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혜냄 Oct 25. 2024

마음에 담아둔 남의 말

남의 말로 내 모습 되돌아보기

최근 들은 말 중에 잊히지 않고 마음속에 떠돌아다니는 말이 있다.

계속 곱씹게 되는 말이기도 하고, 내가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드는 말이다.


회사에서 우리 팀은 회사 내의 중간다리의 역할을 해서 많은 팀이 필요로 하는, 인싸라고 할 수 있

는 팀이다.

게다가 팀장님은 리얼 인싸이기도 해서 많은 사람들이 팀장님을 찾아온다. 그래서 우리 팀에는 티 테이블이 있다.

팀장님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이 티 테이블에서 팀장님과 대화를 나누고 돌아간다. 티 테이블은 내 자리와 맡은 편 대각선 왼쪽에 위치하고 있다. 테이블로, 팀장님을 만나러 가기 위해서는 내 시야를 한 번은 지나게 된다.


어느 날과 같이 업무를 보는 중 우리 팀에 찾아온 불청객이 있었다.

이 불청객은 내 시야를 거쳐 티 테이블로 향했다.

불청객이 팀장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나가는 길에 우리 팀 팀원 1과 인사를 했다. 이렇게 인사를 끝내고 나간 줄 알았던 불청객은 나에게도 친히 인사를 해주었다.


“안녕, 새 거”라고.



순간적으로 나는 내 귀를 의심했고, 내 주변을 둘러봤다.

내 주변에는 팀원 1과 나 말고 다른 팀원

이 없는걸 두 눈으로 확인한 후에야 불청객의 인사 대상이 나임을 인지했다.


그동안의 쌓아온 사회생활 짬으로 나는 하하 웃으며 인사를 했고

이를 본 팀원 1은 어떻게 사람을 그렇게 부르냐, 이름이 있다고 말했지만 이 불청객의 귀엔 팀원 1의 말이 들리지 않는 듯했다.


불청객이 아직까지 나와 안면을 튼 적이 없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 반과 당황스러운 마음 반. 이렇게 새 거의 충격은 지나가는 듯했다.



다음 날 출근하자마자 만난 사람은 우리 팀 티 테이블에 앉아있는 어제의 불청객이었다.


“안녕 새 거, 아침에는 더 발랄하네?”라는 인사를 들었고 어제와 같이 또 웃음으로 넘겼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이 상황을 묵묵히 바라만 보던 이가 있었는데, 나는 이 사람이 방관자로 느껴졌다. 이 방관자는 불청객에게 맞설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상황을 그냥 지켜보기만 했다.


‘왜 그냥 지켜보기만 했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마음 한구석에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이 서운한 마

음은 지난날의 나를 돌이켜보게 했다.


나는 살면서 얼마나 많은 것에 방관을 하며 살아왔는가. 그동안 내가 방관한 것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불청객으로부터 훅 들어온 “안녕, 새 거”라는 인사에 나는 내 마음이 상처받았음을 알면서도 사회생활이라는 변명으로 방관하고 있었다.


내 마음의 주인은 나인데 말이다.


훅 들어와 내 마음에 꽂히는 남의 말에 더 이상은 방관하지 말아야지.

무심코 던진 남의 말이 화살이 되어 내 마음속에 자리 잡지 않도록 해야겠다.


불청객이 또다시 같은 인사를 건넨다면 내 마음의 상처를 방관하지 않기를,

“안녕, 헌 거!”라고 말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작가의 이전글 걸으며 여행하면 보이는 것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