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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장가 Sep 09. 2020

무엇을 믿는가

사고실험 10 신념에 관하여

사고실험[thought experiment, 思考實驗];
머릿속에서 생각으로 진행하는 실험. 실험에 필요한 장치와 조건을 단순하게 가정한 후 이론을 바탕으로 일어날 현상을 예측한다. 실제로 만들 수 없는 장치나 조건을 가지고 실험할 수 있다.

출처 : 네이버 두산백과


'사고실험' 서문

*먼저 읽으시면, 글을 즐기시는 데에 더욱 도움이 됩니다.


무엇을 믿는가

사진 1. 하나를 알면 열을 안다와는 다른 문장입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이 있다. 대부분 본인의 뛰어난 직감에 중점을 둔다. 하지만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이 더 가까운 의미일 테다. 우리의 정보처리능력은 불완전하기에 아마 운일 가능성이 크다.


     이런 사람들은 평가에 거침이 없다. 기준의 명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바른 과정을 거쳤다면 자신의 생각이 무조건 맞다고 확신하기 어렵다. 이렇게 오만함을 범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기준을 세워야 할까?

사진 2. 두려움은 모든 생명의 생존 본능에 입각한 원초적인 감정입니다.

     지적 생명체는 커녕 단세포도 찾지 못했다. 지구에서는 35억 년 전 최초의 세포가 광합성으로 산소를 발생시키며 생명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지구 생명체의 궁극적인 목적은 더 많은 유전정보의 전달이다. 환경에 맞 전달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화했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힘을 가졌다. 결국 경쟁자를 밀어내고 만물의 영장이 되었다.

     모든 생명이 가지고 있는 본능이 있다. 바로 무지로부터 오는 두려움이다. 정착하여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자연의 변화는 집단의 존립과 직결됐다. 물론 여러 해를 걸쳐 보편적인 정보 쌓였지만 변칙적인 자연재해는 공포였다.
     집단생활을 하며 감정의 유대는 더욱 강화됐다. 정을 나눈 이들의 죽음은 크게 다가왔다. 사라졌지만 무언가 남아있었다. 그들이 영원히 안녕하기를 바라며 죽음 너머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사진 3. 종교에 대한 학문적인 이야기입니다. 더 많은 종교가 존재하지만 우리에게 가까운 종교만 말합니다.

     무지로 생긴 빈틈을 초월적인 존재로 채운다면 정말 편하다. 절대적이기에 당연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사회와 종교는 결합되어 함께 발전했다. 종교를 큰 갈래로 나누면 아브라함 계통 인도 계통이 있다.

     아브라함 계통은 성경 창세기의 아브라함을 뿌리로 두는 유일신교를 말한다. 대표적으로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가 있다. 유대인이 유럽 전역으로 이주하며 전파됐다. 예수의 죽음 이후 간편해진 기독교가 로마의 국교가 되면서 큰 영향력을 가졌다. 이때 이슬람교가 탄생한다.
     인도 계통의 종교는 윤회와 같은 공통의 교리를 함께하는 힌두교와 불교가 있다. 중국을 통해 우리에게 들어와 크게 융성했다. 그 후 인도는 이슬람 세력에 정복당했다. 불교의 중심이 동아시아로 옮겨졌지만 유교가 등장했고 불교문화권에 공산주의가 성행하면서 더욱 약화되었다.

사진 4. 십자군 전쟁은 교황도 역사적 과오라고 인정하고 사과한 문제적 사건입니다.

     이런 믿음들이 미지의 두려움으로부터 지켜주었다. 종교는 집단의 안정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었다. 체계화된 법이 있기 전에 예절과 도덕에 영향을 주었고 관습으로 굳어져 문화를 형성하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선을 추구하기에 윤리에 있어서는 아직까지도 영향력이 크다.

     고대 로마에서는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을 안 좋게 생각했다. 도움으로 인해 더욱 타락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기독교가 국교로 지정되고 국가가 주도적으로 돕기 시작했다. 그 후 구제는 종교활동에 중요한 위치로 자리 잡았다.
     우리는 지리적 특성상 외세의 침략이 잦다. 그래서 살생을 금하는 불교가 침략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호국불교가 발전했다. 대표적으로 팔만대장경 편찬, 임진왜란과 3.1 운동의 참여로 외세에 맞섰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같은 믿음을 따르지는 않는다. 권력 유지 수단으로 사용되고, 불순한 목적을 위해 종교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의 이성을 마비시켰다.

     십자군 전쟁은 성지 탈환이라는 그럴듯한 이유로 종교적 광기의 전형적인 예를 보여줬다. 이런 종교 원리주의로 빈 라덴은 미국에 테러를 감행했다. 종교가 아닌 개인의 기준을 세울 수는 없었을까?

사진 5. 서양 철학사를 전반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인물과 세부적인 철학 내용은 제외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세상은 무엇인가, 무엇이 옳은가는 서양 철학의 주된 질문이다. 처음에는 신화(神話)로 답했다. 하지만 결국 이야기일 뿐이다. 이성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로 철학이 탄생했다.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한 질문이 서양 철학의 기틀이 됐다.
     기독교의 등장으로 철학은 신학의 시녀로 전락했다. 철학을 이용해 신을 설명하려 했다. 이때 본격적으로 대학이 생기고 논리학이 주로 연구됐다. 그 결과 철학과 신학이 분리되기 시작했다.

     과학의 발달에 따라 기존의 지식이 부정당했다. 근대 철학은 모든 것을 의심하는 합리주의로 시작한다. 철학이 체계화되면서 신에게 벗어나 인간의 이성 중심 사고관으로 변한다.
     이 사고관은 현대를 만들었다. 하지만 산업화로 인한 심각한 사회문제는 공산주의를 낳았다. 크고 작은 전쟁이 있고 난 뒤에 인간에 대한 회의를 느꼈다. 우리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한 실존주의가 확립되기 시작한다. 현대 서양의 사상적 틀이 완성됐다.

사진 6. 동양 철학사의 전반적인 설명을 위해 우리나라는 제외했습니다. 흐름을 같이하지만 세부적인 부분에서 많이 차이나기 때문입니다.

     서양과 다르게 중국은 세상에 대한 이해가 아닌, 어지러운 세상을 극복하기 위한 사상이 발달했다. 개인으로 시작한 그들과 다르게 우리는 전체로 시작했다.

     통치에 관한 사상이 쏟아져 나왔다. 이런 사상가들을 제자백가로 다. 진나라가 통일왕조를 세워, 법가가 먼저 주류를 됐다. 하지만 한나라가 들어 서고 유교가 차지했다. 하지만 백성들 사이에서는 도교가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다.
     당나라 때 활발한 국제 교류로 불교가 들어왔지만 유교의 벽은 넘을 수 없었다. 하지만 동양 철학의 발전은 불경 번역과 함께한다. 이유는 세속적인 중국의 가치관과 내세지향적인 불교가 충돌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유교, 도교, 불교가 융합되어 동양 철학의 기반이 되었다.


     근대에 들어와 청나라는 서양 열강에 시달리게 된다. 이런 원인을 서양 철학이 우월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유학을 대체하기 위해 새로운 사상을 찾아 나섰다. 당시 러시아에서는 혁명의 바람이 불고 있었고 중국까지 닿게 됐다. 혼란의 상황에서 공산주의는 물밀이 들어왔다.

     옛것을 버리고 새것을 만들자라는 구호로 문화 대혁명이 일어났다. 사실 동양 철학은 서양 철학계에서 큰 관심이다. 하지만 과거에도 분서갱유와 문자의 옥으로 셀 수 없이 많은 철학서가 사라졌다. 어쩌면 서양 철학의 강세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사진 7. *소신공양이란, 부처에게 공양하기 위해서 스스로 분신을 하는 행위를 말한다. 또한 윤리적, 정치적, 종교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사용된다.

     모든 사람이 인생을 성공하는 게 아니듯 모두가 신념을 갖지는 못했다. 그 자리는 여전히 절대적인 존재가 차지했다. 본인의 신념이 배제된 체, 집단의 믿음을 여과 없이 받아들인다. 그런 역사적 과오는 계속해서 되풀이된다. 하지만 개인의 신념이 하다면 다른 결과를 만들어낸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 전투기가 고장난 미국의 폭격기를 발견한다.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 그들을 안전지대로 인도해줬다. 말없이 경례만 할 뿐이었다. 광기 속에서도 본분을 다하면서 신념을 지켰다.
     베트남의 한 고승이 독재에 맞서 승려들의 시위 가운데 가부좌를 틀고 소신공양을 했다. 미동도 없었고 소리조차 내지 않았다. 신념이 생명의 생존본능을 초월한 순간이었다. 그렇게 열반에 올랐다.
     멀리 갈 필요 없이 소방관을 본다면, 그들이라고 불이 두렵지 않을까. 생명을 살리고자 하는 신념이 있을 뿐이다.

사진 8.  이 글은 비판적인 생각이 배제된 맹목적인 믿음을 비판합니다. 정말 신학을 공부했다면 자신을 신이라고 주장을 믿지 않았을 겁니다.

     이유 없는 우주에서 목적을 찾는 철학은 어렵다. 일단은 살아남아야 했기에 잠시 절대적인 존재에게 맡겨놨다. 우리는 무지했기에 되찾는 과정은 험난했다. 이성으로 만물의 영장이 된 만큼 생각의 주인이 되지 못한다면 노예가 될 뿐이다. 우리는 이 소중한 신념을 잘 간직해야 한다.

     흐르지 않는 물은 썩는다는 인문계와 자연계를 관통하는 사소한 진리다. 비판과 인정이 두려워 가장 편리한 선택은 비난이다. 본인을 증명하는 게 아닌 상대의 빈틈을 찾아내는 것이다. 자유는 타인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을 때 존중받을 수 있다. 신념 또한 그렇다. 결국 자연의 진리대로 썩고 도태될 뿐이다.

     자연은 모두를 데려가지 않는다. 우리는 모두를 데려가려고 한다. 하지만 불완전한 쪽은 우리기에 좋지 못할 선택을 할 가능성이 더 크다. 주관이 없다면 다른 생각의 수단이 되어버린다. 그 결과는 우리가 안다. 광기를 신념으로 착각해, 창문 없는 화장실이 될 뿐이다. 역사는 생각을 지키고 확장하면서 진보했다. 지만 올바른 생각이 없다면 다시 자리를 뺏기게 된다. 


     세상에 목적 없이 던져진 우리는 단지 살아간다. 하지만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신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논리적 비약과 모순이 분명 존재할 겁니다. 하지만 옳고 그름을 떠나, 어떤 주제에 대해 단지 여러분들과 대화하고 생각하실 시간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사진 출처

사진 1 : https://unsplash.com/photos/kZCBczFD8BM

사진 2 : https://unsplash.com/photos/3DuDyX5Fpuk

사진 3 : https://unsplash.com/photos/VPTSmbGba7Q

사진 4 : https://unsplash.com/collections/9481214/paintings

사진 5 : https://pixabay.com/images/id-2603284/

사진 6 : https://unsplash.com/photos/eltps1t7gDY

사진 7 : https://unsplash.com/photos/cfWVYUKVyPY

사진 8 : https://unsplash.com/photos/CMOa3H1SXG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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