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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Jul 13. 2024

망가져 가는 한국체육계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국제스포츠기구들이 외치는 철저한 원칙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정치가 스포츠에 개입하면 안 된다'죠. 그런 이유로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독도 세리머니를 한 박종우 선수는 억울하게도 징계를 받기도 했습니다. 정치적인 메시지를 경기에서 보였다는 이유에서였죠.




그동안 한국체육계는 이러한 기조 속에서 나름대로 발전을 해온 듯해 보였습니다. 정치에서 독립된 조직으로 말이죠.


하지만 시간이 가면서 점점 더 자신이 가진 권력에 집착하는 수장들이 나타나기 시작되면서 한국체육계는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시작은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부터입니다.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 자격으로 IOC 위원까지 맡고 있다 보니 그의 위세는 스포츠계에서 어마어마합니다.


문제는 그렇게 얻은 권력을 공정하지 않게 사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한수영연맹 회장으로 재임했을 때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박태환 선수가 받은 포상금을 괘씸죄로 가로채 다른 곳에 사용하는 횡포를 부린 일도 모자라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에게 코치로서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한 조재범을 나중에 복귀시키겠다는 말을 했던 전력도 있었죠.


최근에는 더 심각합니다. 바로 그의 연임 논란인데요. 원래 대한체육회 정관에 따르면 임원은 4년 임기에 연임만 가능합니다. 그런데 지난 5월 제31차 이사회에서 임원의 연임 제한 폐지를 통과시켰습니다. 국가를 대표하는 체육단체가 사유화의 길로 가고 있는 상황이죠. 이기흥 회장은 IOC 위원을 사퇴할지언정 대한체육회장의 자리는 포기하지 않겠다는 노욕을 보이고 있어서 이 추악한 싸움은 어떻게 마무리가 될지 걱정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또 하나의 이슈가 터져 나왔습니다.

바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문제인데요. 지난 7월 6일에 국가대표팀은 새 감독으로 홍명보를 선임했습니다.


일단 리그 경쟁이 한창일 때 2위에 올라있는 팀 감독을 빼오는 자충수부터 문제가 되었습니다. 특히 울산 현대 팬들은 홍명보 감독에게 큰 배신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입니다.




거기다가 더 논란이 된 이유는 황선홍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클린스만 후임으로 임시 감독이랍시고 겸직시켜 꽂아놓고 외국 감독을 선임하겠다며 반년 가까운 시간을 날렸기 때문입니다. 박주호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은 이 과정을 유튜브에서 폭로했다는 이유로 축구협회에서 고소당할 위기에 처해있기도 합니다.




아시다시피 황선홍 감독이 함께 이끌던 올림픽 대표팀은 아시안컵 U-23 8강전에서 인도네시아에게 져서 올림픽 진출에 실패했기에 이 상황은 단 하나의 사건이 아닌 모두 연결되어 있는 셈입니다.


벤투 감독의 재계약 실패 → 무능하고 한국에 머무르지도 않았던 무(無) 전술 클린스만 선임 →  대표팀 장악 실패로 인한 이강인 사태 및 아시안컵 4강 탈락 → 클린스만 위약금 지급 → 40년 만의 축구대표팀 올림픽 진출 실패 → 몇 개월 동안 외국인 감독 뽑는다고 해놓고 홍명보를 감독으로 면접도 없이 선임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후 축구팬들과 축구관계자들은 협회의 무능한 밀실행정을 엄청난 화력으로 성토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몽규 회장과 정해성, 이임생 같은 인물들은 탄핵 또는 법적 조치를 취해야 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죠. 몇몇 사람들이 악의 축으로서 축구 발전을 저해하며 망치고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특히 실시간으로 이영표, 박지성, 박주호 등 국가대표 출신 레전드 선수들도 이 폭발하는 민심에 불을 지폈습니다. 그만큼 내부적으로 많이 썩어있다는 의미겠죠. 고인 물이 썩는다는 사실은 수천 년의 역사를 겪어오는 동안 완벽에 가까운 진리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물며 이런 일개 협회들을 순수한 봉사심이 아닌 자신의 영달을 위해 이용해 왔던 사람들은 더할 나위 없겠죠.

 




하지만 이런 한국체육계의 협회들은 이런 부정적인 여론에 대해 대부분 이렇게 생각한다고 합니다.

"잠깐 시끄럽겠지만 올림픽이나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성적만 괜찮으면 이런 소리는 금세 사그라들 거야"

라고 말이죠. 썩은 땅에서 설사 꽃이 피어나더라도 그 꽃은 얼마 지나지 않아 금방 시들어버리고 만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깨닫고 스포츠계의 자정작용에 힘이 많이 실려서 변화가 생기면 좋겠습니다. 저 또한 그런 의미로 이런 글을 쓰고 있으니까요.


한 줄 요약 : 썩은 부위는 무조건 도려내야 한다. 결국 암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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