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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릿 May 07. 2024

캐릭터 기획&제작 01. 캐릭터, 왜 만드세요?

캐릭터 만들 결심을 하기 전에 고민해봐야 할 것들

0. 캐릭터, 왜 만드세요?

캐릭터 디자이너로서 활동하다 보면 으레 고객들이 궁금해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캐릭터 만드는 데 얼마에요?"

"이 캐릭터 어떤 것 같으세요? 저렇게 하는건 어떨까요?"

"캐릭터를 만들면 어떻게 활용하는 게 좋을까요? 활용할 곳이 많나요?"


캐릭터 제작 첫 미팅에서 꼭 나오는 질문들인데요. 사실, 이런 질문에 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저도 나오는 질문이 있답니다.


"캐릭터 왜 만들고 싶으세요?"


의외로 많은 분들이 이 질문에 분명한 답을 내리지 못하세요. 그렇다고 걱정하실 건 없습니다. 캐릭터의 목표와 가치는 캐릭터를 만들기 전이 아니라, 만들고 활용하면서부터 실감하곤 하니까요.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은 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캐릭터, 꼭 만들어야 할까요? 그렇다면 왜 그럴까요?


1. 캐릭터가 뭘 하죠?

디자인은 수단입니다. 목표를 더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죠. 제가 일하며 만난 디자인은 모두 분명한 목표가 있었습니다. 포스터 디자인은 콘텐츠 홍보를, 제품 디자인은 고객의 사용성 향상을, 광고 디자인은 이목 집중을 원합니다. 그렇다면 캐릭터 디자인은 무엇이 목적일까요?

제가 정의내린 캐릭터 디자인의 목적은 이렇습니다.

캐릭터 디자인은 나(기업)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캐릭터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합니다. 바로 이런 식으로 말이에요!

노원청년공유센터 청년공감 인스타그램 / 서울청년센터 노원 인스타그램

그렇다면 나는 왜 캐릭터의 모습을 빌려 목소리를 표현할까요? 

이 답은 훨씬 간단합니다. 기업의 일을 할 때 나(개인/담당자)를 드러낼 수도 없고, 그렇다고 기업을 그대로 드러내는 건 덜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회사 로고가 얘기하는 것보다, 캐릭터가 얘기하는 게 훨씬 친근하고 눈에 잘 들어오기 때문이죠!

서울시 로고보다는 해치가 얘기하는 게 더 듣고 싶으니까요!

그것이 우리가 캐릭터를 만들고 계속해서 활용하는 이유입니다.



3. 캐릭터, 꼭 필요할까요?

그렇다고 해서 모든 기업이나 단체가 캐릭터가 필요한 건 아닙니다. 

캐릭터가 효과가 있으려면 소위 캐릭터가 '먹힐' 상황이 필요합니다. 즉, 캐릭터는 잘 '만드는' 것만큼 잘 '쓰여야' 합니다. 만들어놓고 적재적소에 쓰이지 않아 사장된 수많은 캐릭터들을 다들 하나쯤은 알고 계실 거에요. 그래서 캐릭터를 만들기 전에 다음 질문이 꼭 필요합니다.

캐릭터가 꼭 필요할까? 어디에, 어떻게 쓸 수 있을까?

저 역시 모든 캐릭터 의뢰가 들어올 때면 가장 먼저 살펴보는 사항이 '캐릭터가 꼭 필요할까?'입니다. 고객사 분석 및 관련 업종, 환경 분석 등 사전조사를 꼼꼼히 한 후 캐릭터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솔직히 권유하지 않는다고 말씀드려요. 필요하지도 않은 캐릭터를 시간과 돈, 정성을 들여 만드는 것만큼 허무한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중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캐릭터를 만들어야 한다면, 언제까지&얼마나 캐릭터 사용에 투자할 수 있을까?

캐릭터를 사용하는 건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적재적소에 맞춰 활용하려면 알맞는 표정과 포즈도 미리 구상해야 하고, 걸맞는 소품/배경도 필요합니다. 필요한 경우 캐릭터의 말투도 구현해야 하죠. 주요 공지, 안내, 사소한 이벤트나 알림, 판촉물 등 캐릭터가 들어가면 좋을 곳도 계속 생각해야 합니다.

언제까지 하냐구요? 고객이 캐릭터를 인식하고, 캐릭터와 기업이 동기화될 때까지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해치를 보자마자 서울시를 떠올리는 정도까진 아니어도 되구요, 해치를 보며 '나 저거 알아! 서울에 있던데.' 이 정도로만 되어도 사실 어마어마한 성공입니다. 

그런데 이 정도로 되기가 정말 녹록치 않습니다. 수많은 멋진 캐릭터들이 만들어졌어도 오래 살아남지 못하는 가장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기업의 '캐릭터 활용 투자'가 없어서입니다.



이제 캐릭터를 만들기 전 뭐가 필요한지 알겠는데, 그래서 뭘 어떻게 해야 하냐구요?

아직 조금 막막하신 분들을 위해 체크리스트를 공유합니다. 

캐릭터를 만들기 전에 고민하면 좋을 사항들을 핵심만 추려 모았어요.

캐릭터를 만들까/말까가 고민일 때도, 어떤 캐릭터여야 하는지 고민일 때도 도움이 될 거에요.


[ 캐릭터 사전 체크리스트 ]

우리 회사에 캐릭터가 필요한가? 그렇다면 왜 이제까지 캐릭터를 쓰지 않았을까? 이제는 왜 써야할까?

경쟁사나 유관 기관에서 캐릭터를 쓰는가? 그들은 왜 쓸까? 제 3자의 입장에서 그들의 캐릭터는 어때 보일까? 

캐릭터를 쓴다면, 우리 회사 고객들이 우리의 말을 더 주목하고 잘 이해할까?

캐릭터를 쓴다면, 어느 곳에 어떤 식으로 쓸 수 있을까?


물론 이렇게만 딱 드리면 어렵게 느껴지실 것 같아, 예시용 답안을 같이 보여드립니다.


[ 캐릭터 사전 체크리스트 QnA ]

Q. 우리 회사에 캐릭터가 필요한가? 그렇다면 왜 이제까지 캐릭터를 쓰지 않았을까? 이제는 왜 써야할까?

A. 이제까지는 없었지만 필요해 보인다. 회사 규모가 커져/고객과 소통할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회사 소식 안내/상품이나 서비스 제안/홍보 등을 할 때 필요해 보인다.

Q. 경쟁사나 유관 기관에서 캐릭터를 쓰는가? 그들은 왜 쓸까? 제 3자의 입장에서 그들의 캐릭터는 어때 보일까?

A. 많지는 않지만 서서히 쓰고 있다. 아무래도 딱딱하게 얘기하는 것보다 캐릭터가 안내하는 게 친근해 보이기도 하고, 고객 반응(댓글 등)도 더 좋다. 그러나 해당 캐릭터는 회사를 잘 나타내는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우리가 캐릭터를 만들 때는 이 점을 염두에 둬야겠다.

Q. 캐릭터를 쓴다면, 우리 회사 고객들이 우리의 말을 더 주목하고 잘 이해할까?

A. 고객 특성상(젊은 세대, 여성 고객, B2C 등) 좀 더 반응 유도가 잘 될 듯 하다.

Q. 캐릭터를 쓴다면, 어느 곳에 어떤 식으로 쓸 수 있을까?

A. 공지사항 안내, 신제품 리뷰, 판촉물 등에 쓸 수 있을 것 같다.


오늘의 브런치는 여기까지입니다. 캐릭터 만들기 전에 고민할 것들, 어떻게 보셨나요?

다른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보다 전문적인 캐릭터 컨설팅이 필요하다면 illust@ollit.me 연락 주세요. 언제든 열려있습니다 :)



OLLIT 올릿

디자이너&일러스트레이터   

Phone. 010-2117-2959

Mail. illust@ollit.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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