히 없어 축적되고 여드름이 생기는 겁니다. 



여드름은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피지선에서 피지가 빠져나오지 않고 모공에 갇히면 하얀여드름(white head)이 생깁니다. 여기서 진행되면 모공에 구멍이 생겨 검은여드름(black head)이 되는데 이때 우리는 손으로 짜게 됩니다. 하얀여드름일때는 구멍이 막혀있어서 짜도 안짜집니다. 따라서 검은여드름일때만 짜서 피지를 빼낼 수 있는겁니다. 제가 실제 사진을 들고 왔으니 한번 확인해보시고 감을 잡아보세요. 사실 짜는건 추천드리지 않지만 그래도 짜야겠다면 검은여드름을 짜셔야합니다. 


지금까지 설명을 들으시면서 의아하신 분이 계실 것 같습니다. 사춘기에 안드로겐에 의해서 피지선이 자극되어 피지분비가 되는데 나갈 구멍이 없어 병목현상으로 피지가 뭉쳐서 여드름이 생긴다면 매우 생리적인데... 왜 내 친구는 안생길까? 왜 나만 이렇게 여드름이 많이나지? 


이건..안타깝게도 유전때문입니다. 안드로겐에 의해서 피지선이 자극되어 피지가 분비되는 것은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것이지만 분비되는 피지의 양은 재각기 다른겁니다. 따라서 그 분비량이 많으면 당연히 쌓이게 되고 여드름을 형성하는거죠.



여드름이 형성된 이후 우리의 피부는 대학갈때쯤되면 대부분의 경우는 여드름이 사라집니다. 병목현상을 거치면서 우리 모공은 확장되고 피지는 외부로 배출됩니다. 그러면서 피지분비량과 배출량이 어느정도 균형을 이루게되고 더이상 쌓이지 않으니 여드름은 사라지게 돼요. 하지만 이때 피지분비량이 지나치게 많은 분들의 경우 모공이 상당히 늘어나겠죠.. 그럼 성인이 되어 모공이 넓어진것이 눈에 보일정도가 됩니다. 여드름을 사춘기때 최대한 일찍부터 치료해야하는 이유가 이겁니다.


이렇게 80%에서는 여드름이 사라지지만 20%에서는 유전적인 요인으로 성인이되어서도 끊임없이 여드름으로 고생하게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유전적인 영향 외에도 성인 여드름을 유발하는 원인들이 존재하는데 2가지만 살펴볼게요. 스트레스와 여드름균입니다. 



스트레스..어디든 갖다 붙이면 병의 원인이 되는거 같습니다.. 그렇게 대충말고 좀더 과학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우리가 정신적인 스트레스 받을 때, 잠을 잘 못잘 때, 등등 몸이 힘들때면 코티손이라는 호르몬이 부신에서 분비됩니다. 이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될 때 안드로겐도 함께 늘어납니다. 안드로겐이 어떤역할을 한다고했죠? 바로 피지선을 자극합니다. 피지분비량이 늘어나고 여드름은 더 심해집니다. 피부관리에서 스트레스가 중요한 이유이죠. 


여드름세균이라고 들어보셨나요? Propionibacterium acnes, 앞으로 P. acenes 라고 지칭할 이 세균이 여드름과의 관련성이 입증된 것은 오래된 이야기 입니다.



위 논문에 보면 항생제를 여드름 치료에 사용하였더니 임상적으로 큰 효과를 얻었다는 결론을 보여주었습니다.

P. acnes는 해로운 균이 아닙니다. 정상 피부에서도 적당히 발견됩니다. P.acnes는 저산소 환경에서 번성하고 자라기때문에 피부 표면보다는 피부의 모공과 모낭 깊은 곳에서 주로 발견됩니다. P.acnes는 피지선에서 생성되는 피지를 주요 연료 원으로 사용합니다. P.acnes가 기하 급수적으로 성장하기위한 최상의 환경은 산소가 적은 환경입니다. 따라서 피부 모공이 피지와 죽은 피부 세포로 가득 차게되면, P. acnes의 숫자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설상가상으로 P.acnes는 피지를 발효 시켜 propionic acid(유리지방산)라는 대사 부산물을 생성하고 이것이 모공을 둘러싸고 있는 각질을 두텁게하여 두터워진 각질이 모공을 막으면 여드름이 더 잘생깁니다. 

결국 세균 요인은 스트레스 요인과 연결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스트레스에 의해서 안드로겐이 분비되면 피지선이 자극되고 피지 분비가 늘면 P.acnes 의 수가 급격히 늘어나며 여드름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 형성됩니다. 따라서 우리는 스트레스를 아주 잘 관리해야합니다. 




이제 치료법에 대해서 살펴볼게요. 우리가 길게 원인에 대해 살펴본 이유가 바로 치료법에 대해서 논의하기 위함입니다. 살짝 정리하고 넘어갈까요? 


1) 사춘기 때 피지분비량이 지나치게 많은 경우 성인이 되어서도 넓어진 모공때문에 고생이다.

2) 스트레스 때문에 성인 여드름이 많이 유발된다. 

3) 여드름치료에 항생제가 도움이 된다. 


이 세가지를 치료한다면 확실히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치료법을 하나씩 소개해드릴게요.




1) 손으로 짜기 (비추천)

위에서 하얀여드름과 검음여드름을 구별했으니 검은여드름만 골라 짜시면 됩니다. 하지만 괜히 짜서 흉터 남기지 마시고 검은 여드름이든 하얀여드름이든 근처 피부과에 다녀오세요. 이 상태로 세균감염이 되면 농이 생기면서 더욱 악화되며 농포나 낭종으로 변해 이후 치료해도 흉터가 생길수밖에 없는 상태로 가기때문에 위생적인 상황에서 짜는게 좋습니다.


2) 로아큐탄(이소트레티노인)

이 약에 대해 막연한 오해와 공포심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아서 사실상 포스팅을 쓰게됐다고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청소년기에는 갑작스레 분비된 피지량에 비해 모공이 좁아 병목현상으로 여드름이 생긴다고 했죠.성인에서는 스트레스로 인해 코티손이 분비되어 동시에 안드로겐 분비가 많아지고 이것이 피지선을 자극해 피지분비를 늘린다고 했습니다.

둘다 뭐가 문제인가요? 바로 피지분비량이 늘어나서 생기는 겁니다. 원인을 알았으면 원인을 해결하면됩니다. 바로 피지분비량을 줄여주면 되는거죠. 인위적으로 피지를 덜만들게해줄 수 있다면 새로운 여드름은 거의 안생길겁니다. 이때 쓰이는게 로아큐탄이란 약입니다. 이 약은 비타민 A 유도체로 부터 합성된 것으로 유전적으로 지성인 피부에서 과도한 피지분비량을 억제해주는 약입니다. 효과적인만큼 부작용이 상당하죠. 



일단 가볍게는 점막건조증이 있어요. 눈마름 입마름 등등 점막있다면 다 말라버릴 수 있어요. 초기 이 약이 나왔을 때는 하루 3-5알, 6개월 이상 복용해야 피지위축으로 이해 장기간에 걸쳐 여드름이 재발하지 않는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루 3알씩 한달을 먹으면 눈에서 피눈물이 납니다. 입마르고, 코피도 나고.. 그래서 한동안 이 약이 사장되었었습니다.  여드름 억제를 위한 용량을 먹기에는 부작용이 너무 심했었죠. 추가적인 임상연구를 통해 여드름 상태를 조절할 수 있게 적정량 복용을 해도 충분히 여드름 관리가 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피지를 완전히 억제하기보다는 적당히 조절하는 것으로 치료목표가 변경되었습니다. 그래서 하루 1알 또는 이틀에 1알 정도 복용하면 충분히 피지량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정말 걱정하는 부작용은 기형아출산일겁니다. 로아큐탄은 체내에 한달정도 잔류합니다. 따라서 임신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한달정도 피임을 철저하게 하시면 문제가 전혀 없습니다. 가임기 여성은 사실 먹는 약은 어떤 약이든 신경을 쓰셔야합니다. 

여러분 이 표한번 보세요. ACE 억제제 - 혈압약 / 알코올 - 술 / 이외에도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약들 중 임신 시 기형아 출산 위험을 높이는 약들은 무수히 많습니다. 그러니 이 약만 너무 무서워하실 필요는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부작용 없는 약은 없습니다. 하지만 로아큐탄이 기형아출산을 유발하는 것은 사실이기때문에 가임기에만 조심한다면 전혀 문제가 없는 약입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시고 피부과 전문의의 관리하에 복용하시면 큰 문제 없습니다. 


먹는 약에 관해서 한가지 더 드리고싶은 팁이 있습니다. 사춘기 여드름은 갑자기 분비된 피지와 모공의 균형을 맞추는 시기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이때 피지분비량이 지나치게 많으면 모공이 많이 넓어지겠죠? 그러니 빨리 로아큐탄을 드시는걸 추천드립니다. 모공이 다 넓어지기 전에 피지분비량을 줄여서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죠. 이게 가장 중요한 핵심입니다.




3) 스티바(바르는약) 

피지를 제거하고 억제하는 대표 바르는 약인 디페린, 스티바가 있습니다. 비타민 A크림이라고도 알려져있습니다. 특히, 피지가 많고 모공이 넓은 사람, 잔주름이 많이 생기는 사람들이 바르면 좋은데 사용법이 상황에 맞게 조금 다르니 잘 알고 바르셔야합니다. 


피지가 많고 모공이 넓은 사람 

여드름이 심한 경우 0.025% 스티바A 크림을 많이 처방하지만 많이 쎌 수 있습니다. 여드름이 있는 부위만 바르고 극소량만 사용해 경과를 지켜봐야 합니다. 간혹 예민한 분들은 피부 따가움을 호소할 수 있는데 이럴경우 화장품에 희석해서 쓰거나 2일에 한번씩 바르는 것을 권장합니다.


눈가주름이 많은 사람 

눈가 잔주름의 경우 가장 낮은 용량인 0.01%로 조금 넓은 부위로 얇게 바른다.  


※이 약도 가임기에는 피하셔야합니다. 성분이 로아큐탄같은 비타민A 유도체이기 때문이죠.  자외선을 받으면 분해되어 효과가 없어지기 때문에 꼭 밤에 바르세요. 




4) 크레오신(톡톡이)



크레오신은 여드름균을 죽이거나 모공을 넓혀주는 역할을 합니다. 의사 처방이 있어야 하는 약인데요. 주성분이 알코올, 항생제, 각질 제거성분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알코올: 기름성분을 제거합니다. 

항생제: 클린다마이신이  모공을 막는 원인이 되는 여드름 균을 없애 피지가 잘 나오도록 유도합니다.  

각질제거성분: 모공속에 있는 주변의 각질을 제거합니다. 



이것은 화장품처럼 이용하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어요. 피지가 많고 모공이 넓은 지성피부인 사람의 경우 크레오신을 바라는 것이 웬만한 화장품을 바르는 것보다 낫습니다. 하루 두번, 아침과 저녁에 기름기가 많은 T존 부위에 바르고 눈, 입술에 바르면 따가우니 주의하세요.




이제 제가 준비한 치료법에 대해서는 모두 다 설명드렸습니다. 여드름 관리는 사춘기부터 시작하셔야합니다. 대학가면 좋아진다는 것은 80%에서나 그렇지 나머지 20%에서는 여드름이 성인이 되어도 계속 되고 그때까지 치료를 하지 않았다면 모공도 넓어지고 흉터도 많아서 레이져해도 효과가 그닥없습니다. 따라서 초기에 미리미리 피부과에 가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조금 길어졌지만 상술에서 벗어나 치료적인 개념으로 여드름을 접근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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