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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장가 Sep 19. 2020

정말 평등할까

사고실험 11 평등에 대해서

사고실험[thought experiment, 思考實驗];
머릿속에서 생각으로 진행하는 실험. 실험에 필요한 장치와 조건을 단순하게 가정한 후 이론을 바탕으로 일어날 현상을 예측한다. 실제로 만들 수 없는 장치나 조건을 가지고 실험할 수 있다.

출처 : 네이버 두산백과


'사고실험' 서문

*먼저 읽으시면, 글을 즐기시는 데에 더욱 도움이 됩니다.


정말 평등할까

사진 1. *제로섬 게임은 한쪽의 이득과 다른 쪽의 손실을 더하면 제로가 되는 게임을 일컫는 말이다. 정치·경제·사회 등의 무한 경쟁 상황에서 이득을 독식하는 현상을 말한다.

     쉬는 날 모처럼 소파에 앉아 리모컨을 집었다. 딱히 뭘 봐야 할지 몰라 이리저리 채널만 돌린다. 결국은 뉴스다. 또 청탁과 비리에 관한 내용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열심히 살아온 노력에 대한 보상인가?


     사회는 제로섬 게임과 같다. 이득이 있으면 누군가는 반드시 손해를 본다. 아무리 평등하다고 배웠지만 현실은 아니라고 느껴진다. 그렇다고 평등하지 않다고 말하기도 애매하다. 우리는 정말 평등할까?

사진 2. 여기서 말하는 평등은 자연이 아닌 우리의 기준입니다.

     자연은 균형을 좋아한다. 보이지 않는 먹이사슬로 생태계는 유지된다. 이는 평등을 의미하지 않는다. 포식자는 다른 동물을 먹이로 삼기 때문이다. 심지어 다수임에도 대항할 방법은 없다. 그래도 목표는 같다. 생존과 번식이다.

     크고 작게 집단을 이루며 살아간다. 우두머리와 일꾼처럼 계급이 분명하다. 생존을 위한 전략이다. 번식에 우위는 있지만 그만큼 희생해야 한다. 심지어 더 나은 개체가 등장하면 대체되고 버려진다. 우리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뇌 용량이 증가해 지능이 높아졌고 효율적인 이동을 위해 직립 보행을 했다. 머리는 커졌지만 골반은 좁아졌다. 문제는 조산(早産)이다. 다른 동물과 달리 성숙하지 못한 체 태어난다. 이는 훌륭한 먹잇감에 불과하다.

     집단을 이뤄 서로를 돌봤다. 자연스럽게 안과 밖으로 분업이 이루어졌다. 혈연관계로 맺어졌기에 당연한 위계질서가 잡혔다. 하지만 집단이 커지면서 새로운 문제가 생겼다.

사진 3. *평등은 인간이 기본적으로 타고나는 것에 대해 차별이 없는 것을 말한다. 특히 경제적 이유로 인한 사회적 약자를 합리적인 차별로 그들에게 기회를 준다.

     종의 전쟁에서 승리했다. 안정된 생활을 위해 정착하여 땅을 일궜다. 인구는 증가하고 집단은 빠르게 성장했다. 좋은 땅을 차지하기 위해 정복에 나섰다. 그들을 노예로 삼았다. 보다 비옥한 땅은 작물을 필요 이상으로 안겨 주었다. 불평등은 이렇게 시작됐다.

     더 이상 주먹구구식 통치는 먹히지 않았다. 새로운 질서가 필요했다. 선택받은 소수가 지배하며 벗어날 수 없는 굴레가 만들어졌다. 우리가 알고 있는 주류 종교가 탄생했다. 불평등을 이겨내고자 그들을 믿었다. 하지만 정치와 결합하여 정신마저 지배했다.


     자연은 불평등하다. 우리는 사람답게 살기 원했다. 선택할 수 없는 조건으로 이유 없는 차별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다. 우월이 아닌 차이를 인정하고 돕는 게 진정한 평등이다. 먼저 신분에서 벗어나 인격 평등을 이뤘다.
    풍요는 항상 특정 계층이 독차지했다. 심지어 갈망할 자유조차 없었다. 산업혁명으로 물질이 넘처났다. 자본주의가 심화되면서 빈부가 생활수준을 결정했다. 결국 개인이 극복하지 못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해결을 위해 국가가 나섰지만 극복은 어려웠다. 다시 불평등이 시작됐다.

사진 4. *집정관은 로마 공화정 때에, 행정과 군사를 맡아보던 장관을 말한다. 사실상 왕을 제외하고는 가장 중요한 직책이다.

     우리가 생각하게 되면서 평등을 위한 노력이 시작됐다. 고대 그리스에서 민주주의가 출발했다. 직접민주주의를 지향했다. 가난한 시민이 정치 참여에 차질이 없게 수당을 지급했다. 추첨을 통해 의장을 선발해 모든 시민이 민주공화국 수장이 될 수 있었다. 이는 정치 활동을 최고 영예로 여겼기 때문이다.

     로마 시민은 공화정 형태로 정치에 참여했다. 로마를 사랑하고 자유에 대한 애착이 있었다. 귀족이 가진 영향력도 무시 못했다. 이들이 내린 결정은 대부분 현명했다. 신분에 맞는 책임을 다하고자 헌신했다. 최고 결정권자인 집관을 양분하면서 건강한 경쟁을 이어갔다.


     이탈리아 반도에 르네상스가 찾아왔다. 각 도시에서 교회와 주민이 결합해 자치권력을 형성하여 도시 공화주의를 탄생시켰다. 정치 이론이 발전하면서 권력기구가 분립되기 시작했다. 많은 도시에서 노예 제도를 폐지하고 부르주아 계층이 등장하면서 근대사회가 다가왔다.

     절대적으로 성장한 종교 아래에서 억압과 차별은 더욱 심해졌다. 귀족과 성직자는 특권을 누렸다. 계몽운동에 영향을 받아 시민들이 들고일어나 혁명이 시작됐다. 사회에 퍼진 만연한 부조리를 없애고 인권을 탄생시켰다. 시민혁명으로 근대 민주주의가 시작됐다.

사진 5. 현재 민주주의가 영향을 받은 3대 시민혁명은 영국의 명예혁명, 프랑스 대혁명, 미국의 독립전쟁이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서로를 이용해 급속도로 발전했다. 이제는 국경선을 넘어 바다를 건넜다. 충돌은 불가피했고 전쟁으로 이어 젔다. 잠시 주춤했지만 이를 계기로 더욱 발전하고 새로운 사상도 탄생했다.

     실상은 허상을 따라잡지 못했고 대공황이 찾아왔다. 극복하기 위한 반등을 노린 전쟁은 결국 남 좋은 꼴만 됐다. 최종 승자는 민주주의였다. 식민지배에서 벗어난 국가들에 빠르게 확산됐다. 어느 때 보다 찬란한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민주주의는 평등이 핵심이다. 국가가 주도적으로 차별 해소에 힘쓰고 약자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모두가 권리를 가졌다. 자연은 다양성으로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통해 유지된다. 민주주의 또한 그렇다.

     개인이 이기심을 추구하면 결국은 전체가 이득을 본다. 대부분 상식적인 선택을 하기 때문에 위험한 생각이 주류가 되기 힘들다. 이렇게 옳은 선택을 하는 다수가 사회를 이끌고 간다.

사진 6. *신자유주의는 국가의 시장 개입을 비판하고 경제적 합리주의를 지향하기에 기회의 불평등도 정당화한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보편적 자유보다 평등권을 중시한다.

     민주주의는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많은 나라들이 해방됐다. 민주 진영으로부터 도움을 받았기에 자연스럽게 들어왔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독재로 회귀했다. 선진국은 이미 민주적 기반이 잡혀있었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했다. 많은 전문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다양성은 민주주의를 지속시키는 원동력이다. 문제는 불완전한 인간이다. 항상 위기가 닥치면 완벽한 해결이 아닌 적당한 극복이었다. 위기는 반복되었고 쌓였다. 그 결과로 신자유주의가 등장했다. 약자를 보호하는 게 평등이다. 평등은 민주주의 핵심이념이다. 그래서 복지국가가 있다. 하지만 이를 축소시켜버렸고 평등은 멀어졌다.


     심지어 평등은 강대국끼리만 적용됐다. 인권을 확립한 후에도 다른 나라를 동등하게 대우하지 않았다. 심지어 프랑스는 베트남에 다시 식민지배를 시도했다. 평등이 성문 된 독립선언을 한 조지 워싱턴과 토머스 제퍼슨은 노예를 수백 명이나 소유했다.

     계몽운동에 촉발된 시민혁명을 통해 민주주의가 탄생했다. 당시 부를 거머쥔 부르주아 계급이 대부분 권력을 독점했다. 대중들은 선거권을 얻은 타협된 민주주의였다. 시작부터 한계가 존재했다. 어쩌면 보다 많이 알게 된 우리에게 평등을 줬지만 형식적이었을 수도 있다.

사진 7. *중우정치는 이성보다 일시적 충동에 의하여 자우되는 대중들의 정치를 말한다. 고대 그리스 민주 정치의 타락한 형태를 이르던 말로서 민주 정치를 멸시하는 뜻으로 쓰인다.

     민주주의는 대중이 힘을 가진다. 단지 얻어진 게 아닌 쟁취했기 때문이다. 노력한 만큼 애정이 생겼다. 지키기 위해 많은 희생도 했다. 그 결실은 믿음이 되었다. 하지만 맹목적으로 변했고 성역화되었다. 이런 믿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올바른 판단력을 가지지 못하게 했다.

     일제에 해방 후엔 독재를 맞이했다. 하지만 우리는 빠르고 제도적인 민주화를 이뤄냈다. 단기간에 이뤄냈기에 성숙될 시간이 부족했다. 문제는 민주화 이전 사회 주류층이 여전히 큰 영향력을 지녔다. 우리가 해결하지 못한 민족반역자와 군부독재에 미미한 처벌이 이를 증명한다.


     민주주의 전제는 계몽된 시민이 참여하는 정치다. 이는 많은 지식을 의미하지 않는다.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비판적 사고를 말한다. 우리는 정치에 관심이 많다. 이를 올바른 정치참여로 착각한다. 비난을 잘할 뿐이지 비판을 잘하는 게 아니다.

     대학 진학률은 최고다. 하지만 생각을 키우는 독서량은 최하위, 그저 받아들이는 실질적 문맹률은 최고다. 비판적 사고를 배제한 정치참여율은 높다. 결국은 지역감정과 진영논리가 주가 되는 중우정치다. 찬란한 고대 그리스 민주주의는 이렇게 망했다.

사진 8. 정치사상의 옳고 그름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민주시민으로서 역량을 강화하자는 말입니다.

     자연은 애초에 평등을 생각하지 않다. 우린 그 안에서 사람답게 살기 위해 노력했다. 많은 희생이 따랐지만 더 나은 삶을 위해 감수할 수 있었다. 선택할 수 없는 차별과 보다 힘든 사람을 위한 생각이 모여 민주주의를 만들었다.


     제도 문제일까? 칼은 사람을 죽이기도 하지만 살리기도 한다. 권력은 공백을 허용하지 않는다. 민주주의는 우리가 주인이다. 정작 우리는 이미 죽은 생각과 설전을 벌이는데 힘을 쏟고 있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말이 비단 개인에게만 적용되는 게 아니다.


     우린 민주주의 아래 살고 있지만 민주 시민의식은 부족하다. 우리 부모들은 목숨 바쳐 독립했다. 우리가 좋은 세상에 살기 바라며 피를 흘려 민주화를 이뤄냈다. 그런 우리는 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논리적 비약과 모순이 분명 존재할 겁니다. 하지만 옳고 그름을 떠나, 어떤 주제에 대해 단지 여러분들과 대화하고 생각하실 시간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사진 출처

사진 1 : https://unsplash.com/photos/U-Vu_r6qyyU

사진 2 : https://unsplash.com/photos/HTyONr8k5TQ

사진 3 : https://unsplash.com/photos/m6RCv8K0rTM

사진 4 : https://unsplash.com/photos/DZpc4UY8ZtY

사진 5 : https://unsplash.com/photos/ID1yWa1Wpx0

사진 6 : https://unsplash.com/photos/7x_FijNXMaY

사진 7 : https://unsplash.com/photos/_cpu-nljxiE

사진 8 : https://unsplash.com/photos/0nkFvdcM-X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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