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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엔젤스 Engels Feb 20. 2019

SKY캐슬 같은 엘리트 마마보이④

'너인마' 너 어떤 인간까지 마안나 봤니?

엔젤스(Engels)    


  마마보이가 부하직원일 때는 큰 문제가 없다. 위에서 시키는 일만큼은 깔끔하게 처리하기 때문이다. 스펙도 좋고 똑똑하기 때문에 실무자로서 손색이 없다. 하지만 문제는 무언가를 결정내리고 책임져야 할 자리에 올랐을 때다. 사교육이 몸에 밴 사람은 도전과 그에 따른 실패의 경험이 적다.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고 성공의 가능성을 높이려 하는 것이 사교육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위험을 회피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이런 사람들이 많은 조직은 얼마 가지 않아 망할 수밖에 없다. <SKY캐슬 같은 엘리트 마마보이③ 참고>

[사진 픽사베이]

  다시 10년차 직장인 A씨의 사례로 돌아가 보자. 그의 상사는 전형적인 엘리트 마마보이다. 명문대를 나와 능력도 있고 집안까지 좋은 ‘엄친아’다. 그런데 그가 팀장이 된 후 회사 일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았다. 우선순위에 따라 인력과 자원을 배분하고 효율적으로 팀을 이끌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다. 사소한 것까지 윗사람의 재가를 받으려 하니 업무의 속도가 나지 않는다. 그렇게 해서 스톱된 업무가 한 둘이 아니다. 


  어쩌면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또는 그 옆의 누군가가 엘리트 마마보이일 수 있다. 엘리트 마마보이는 회사에만 있는 게 아니라 법원의 판사, 정부 고위관료, 대형병원의 직책 간부 등 어디에든 있다. 물론 내가 속한 언론사 조직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 엘리트 마마보이는 조직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며 발전을 가로막는다. 그 해악의 정도가 앞서 살펴본 ‘좀비 상사’ 만큼은 아니지만 조직의 건강을 해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엘리트 마마보이는 습자지에 물이 흡수되듯 보이지 않게, 더욱 깊숙이 빠져든다. 대놓고 ‘악’이라고 생각되면 피하면 그만이지만 엘리트 마마보이는 적어도 겉으로만 봐선 아무런 문제가 없다. 무언가에 순응하는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사람들과의 관계도 원만하며, 어릴 때부터 사교육으로 단련된 성실함까지 갖추고 있어 조직 안에서도 인정을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엘리트 마마보이가 설령 그의 능력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다 하더라도 그 옷을 벗겨내기는 쉽지 않다. 

[사진 픽사베이]

  하지만 4차 혁명시대를 목전에 둔 우리에게 엘리트 마마보이는 큰 장애물이다. 20세기에 대한민국의 ‘한강의 기적’을 일으킬 수 있던 것은 산업사회에 걸맞은 교육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이었다. 산업화 시대엔 누군가 혁신을 이뤄 놓으면 재빨리 모방해 시잠 점유율을 넓혀 가는 방식이 통했다. 암기와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한국인은 산업시대의 모범생이었다. 그 때문에 우리는 놀라운 발전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미래 사회엔 지금까지 우리가 잘했던 것들이 통하지 않는다. 앞으로는 모방이 아니라 이전에 없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런 시대엔 창의성과 문제해결력, 융복합능력, 협업역량 등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런 역량은 엘리트 마마보이에게 가장 취약한 것들 중 하나다. 지금과 같은 교육 시스템 아래에선 잘 해봐야 강준상처럼 똑똑하긴 하지만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 수 없는 ‘마마보이’만 양산한다.

[사진 픽사베이]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서부터 이 문제의 해법을 찾아야 할까. 당장 완벽한 답을 내놓긴 어렵다. 그러나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만큼은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고, 본인의 판단과 행동에 책임질 수 있는 성숙한 어른으로 클 수 있도록 제도와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그 안에서 미래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도 저절로 길러질 것이다. 


  영국의 정치가이자 사상가인 존 스튜어트 밀은 ‘자유론’에서 자신이 직접 내리는 의사결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스로 판단한 결정이 가장 바람직한 이유는 그것이 가장 최선이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판단하고 선택했기 때문”이는 것이다. 본인이 자기의 미래를 설계하고 행동으로 옮겼을 때 그 삶이 진정 가치가 있다. 그래야만 실패했을 때도 무언가를 배울 수 있고, 성공했을 때 더욱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SKY캐슬 같은 엘리트 마마보이 ①~④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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