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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ama Aug 04. 2022

[멘탈관리LAB] 모르면 인생을 망치는 '고정 편향'

#재태크 #투자 #멘탈관리 #고정편향 #앵커링효과 #인지편향



    우리는 수많은 편견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대부분의 편견은 정보를 받아들이고 해석하고 실행을 경험하면서 생깁니다. 왜 편견이 생길까요? 왜 우리는 삶을 살아 갈수록 완벽해지는 게 아니라 수많은 편견에 사로잡히게 될까요?


    우리가 편견을 갖게 되는 것은 '뇌' 때문입니다. 뇌는 매우 효율적인 기관입니다. 복잡한 거 엄청 싫어하고, 단순하고 안정적이고 에너지가 적게 드는 방식을 좋아합니다. '작심삼일' 같은 것이 대표적인 뇌의 효율적인 반응입니다. 뇌는 갑자기 안 하던 거 하는 거 정말 싫어합니다.


    뇌는 정보를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결정하는 일을 합니다. 뇌는 이 일을 쉽고 빠르게 하고 싶어 합니다. 정보 처리는 단순하게, 이해는 빨리, 결정은 쉽게 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경험 법칙'을 가져다 씁니다. 예전에 얻은 정보를, 분석하고, 이해하고, 결정했던 경험에 빗대어 빠르게 현재의 일을 처리하려고 합니다. 이때 사고의 체계적인 오류가 발생합니다. 그리고 그걸 우리는 '인지 편향'이라고 부릅니다.




    저는 여러 회사를 다녀봤습니다. 대기업, 업종 내 1위 기업들, 대기업의 자회사, 소기업 등 비교적 다양한 회사를 경험했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때마다 꼭 보게 되는 부류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어! 왜 저 사람은 이 회사에서 이러고 있지?' 이런 느낌이 드는 사람들입니다. 느낌은 두 가지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첫 번째는 '감히 저런 사람이 어떻게 이 회사에 다니지?'입니다. 두 번째는 '아니 왜 저 사람은 이 회사에 다니지?'입니다.


    '저런 사람'이 그 회사를 다니는 이유야 많습니다. 낙하산인 경우도 있고요, 일 이외의 능력(?)이 탁월한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저런 사람'과 함께 일하는 것은 사회생활의 고통 중에 하나입니다만 '저런 사람'이 회사에 있는 것이 이해가 안 되진 않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 경우는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왜 저 사람' 같은 경우는 충분히 다양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보이는데 굳이 그 회사에서 안 좋은 평을 받고 스스로 여러 유형의 불만을 가지고 생활을 하는지 이해가 어려웠습니다. 그러다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시급 5천 원을 받고 일하고 있습니다. 성실하고 일머리도 있어 보입니다. 외모나 마인드도 훌륭하다 생각됩니다. 그런데 길 건너만 가도 시급 1만 원짜리 일이 많습니다. 심지어 더 좋은 제안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은 굳이 시급 5천 원에 허드렛일을 하고 있으면서 길 건너로 갈 생각을 하지 못합니다. 이런 느낌입니다.


    왜일까요? 이유는 그 회사나 그 일이 그 사람의 판단기준이 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많은 경우 제한적인 정보와 회사에 대한 이해를 강요당한 상태에서 사회생활의 첫 번째 결정이 이뤄집니다. 그렇게 첫 직장이 사회생활의 기준점이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이것도 일종의 인지 편향입니다. 이를 우리는 '앵커링 효과' 또는 '고정 편향(Anchoring Bias)'라고 부릅니다.


    투자에도 고정 편향이 있습니다. 주식 초보자들이 많이 범하는 실수로 현재 주가로만 기업을 평가하는 실수를 많이 합니다. 현재 주가가 낮으면 평가도 낮고, 현재 주가가 높으면 평가도 높아집니다. 기업 가치의 기준을 주가에 고정한 고정 편향의 사례입니다. 그래서 워런 버핏은 고정 편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주가를 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비슷한 사례로 52주 최고가 대비 얼마나 떨어졌는지를 보고 종목을 선택하는 것도 고정 편향의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52주의 최고가가 앵커가 되는 것입니다. 52주 최고가를 기준으로 '많이 싸다'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52주 최고가 대비해서 많이 빠졌어도 여전히 고평가 중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 생활에도 고정 편향은 많습니다. 대부분 우리가 모르고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상점들의 판매 정책 같은 것입니다. 묶음 판매는 묶음 상품이 더 쌀 것이라는 고정 편향을 이용한 판매 정책입니다. 혹시 '고객 당 최대 몇 개 한정' 이런 거 보신 적 있으신가요? 이것도 고정 편향을 이용한 것입니다. 모든 고객에게 골고루 판매하고자 하는 마트 사장의 선한 마음이라고 생각하셨다면 정말 선한 마음을 가지신 겁니다. 돈 좀 빌려주세요~ 실제로 한 개만 필요했던 고객도 저런 메시지를 보면 최대치를 사게 된다고 합니다.


    또 다른 사례로 자동차 대리점 중앙에 가장 비싸고 좋은 차가 전시되는 것도 같은 원리입니다. 가장 비싸고 좋은 차로 구매자의 기준을 고정시키기 위한 전략입니다. 1억짜리 대형차를 보여주면서 '승차감이나 옵션이 참 좋은데요 굳이 이 정도까지는 필요가 없습니다'라고 해버리면 원래 선택하려고 했던 중형차가 매우 합리적으로 보이게 되는 것이죠.


    협상을 할 때도 고정 편향은 많이 이용됩니다. '얼마 알아보고 오셨어요?'로 시작되는 협상에서 먼저 기준점을 노출하면 무조건 패배합니다. 대부분의 패턴은 이렇습니다. '50 생각하고 왔습니다'라고 하면 '62가 기본입니다'라고 앵커를 던집니다. 그러면 구매자는 62가 기준점이 되어버립니다. 이때 판매자는 '굳이 오셨는데 55까지 맞춰 드리겠습니다'라고 하면 구매자는 기준보다 7만큼 이익을 봤다고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죠.


    심지어 법원의 판결에도 고정 편향이 있다고 합니다. 이때 영향을 주는 것이 검사의 구형입니다. 동일한 범죄라도 검사의 구형량이 높으면 더 높게, 낮으면 더 낮게 선고가 나온다는 통계가 있다고 합니다. 검사의 구형이 앵커 역할을 하는 것이죠. '얼마나 악질이면 검사가 이렇게나 많이 구형을 하겠어?'가 먹히는 겁니다.


    회사에도 고정 편향은 많습니다. 채용과 관련하여 연봉이나 환경, 처우가 별 볼 일 없는 회사인데도 첫 번째 구직자가 석사나 박사 출신이면 그 이후 구직자들은 힘들어집니다. 굳이 업무에는 석박사가 필요도 없는데 그 이후부터는 석박사 여부를 중요시 여기게 되는 것이죠. 연봉 협상에도 고정 편향은 적용됩니다. 희망 연봉을 턱없이 낮게 부르면 안 됩니다. 낮게 부른 연봉이 앵커가 되어 협상에 난항을 겪게 됩니다.


    이처럼 고정 편향은 뇌가 사용하는 지름길 중에 하나입니다. 재밌게도 고정 편향은 학습된 것입니다. 우리의 수많은 경험 중에 스스로 쓸모가 있다고 판단해서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잘 고쳐지지 않습니다. 사람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이유입니다.


    고정 편향은 이성과의 관계에서도 나타납니다. 어릴 적 특정 성향과 행동의 부모가 기준이 되어 그와 비슷한 성향을 보이는 이성에 대해서 반감을 갖는다거나, 어릴 적 이성과의 만남과 헤어짐의 방식을 나이가 들어서도 반복하는 것도 고정 편향의 사례입니다.




    한편으로 고정 편향을 갖는 게 뭐가 문제인가 싶기도 할 것입니다. '그 방식이 내 스타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테니까요. 물론 고정 편향이 효율적인 의사결정의 지름길이긴 합니다. 하지만 고정 편향의 문제는 초기 정보에 너무 의존한다는 것입니다.


    고정 편향 때문에 관계에서 발생할 있는 문제는 상대방의 일회성 행동으로 사람의 전체를 인식한다는 것입니다. 특정 상황에 대한 특정 행동으로 사람을 규정해 버리는 것은 문제입니다. 이러한 추측은 상대와의 의사소통을 방해해서 장기적으로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방해합니다. 사람은 끊임없이 변합니다. 나이가 드는 것만으로도 사람의 성격과 행동은 변화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상대에 대해서 추측하거나 판단하지 말고 묻고 들어봐야 합니다. 의사소통은 고정 편향을 극복할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고정 편향은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의 기회를 막습니다. 또한 유연하고 다양한 사고와 행동의 경험을 차단합니다. 뇌는 똑똑한 척은 엄청하지만 똑똑한 게 아니라 게으른 것입니다. 똑똑하고 효율적인 사고의 패턴이라고 생각하게 하지만 사실은 좋은 결과든 나쁜 결과든 결론만 빨리 내리게 하는 지름길일 뿐입니다.




    고정 편향은 컴퓨터로 치면 '캐시' 같은 것입니다. 캐시는 웹사이트, 앱, 서비스 및 시스템의 다른 부분을 로드하는 속도를 높이는 데 사용합니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지워주면 최근에 사용하는 캐시로 채워져 컴퓨터의 성능을 높여줄 있습니다. 우리 뇌도 마찬가지입니다. 과거의 정보로 고정되어 있는 고정 편향을 삭제하고 새로운 정보로 바꿔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뇌에 저장된 고정 편향의 패턴을 재평가해야 합니다. 재평가를 하게 되면 현실을 더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고, 더 효과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선택지를 얻게 되고 심지어는 개인 관계를 비롯한 여러 삶의 영역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주식 트레이닝 방법 중에 종목 매수의 이유를 기록하게 하는 것이 있습니다. 왜 지금, 그 종목을, 그 가격에 매수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자신만의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가 한 가지만 있으면 안 되고 적어도 3가지 정도는 되어야 합니다. 이런 방식을 사용하게 되면 투자 시 겪을 수 있는 고정 편향을 막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방법을 우리의 삶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를 또는 무언가를 수용하고 이해할 때는 조금 여유를 가져 보십시오. 빠르게 지름길로 가지 않아도 좋습니다. 혼자 외롭게 동굴에 갇혀서 과거의 경험만으로 추측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그냥 하고 싶은 말을 하고, 묻고, 듣고, 표현하고 이해하면 더 좋은 해결책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똑똑한 척하는 뇌를 너무 믿지 마십시오. 뇌가 제시한 지름길은 어디로 향하는지는 말해주지 않습니다. 잘못하면 끊임없는 플랜 B 속에서 살 수도 있으니까요. 비우는 걸 주저하지 마십시오. 금세 채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인생은 너무나도 다채롭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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