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도전합니다
세찬이 태어나고는 약대 다니며 로테이션 하랴, 졸업 하고서는 레지던시 하랴 내가 많이도 밖으로 돌았다.
세진이 태어나고는 곧잘 집에 있는데, 코비드 여파로 감사하게도 재택근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중에는 8-5시 일 한답시고 최소한의 엄마 노릇만 하는
탓에 세찬이 세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
그나마 주말에는 최대한 아이들과 남편과 시간을 보내려 노력 중이다.
***
세진이가 슬슬 앉아 버티려는 힘이 좋아졌다 (아직 혼자 앉지는 못한다).
이가 나려는지 모유 수유 시작할때 가끔 꽉 깨물어서 아프기도 하다 (하지만 이는 안보인다 아직).
가족들이나 내가 식탁에 앉아 뭐 먹는 동안에는 세진이 눈이 포크, 숟가락, 젓가락 끝을 따라다니느라 바쁘다.
이유식 시작할 준비가 된건가 싶어 삶은 감자를 으깨 줘 보기로 했다.
세찬이때는 마트에서 파는 이유식들만 잔뜩 먹였는데 세진이때는 첫날부터 만들어서 대령 ...
세찬이에게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괜한 죄책감에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다가, 세찬이 담당 소아과 의사선생님도 시판 이유식 먹고 자라셨다며 위로 해주시기도 했다).
감자를 으깨 모유랑 조금 섞은 뒤 먹여보는데, 지켜보던 남편이 좀 더 먹기좋게 해야겠다며 채에 걸러다 주었다.
정말 남편 말대로 채에 거르고 난 뒤에야 세진이가 본격적으로 감자를 잘 받아막기 시작했다 (남편 짱).
결국 작은 감자 하나 분량을 깨끗이 비운 장세진 어린이. 굿잡!
세찬이도 왔다갔다 하며 세진이 음식 먹는다고 신기해하고 응원해 주었다.
(“애기 벌써 이가 났어요?”
“아니 이는 없는데 그냥 음식 먹는거야.”
“이가 없는데 음식을 어떻게 먹어요?” 하더니 내가 채 대답도 하기 전에 장난감 가지고 놀러 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