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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코슈카 Jan 05. 2022

새해 첫 PCR테스트

실컷 놀고 난 후 자숙하며 임한 테스트 결과가 음성이라 다행이다

올해는 실베스타(12월31일을 지칭하는 독일어)를 친구들과 여러 사람들과 파티로 지새웠다. 참석하기로 한 모두가 사전에 PCR테스트를 하고 (물론 negativ 결과를 갖고) 최대한 안전하게 모일 수 있도록 동의했다.

꼭대기 층에 사는 친구네 새 집엔 테라스도 두개나 딸려있고, 이상기후는 때마침(!) 연말과 새해에 찾아와 봄날같은 15도의 날씨로 실베스타를 맞았으니, 밤에도 테라스에서 시간을 보내기에도 그리 나쁘지않았고, 스무명 남짓한 사람들이 모두 실내에 옹기종기 있을일이 없어 다행이기도 했다. (오스트리아의 코로나-실베스타 파티 규제는 백신접종자는 25명까지 모임이 가능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우리모두 점점 이런저런 종류의 알코올을 섭취해가며 말이 많아졌고, 디제잉 턴테이블 앞에서 굳이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서로의 말이 더 잘들리도록 가까이,, 더 가까이,, 다가가 대화를 나눴다. 살짝 취기가 올라온 그 와중에 문득 '아 나 얘랑 너무 가깝게 서서 얘기하는거같아.. 얘가 말할때마다 내쉬는 숨결이 너무 느껴져..ㅋㅋ' 이런 불안감이 찾아왔고 Flo와 집에오는 길에 얘기하면서, 자기도 그런 생각이 계속들었다고 한다. PCR테스트가 전부 말해주지 않는 모든 가능성과 불확실성, 이러한 혹시나의 가능성 조차도 완벽하게 그 여부와 근거, 원인과 경로 등을 파악할 수 없으니 여전히 어느정도의 불안을 안고 사는 지금 이 시대의 피로감과 압박이 우리 모두와 함께 새해로 고스란히, 성공적으로 옮겨왔다.


뭐 더이상 유난떨일 없이, 실베스타에 혹시나 감염되었을 가능성을 타진함과 동시에, 여러사람과 파티를 했다는 이유없는 일종의 죄책감과 책임감을 갖고 4일 후 PCR테스트를 한건 비단 우리커플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게 어제, PCR가글테스트를 하고 아침에 결과를 받았다. 여느때보다 약간 긴장된 마음으로 결과를 열어보니.....(두구두구두구) Negativ!


이렇게 변함없이 2022년 새해를 시작한다.

오늘 아침에 확인한 PCR 랩 테스트 결과 확인서


난 인내심이 상당히 있는 편이고 웬만한 터프한 상황에 대한 tolerance도 높다고 늘 여겨왔다. 하지만 코로나의 끈질긴 생명력과 이들이 나와 우리의 삶을 심하게 간섭하고 통제해오고 있는 이 시간들과 앞으로 얼마나 더 오래 지속될지 모르는 이 상황, 그리고 멍청하기 짝이없는 사람들의 어리석고 무모한 반응과 태도는 때때로 힘들다, 화도 난다.


그래서,라고 말할 순 없지만 뭔가 기록을 남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올해 내가 할 수 있는 결심 중에 좀더 부지런히 글을 쓰는 것도 포함시키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코로나가 이 삶에 들어와있는 한 삶의 크고 작은 부분에서 무언가와 계속해서 연결되어 있을테고 그 모양과 형태가 계속 변화될테지. 나중에 그걸 돌이켜보는 것도 재미일 수 있겠다 싶어 할 수 있는대로 기록해보기로 했다.




가정에서 손쉽게 할 수 있도록 무료로 보급된 PCR 가글 테스트 키트


social number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지정된 가게에서 위와 같은 테스트키트를 받을  있다. 보통 한번에 8박스를 준다. 안에는 테스트 시약과 가글  뱉어내제출 튜브,  과정을 손쉽게 해줄 종이 스트로우 등이 들어있다. 해당 웹페이지에 개인정보를 등록하거나 가입 , 키트 고유번호를 등록해 테스트를 시작하면, 본인 신분증 인증, 60 가글링 영상 촬영, 뱉어낸 튜브 바코드 촬영  업로드 등의 일련의 과정을 가이드해주어 간단히 몇분안에 테스트를 완료하게 된다. 동봉된 봉투에 밀봉해 박스에 다시 넣고, 드럭스토어나 지정된 슈퍼에 비치된 수거함에 넣으면 매일 9 오후 2, 픽업을 해가고 그렇게 랩에서 검사된 결과가 24시간  이메일로 전달된다. EU국가에서 통용되는 QR코드와 디지털 증명서, 그린패스 그리고  테스트 결과증명서 등의 형태로 발급되어 보통 요즘은 48시간 유효하게 사용하게 된다.


Flo와 나는 세번째 부스터 샷까지 맞았으니 웬만한 곳에 코로나 테스트 결과 없이 드나들고 이용할 수 있지만, 자발적으로 나와 만나게 되는 친구나 다른 사람들을 위해 거의 매번 모임 전에는 이렇게 테스트를 하고있다. 비용이 들지않고, 많은 수고와 시간을 요하지 않으며 게다가 모두가 안전하고 편안할 수 있으니, 이런 방식으로 가능한 최선을 만들어갈 수 있게한 오스트리아 정부의 신속하고 적합한 조치는 사실 쫌 칭찬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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