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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재윤 변호사 Aug 25. 2022

로봇카페는 성공할 수 있을까?

우리의 미래의 삶은 어떻게 변해갈까.

사무실 가까이에 무인로봇카페가 생겼다.
키오스크에서 음료 선택 및 결제 후 자리에 앉아 기다리는 사이 로봇이 해당 음료를 만들고, 음료가 완성되어 내 휴대폰으로 문자 알림이 오면 받으러 가는 구조다.

로봇으로부터 아이스 카푸치노를 건네받아 한 모금 마셔본다. 나쁘지 않다.
'로봇이 만들어주는 카푸치노. 신기한데? 생각보다 먹을만한데?'

로봇카페의 모습은 이렇다.

그런데 딱 거기까지다. 그 이후부터는 저 마음 깊은 곳에서 헛헛함이 올라온다. 카푸치노를 계속 마셔도 채워지지 않는다.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니, 나는 그저 커피를 사 마시기 위해 카페에 가는 것이 아니었다. 카페 공간을 가득 채운 커피 향기, 커피를 내리느라 분주하지만 경쾌하고 생동감 있는 분위기, 화기애애 웃으며 대화하는 사람들의 표정, "맛있게 드세요!" 주인장의 경쾌한 인사 소리. 건네받은 커피에서 느껴지는 주인장의 정성 가득한 온기. 오히려 정신없는 하루 속에서 잠시나마 이러한 아날로그적 감성을 느끼러 카페에 가는 이유가 더 컸다. 커피는 부차적이었다.

로봇카페에서 느껴지는 헛헛함의 이유가 분명해진다.
'감성'의 부재. 기계로는 채울 수 없는 바로 그것. 아무리 사무실과 가까운 들 로봇카페를 갈 일은 더 이상 없을 듯하다.

그렇게 느끼는 것은 나만은 아닐 터.
과연 로봇카페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까?
나는 여기에서 소비자 층이 나뉠 것이라 생각한다.

즉, 금액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맛을 일정 수준 유지한다는 전제 하에, 금액이 중요한 소비자층은 로봇카페를 선택할 것이다. 반면 감성이 중요한 사람들은 기존 사람이 운영하는 카페를 선택할 것이다.

로봇 커피가 가격경쟁력과 맛을 확실히 잡아갈수록, 사람이 운영하는 카페는 더욱 사람만이 가능한 온기 어린 감성을 표현하며 차별화될 것이다. 그렇게 무인화, 로봇화 서비스는 일반적인 것, 사람이 직접 움직이고 창작하는 아날로그적 서비스는 특별한 것으로 구별될 것이다.
마치 기성품과 명품처럼 말이다.

앞으로 펼쳐질 가상세계에서도 마찬가지.
우리는 인터넷만 연결되어 있으면 전 세계 어디든 쉽게 갈 수 있을 것이다. 클릭 한 번에 그리스의 한 해변가에 가 있을 것이다. 가상세계는 현실세계와 더욱 닮아갈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시간과 공간에서 더욱 자유로워질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대중화될수록 직접 오감을 느끼며 경험하는 것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그때 가서 우리는 그의 진가를 알게 될 것이기에. 마치 코로나로 줌 회의를 하고 나서야 직접 만나서 아이 컨택하며 소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가상으로 경험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 직접 경험하는 것이 특별한 것으로 여겨질 것이다.
'얼마나 직접 경험하는가'가 빈부의 차를 가르는 잣대가 될 수도 있다.

그러니 나중에 그 가치를 절실히 깨닫기 전에 평소에 충분히, 다양하게 경험하고, 느끼고, 만나자.
기계들에 의존하기에 우리들은 너무도, 너무나도 감성이 필요한 인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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