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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드마리 Apr 21. 2022

[책리뷰] 살아가기에 가치 있는 삶을 만들기 위해서

인생이 지옥처럼 느껴질 때

방법론적인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지만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더 중심이 되는 책.


책의 표지 윗부분에는 ‘변증법적 행동치료 창시자 마샤 리네한이 알려주는 살 가치 있는 인생 만드는 법’이라고 적혀 있어 변증법적 행동치료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룰 거라 생각했지만, 책 표지 아랫부분을 보면 ‘변증법적 행동치료 창지사 마샤 리네한의 솔직한 고백과 인생 조언이 담긴 회고록!’이라고 적혀있어 이 책이 흥미롭게 이 두 가지를 블렌딩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책 앞부분과 뒷부분에는 그녀의 삶에 대한 회고가 주를 이룬다.

그리고 책의 중간부분과 이야기의 중간중간에는 그녀의 변증법적 행동치료인 DBT에 대한 설명이 등장한다.



사실 개인적으로 요즘 삶의 목표를 잃어버린 상태에 있었기에 책 제목이 아주 자극적으로 눈에 띄었다.


솔직히 이 책을 읽는다고 DBT에 대한 전적인 이해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그녀가 이 치료법을 어떻게 만들고 확립해나가는지 그리고 치료법을 실행하는 과정에서의 치료법의 수정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녀는 ‘변증법적 행동치료(DBT)’의 핵심을 자기 자신과 자신이 처한 삶을 수용하는 일과 더 나은 삶을 위한 변화를 포용하는 사이에서의 역동적 균형이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수용’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그녀는 가톨릭 신자이면서 동양 교리를 배우고 수양함으로써 다른 종교들을 통해 ‘수용’에 대해 많은 부분을 깨닫고 정립해나간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2년 이상 자살시도와 자해를 하며 정신병동에 갇혀있었던 작가가 “나는 이렇게 어려움을 모두 극복하고 훌륭한 심리학자가 되었습니다.”와 같은 성공 스토리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녀가 자신의 단점과 어려움을 어떻게 수용하고 변화를 추구했는지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라서 작가의 단점과 어두운 면을 가감 없이 이 책에 기록했다는 점이다.  


또한 그녀의 관점뿐만 아니라 그녀의 주변 인물들의 관점에서도 그녀의 삶을 서술했다는 점 또한 기존의 에세이와는 다른 점이었다. 그녀의 담당 의사나 종교적 수행과 가르침을 주었던 사람들, 그녀의 개인적인 주변 인물들의 말 그리고 편지가 그대로 이 책에 담겨있다.



변증법적 행동치료(DBT)에 대해 자세하게 알고 싶은 독자의 입장에서는 이 책이 조금 아쉬운 책일 것이다.

그리고 종교적인 색채도 진한 편이라 종교를 믿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나 다소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책의 제목처럼 인생이 지옥처럼 느껴질 때 나 혼자만 그런 것이 아니라 고통받고 그것을 수용하고 변화해 발전시켜나가는 과정을 우리 모두 겪고 있다는 하나의 증거와도 같은 책이 바로 이 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이 책을 마무리하면서 살아가기에 가치 있는 삶(a life worth living)을 만드는 것은 어떤 것일까 생각해보았다. (이 책의 원제는 'Building a life worth living'이다.)

작가는 본인처럼 자살시도와 자해의 늪에 빠진 사람들을 구출시키고 싶어 했다. 그래서 그녀는 사람들이 자신의 목숨을 끊지 않고 살아가게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 

DBT에서도 집중한 점인 ‘수용’. 우리는 우리 스스로와 자신의 삶을 수용하는 것을 통해 살아가기에 대한 ‘가치’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살아가기에 가치 있는 삶이란 그냥 개개인의 삶이라 생각했다.

우리 모두 살아가기에 가치있는 삶을 살고 있고, 그 가치란 누가 정해주는 것이 아닌 그저 스스로가 자신을 끌어안음으로서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마치, 작가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삶을 쭉 나열한 이 책처럼 오늘도 우리 모두는 스스로 살아가기에 가치있는 삶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이 책에 나오는 ‘수용’에 관한 좋은 말들을 소개함으로써 서평을 마무리하고 싶다.


고통에서 해방되려면 현재 상태를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수용해야 한다. 현재 상태에 대한 고민에서 완전히 벗어나라. 더는 현실과 싸우지 마라.


고통은 당신이 그 고통을 거부할 때만 괴로움을 유발한다.


수용은 현 상황을 아는 것이다.


뭔가를 수용하는 것은 그것을 좋은 것으로 여기는 것과는 다르다.


아직 갖지 못한 것들을 가져야 한다는 억압에 짓눌려 사는 것보다 삶이 주는 대로 수용하는 편이 더 낫다.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놓으라는 말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수용이다.


아름다워진다는 것은 곧 당신 자신이 된다는 것이다. 꼭 다른 사람들에게 수용받아야 할 필요는 없다. 당신이 당신 자신을 수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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