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9.81 파크, 아쉬움이 많았던 미래형 테마파크
혼자 간 제주도 여행기 7탄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드디어 제주도 마지막 시리즈입니다.
https://brunch.co.kr/@wonjue/1773
혼자만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회사 동료들과 합류한 뒤 생각지도 못한 재미있는 콘텐츠를 하나 즐겼습니다. 바로 9.81 파크였는데요. 2020년 7월에 개장했지만 이곳에 대해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제주 9.81 파크는 제주 애월에 위치한 세계 최초의 무동력 레이싱 테마파크라고 하더군요. 일명 스마트 레이싱 파크라고도 부른다고 합니다. 중력 가속도(9.81m/s²)만을 이용한 친환경 레이싱 '레이스 981'이 주력 액티비티이며, 그 밖에도 다양한 실내 액티비티도 즐길 수 있는 스마트 테마파크로 만들어진 곳입니다.
굉장히 넓은 부지에 레이싱을 할 수 있는 곳인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 즐길 수 있다고 하길래 궁금하기는 했습니다. 나중에 아이들과 올 수도 있으니까요. 현장에 도착한 뒤에 곧바로 티켓을 발급받았습니다. 보통의 테마파크처럼 손목에 차는 방식인데 무언가 특별한 디자인이더군요.
중앙홀에 전시된 레이싱 카트를 보니 장난감 같지는 않고 제법 그럴싸해 보였습니다. 이곳에 대한 기대감은 점점 높아졌죠. 일단 짐을 사물함(무료)에 넣어두고 일행과 함께 시간을 맞춰서 경주를 하는 곳으로 내려갔습니다.
레이싱은 정해진 세 개의 코스를 순서대로 세 대의 카트가 동시에 출발해서 함께 돌면서 기록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3번 코스부터 시작해 1, 2번 코스를 돌게 된다고 설명하시더군요. 탑승을 했는데 카트는 그렇게 공간이 넓지는 않았습니다. 엑셀은 없고 브레이크만 오른쪽에 있으며 핸들은 다소 묵직한 편이었습니다.
제 차례가 되어 일행 두 분과 함께 간단한 설명을 들은 뒤 경사면을 따라 아래를 향해 쏜살같이 내려갔습니다. 시속 40km/h가 최대속력이었지만 바람이 불어서 훨씬 빠르게 느껴지는 기분이었죠.
날씨는 꽤 흐렸고 애월읍의 높은 지대에 만들어진 공간이라 바람도 제법 세차게 불었습니다. 얼마나 셌던지 안경을 쓰고 있었음에도 눈물이 절로 맺혔습니다. 그야말로 안구에 습기 차는 상황이었죠.
모든 코스는 출발한 지 2분도 되지 않아 끝났습니다. 내리막길로 빠르게 코스를 주파하면 도착지가 나오죠. 거기에 도착한 뒤에는 카트가 자동모드로 바뀌어서 조종을 하지 않고 스스로 트랙을 따라 올라갑니다. 이 부분이 가장 놀라운 기술인 셈입니다.
하나의 코스를 끝내면 집결지에 레이싱카가 도착하고 다시 올라가서 다른 코스를 타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곳의 또 다른 묘미는 야외 레이싱에 참여한 모든 사람의 기록이 전광판에도 나오고 앱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저는 일행 15명 중에서 최종 순위 4등으로 체면을 살릴 수 있었죠. 등수에 특히 민감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을 십분 살린 아이디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활동하는 모습을 영상으로도 남길 수 있다는 점은 이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정말 큰 묘미라고 할 수 있었죠. 제가 라이딩했던 영상도 한 번 슬쩍 넣어봅니다.
재미있는 구성이었지만 아쉬운 점도 많았습니다.
일단 자유이용권이라는 이름으로 85,500원에 티켓을 팔지만 야외 레이싱은 각 코스별로 단 한 번씩밖에 못 탄다는 점이 많은 분들의 불만이었죠. 처음 타고나니 "아, 이제 어떻게 타야 하는지 알겠다"라고 하시는데 한 번으로 끝이라고 하니 그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죠.
이렇게 하려면 이름을 '자유이용권'이라고 붙이지 말아야 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거기에 서바이벌 게임은 좁은 공간에 지나치게 많은 사람들(25명)이 들어가 취지를 전혀 살리지 못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격이 대부분 2~3미터도 되지 않을 정도로 인구밀도가 높아서였죠.
그래도 평소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종류의 게임들이 있어서 학생들에게는 정말 즐거운 테마파크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최종적으로 검토해 본 바 한 번 정도는 충분히 이런 새로운 형태의 테마파크를 경험해 봐도 괜찮지 않나 싶었습니다.
한 줄 요약 : 9.81 파크, 가성비가 좋다고 보기에는 어렵지만 그래도 한 번 정도는 경험해 보면 좋을 듯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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