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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드마리 Mar 07. 2023

[영화리뷰] The Whale(더 웨일)

당신의 '모비딕'은 무엇입니까?

90년대 생이라면 한 번쯤은 꼭 봤을 영화 '미이라'. 우리에게는 강시 이후 그리고 좀비 이전에 미이라가 있었다. 평소에도 즐겨보는 영화라 '브랜든 프레이저'가 사라진 배우라는 생각이 없었는데, 침체기를 이겨내고 돌아온 배우 '브랜든 프레이저'라는 캐치 프레이즈로 이 영화가 광고되고 있기에 다시 한번 눈길이 갔다. 그리고 인상 깊게 봤던 영화 '블랙 스완'의 감독 대런 애러노프스키의 작품이라는 점도.


이 영화를 보기 전에 하먼 멜빌의 장편 소설 ‘모비딕'을 꼭 읽고 감상하기를 추천합니다.

(아니면 저처럼 유튜브에서 짧은 리뷰라도 챙겨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스포일러를 포함한 감상평입니다.)


하먼 멜빌의 장편 소설 ‘모비딕'을 보고 다시 한번 이 영화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1. 이 영화는 소설 ‘모비딕’의 내용을 알고 봐야 재미있다.


2. 삶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지 알려주는 책, '모비딕'. 

삶 속에서 만나는 시련에 대해, 운명과 대자연의 힘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 

삶이 시련을 보낸다면 우리는 때로는 시련을 흘려보낼 줄도 알아야 하고, 시련에 끝없이 집착한다면 우리는 에이헤브 선장처럼 삶이라는 바다에 가라앉고 만다. 


고래잡이의 삶이 우리의 인생과 닮아 있다는 이야기.


3. 이 영화는 첫 장면부터 ‘모비딕'의 이야기를 던진다. 

그리고 이 고래 이야기는 영화 전체를 관통한다. 영화 제목도 영화의 끝장면도 모두. 

결국 우리의 삶에는 모두 '모비딕'이 존재하고, 우리는 각자 자신만의 고래잡이 배의 선장이다. 

에이헤브와 같은 선택을 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선택을 할 것인지는 각자의 몫이다.


4. 주인공 찰리 :

그에게 제자와의 뜨거운 사랑도 '모비딕'이었고, 딸 엘리도 '모비딕'이었다. 

사랑을 잃은 시련에 집착해 '고래' 같은 몸을 가진 찰리가 당당히 두 발로 일어서서 엘리에게 다가갈 때, 그는 더 이상 바닷속으로 가라앉지 않고 '인생에서 딱 한 가지 잘한 것'을 향해 당당히 걸어갔다.


주인공 '찰리'와 그의 딸 '엘리' 역할을 맡은 두 배우들


5. 찰리의 딸 엘리 : 

엘리에게도 사랑 때문에 자신을 떠나버린 아빠 찰리가 '모비딕'이었을지도 모른다. 

끝까지 아빠에게 복수를 하려고 온갖 10대의 악랄함을 찰리에게 표출한다. 


하지만 자신이 8살 때 쓴 '모비딕'에 대한 에세이를 찰리에게 직접 읽어주면서, 시련에 대한 복수의 마음이 아닌 아빠에게 한 걸음 다가가 찰리를 맞이하는 모습에서 엘리 또한 바닷속으로 가라앉지 않음을 선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6. 영화에는 찰리와 엘리 말고도 여러 시련을 안고 있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시련에 대처하는 방법은 다들 다르다. 

극복하는 사람도 좋은 결말을 맞이하는 사람도 혹은 그 결말을 알 수 없는 사람들도 등장한다. 


우연히 찰리의 집에 들어와 찰리 그리고 그의 주변 인물들과 관계를 맺게 되는 토마스. 

토마스는 죽은 찰리의 연인과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지만, 엘리의 도움으로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토마스의 극복은 찰리에게도 엘리에게도 어떠한 힘을 주었을 것이다.


영화의 또 다른 주축이 되어 주는 인물 '리즈'를 연기한 태국 출신 배우 '홍 차우'


7. 대런 애러노프스키 감독의 작품 중에 재미있게 봤던 '블랙 스완'. 

그 영화에서도 엄마와 발레리나 딸의 관계가 참 끈적끈적한 관계로 그려진다. 

감독은 자신의 삶에서 어떠한 가족 관계를 형성해 왔을까. 

이 영화도 결국 '가족'에서 오는 '시련'을 나타내기도 한다.


8. 마지막은 감동적이다. 아빠와 딸, 둘 다 시련을 극복했다. 

찰리 역할을 맡은 브랜던 프레이저의 연기는 처절하다. 마음의 병을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잘 표현했다.


'가족'이 생각나는 영화였다. 

가족은 때때로 존재 그 자체가 시련이기도 하지만, 시련을 극복하게 하는 가장 결정적인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무겁게 생각한다면 무겁게, 가볍게 생각한다면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결말은 열린 결말입니다. 

영화관에서 펑펑 우시는 분들도 계시던데,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내 인생의 '중요한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오스카상 남우주연상에는 '브랜든 프레이저'의 수상을 점쳐봅니다.


600 파운드 비만 남성 '찰리'를 연기한 브랜드 프레이저. 그의 몸이 그의 시련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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