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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 Jun 30. 2019

이번 여름, 낭만적인 여행을 꿈꾼다면

with 영화 이케아 옷장에서 시작된 특별한 여행

카카오채널에 노출되었어요! 



(스포는 없고, 영화를 통해 생각할 수 있는 '여행 이야기'들을 적었습니다.)


보통의 회사원이라면 1년에 한 번 빨간 날을 제외하고 온전히 검정 날로 5일 쉴 수 있다. 물론 우리의 비타민들. 토요일, 일요일을 양옆으로 끼면  7일,  168시간을 온전히 '나'만을 위해. 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냐면 1년 전 이무렵 쯔음 여름휴가를 다녀오고 나서 그다음 여름휴가를 준비할 정도. 겨울부터 '이번 여름휴가는 어디로 가볼까' 생각하기 시작해서 3개월 전에는 이미 티켓팅을 끝마쳐 버린다. 일 할 때는 꽁꽁 숨어있다가 휴가 갈 때만 되면 나오는 이 미친 추진력. 2개월 전부터 여름휴가에 가있는 행복한 나를~ 시뮬레이션 최소 20번 돌리고 30일 전, 퇴근할 때마다 달력에 엑스표를 쳐가며 d-day를 겸허한 마음으로 기다린다. 여름휴가란 나에게 그런 것.

파텔이 '이케아'에 빠지지 않았더라면, 파텔은 지금처럼 다채로운 풍경을 볼 수 있었을까?

너무도 소중한 시간들이 이기에 이 시간들을 절대로 헛되이 보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엑셀에 차곡차곡 나의 여행 계획을 세웠었다. 블로그에 차고 넘치는 여행 후기들, 또 그 여행지에 다녀온 사람들의 생생한 증언들, 또 각종 여행 서적들을 참조해 가며 '해야 할 것들'을 차곡차곡 꾸렸다. 흡사 전쟁터에 방불케 하는 나의 여행터.


그렇게 몇 차례의 여름을 든든한 엑셀이와 보냈고, 브런치에 내 여행 이야기를 남기면 좋을 것 같아 <여행하고 난 뒤 내가 가장 감명 깊었던 순간들>을 되내어 보았다. 그 순간들의 이야기는 차곡차곡 꾸렸던 내 엑셀 목록에는 아무리 찾아봐도 나오지 않았다. 대신, 우연히 갔던 발길들 속에 있었다. 계획표에 적힌 것들을 하나하나 부수느라 온몸의 기력이 다 떨어져 '에라 모르겠다. 물이나 마시자'하며 갔던 게스트하우스 휴게소에서 우연히 만났던 사람들에게서, 한국에서부터 예매했던 쇼를 놓치고 '망했다. 오토바이나 타자'며 골목골목을 누비며 내 눈에 담았던 아이들과 골목 속 풍경에서, 집에 돌아오는 길 '아쉬운데 근처 산책이나 해볼까' 산책길에서 영화에나 나올 법한 드넓은 호수를 만난 것도.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내려놓고 있을 때 블로그에도, 책에서도, 볼 수 없는 진짜 나만의 이야기들이 펼쳐졌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다운 풍경과 사람들 속에서.    

누구나 한 번쯤 꿈꿔보는 파리, 낭만, 사랑


그리고 이번 여름휴가 전, 난 영화 우연히 '이케아 옷장에서 시작된 특별난 여행'을 만났다.


인도 뭄바이 출신의 '파텔' 어렸을 때부터 동경해오던 이케아를 보기 위해 무작정 낭만의 파리로 떠난다. 이케아 매장에 전시된 옷장에 잠들어 영국 런던, 바르셀로나, 로마 그리고 트리폴리까지  가게 된다. 그 속에서 난민이 되기도 하고, '마리'를 만나 첫눈에 심하게 반해버리는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유명 여배우 '넬리'와 영화 속 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 옷장에 갇히지 않았더라면 절대 겪을 수 없는 상황들. 감정들. 사람들. 그리고 엑셀에는 나오지 않는 '나만의 이야기들'

영화가 현실이 되는 순간들 하나.
영화가 현실이 되는 순간들 둘.


영화가 끝나고 운이 좋게도 <서른 결혼 대신 야반도주>의 저자이자 <JTBC 트래블러> 김멋지, 위선임 작가와 GV( Guest Visit) 시간을 갖게 되었다. 여행과 관련된 수많은 질문들과 대답들이 이어졌고, 생각지도 못했던 그야말로 여행 같은 일들이 펼쳐졌다.

 

그녀만의 선택을 하는 멋있는, 닮고 싶은 여자들
'여행'이라는 주제와 너무 잘 맞는 예상치 못한 것들


인터뷰 중 광고가 나와버린 것이다. 그것도 영화 주제와 너무 맞닿아 떨어진 광고들이 후두둑.


영화를 보러 가기 전 내 계획들에 벗어나간 이 우연한 상황이 주는 재미.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주는 새로움은 글을 쓰고 있는 지금까지도 머릿속에 강렬히 남아있다. 영화 속 그 어떤 내용 보다도, 영화를 보러 가기 전 설렘 보다도, 작가님들의 멋있는 답변 보다도 더 강렬한 한 컷.


그 한 컷은 예상하지 못했으니까. 계획하지 않아서. '무언가를 얻어가야겠다'라는 강박관념을 내려놓았으니까. 무엇보다도 엑셀에 나오지 않았던 이야기였기 때문에. 이번 여름, 낭만적인 여행을 꿈꾼다면, 바로 오늘 내가 느낀 마음으로 떠나보면 조금 더 새로운 색들과 마주치지 않을까?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정말 '나만의 색'들로 가득 찬.


영화 <이케아 옷장에서 시작된 특별난 여행>이 이야기한다. "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는 바다를 건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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