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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홍 Jun 12. 2024

좋은 와인처럼 숙성되는 우정

- 1일1드로잉100 (13)


만난 지 30년이 되어가는 친구의 생일축하를 해주기 위해 주말아침부터 나선 .


같이 나이 들어가는 우정은 좋은 와인이 숙성되는 것처럼 향기롭다.

친구와는 정치성향부터 결혼유무까지 같은 점이라곤 없는데도 이렇게 오랫동안 우정을 유지하는 것도 신기한데.


대화내용에 부쩍 달라진 점이 있다면 올해 유독 건강이야기를 많이 된 것이다.

눈코입부터 어깨, 허리, 다리까지 안 아픈 데가 없는 부모님을 지켜보는 나이가 되어서다.


애초 인간의 몸은 100세까지 살도록 창조되지 않았다는 걸 원치 않지만 알게 된다.


나이 든 몸의 아픈 곳을 완전히 고칠 수 있는 의료기술은 아직 없기에 여기저기 땜질하듯 고쳐가면서 오랜 시간을 살 수밖에 없다. 

무릎을 고치고 나면 허리가 더 안 좋아지고, 허리를 좀 고치고 나면 이가 아파 임플란트를 할 일이 생긴다.

임플란트도 잇몸이 건강해야 할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나 할까.

아픈 것도 문제지만 병원비도 심심치 않게 드는데.


젊을 때 몸을 아낄 줄 모르고 부어라 마셔라 했다면 업보처럼  적이 몸 여기저기에 드러나고야 만다.


흰머리가 늘고 뱃살이 나오는 건 기본 옵션, 거기에 병까지 추가된다면 우울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그러니 이 부족한 인간의 육체를 오랫동안 데리고 살려면 좋은 걸 먹이고, 운동하고, 충분히 자게 해야 한다.

알죠, 알면서도 잘 안되지요.


친구와 브런치 먹고 쇼핑 좋아하는 시기를 지나 이젠 건강한 음식을 먹고 서로의 머리숱을 걱정해 주는 나이가 되었다. 커피도 '아아'보다 따뜻한 커피를 마시라고 잔소리하면서.  


친구야, 건강 잘 유지해서 우리 오래오래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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