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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월청년 Jun 08. 2021

영월 청년의 사진 이야기

일상의 사소한 시선을 넘어 특별한 기록 소통 공유

당신이 공유하는 '요즘영월'은 어떤 모습인가요?


고향이었던 영월로 돌아온 지 2년차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6년을 서울과 제주에서 타향살이를 하다가 귀향을 했다.


모님의 삶에 울타리 안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집을 구해야 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없었다. 나홀로 타향살이와 다르게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게 된 부분은 정말 큰 혜택이다.


하지만 그만큼 정신적으로 자유롭지 못하고 신경쓰이고 불편한 부분들이 많다는 것은 아마도 성인이 되고, 부모님과 지내는 자식이라며 모두가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시골이라는 지역사회에 관계성 때문에 더욱 더 조심스럽다.


여섯다리를 거치면 세계 사람들과 모두 연결된다는 말처럼 영월은 한 다리만 거쳐도 뉘집 아들, 누구의 오빠 동생인지 쉽게 알 수 있는 관계성이 더욱 좁은 시골이다.



나홀로 사부작 공사하고, 고향에 친한 동창들과만 술을 마시면서 지냈다.

1년은 그럭저럭 별 생각도 없이, 주어진 환경에 만족하면서 영월에서 평범한 생활을 이어 나갔다. 그리고 2년차가 되면서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마음 가짐의 변화를 겼었다.


영월에서 해야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 그리고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답답한 마음으로 방황이라면 방황을 하고 있다.


사실 혼자 일을 하면서 막막하고, 진행속도가 느려서 괜히 일을 하기 싫은 핑계거리를 잘 찾은 것일지도 모른다.

영월 청년들을 찾아 나섰고, 그들과 만나서 어울리기를 시작했다.


귀향을 하면서 친구가 던졌던 농담은 고향에 오면 연애도 못하고 결혼도 못할 것이라는 말의 무게도 점차 실감을 했다. 하루살이처럼 살던 내게 너무 쳇 바퀴 돌듯 반복되는 일상에 실증이 나는 시기였다.


조금의 변화를 주고 싶었고, 이래저래 재미를 찾을 수 있는 일들과 영월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청년들과 교류를 하고 싶었다. 그렇게 해서 영월 청년들을 찾고, 소통하면서 정작 내가 해야 할 일은 뒷전으로 두고 다양한 청년활동을 하고 있다. 정확한 표현을 술을 마시고 놀았다.


요즘영월은 문화도시라는 정부가 예산을 지원하는 사업의 도전하고 있다. 그런 이유에서 일수도 있고, 스스로가 작년과는 다른 마음 가짐으로 청년들과 교류하려고 노력했던 시각에서 차이일수도 있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작년에 보이지도 않던 청년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나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사소한기록소 대표 유사부님 <사소한 시선 1차 워크샵 영상>

사람들은 관계가 만들어지는 것은 서로의 관심사가 맞거나 상호 도움이 되는 관계에서 지속 가능한 발전적인 관계로 이어갈 수 있다. 독불장군이나 조용하고 내성적인 사람일지라도 절대 혼자서 지내는 것이 좋을수 만은 없다. 단지 외향적인 사람보다는 조금의 관계만으로도 마음이 채워질뿐이다.


영월에 살다보니 스스로도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 나 밖에 모르던 성향에서 조금씩 배려심이 생기게 됐다. 100명의 친구보다 1명의 진짜 친구가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1명한테 밖에 배려를 안 했던 것이다. 지금은 100명의 친구가 있다면 10명에게 배려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배려를 혼자한다고 되는 건 아니지만 마음 가짐이 조금 변했다.


다양한 청년활동 중에서 <사소한 시선>이라는 일회용필름카메라로 찍고, 사진을 공유하고, 전시를 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사진이라는 매개체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관계를 맺고 영월에서의 삶을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



사소한시선 2차 사진소통 공유워크샵 영상

단순히 재밌을 것 같아서 신청했던 프로젝트인데 재미를 넘어 특별한 경험과 생각을 넓히게 되는 사진 여행을 하고 있다. 7일간의 필름카메라 1롤 촬영하기,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사진을 보면 소통하기, 마지막으로 전시회를 하는 프러젝트였다.


그리고 번외로 작은 카라반에서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전시회에 참여했다.



꽃 피는 카라반 사진전 <영월 행복한 순간들>

말 그대로 참여를 한 것으로 사진을 찍고, 사진을 선택하고, 사진전을 보러 갔을 뿐이다.


사소한기록소 대표 유사부님

유사부님이 청년주도공모사업 공모사업을 신청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서 23명의 꿈나무사진 작가들을 이끌어 왔다. 그리고 청년주도형공모사업 결과발표에서도 당당하게 1등을 하셨다.


공모사업 신청부터 공유와 전시까지 '나라도 이렇게 할 수 있었을까?' 라는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었고, 유사부님의 디테일과 프로정신은 정말이지 닮고 싶을 정도였다.


참여자 입장에서 더 많은 사람들과 체험을 공유하고 알리는 것이 힘을 보탤수 있는 작은 응원이었다.


영월은 10년 전부터 사진마을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동강국제사진전 등 규모있는 사진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올해는 일본의 사진 마을과 교류를 하는 정부 지원사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정작 사진마을이라는 생각은 한번도 체감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프로젝트를 참여하면서 이런게 정말 사진마을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사진은 쉽게 찍어도 좋고, 고민하면서 어렵게 찍어도 좋다.

정답은 정해져 있지 않고, 사진을 함께 공유하고 이야기 할 수 있다면 그곳이 바로 사진 전시회가 되는 영월사진마을을 꿈꾸게 된다.


물론 유명하고 큰 규모의 사진전에서 프로의 작품을 보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영월 같은 좁은 지역사회에서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사진 문화와 커뮤니티가 만들어진다면 분명히 영월로 사진여행을 오는 관광객들도 있을 것이다.


사진작가는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지만, 누구나 사진작가가 될 수 있는 사진마을이 되었으면 좋겠다.


시선이 머무르는 곳에서 셔터를 누르기까지 천천히 기록하세요


말주변이나 화려한 언변도 없지만 그보다 글을 길게 쓰다보면 오타도 있고, 문맥에 안 맞게 마냥 주절주절 떠드는 것 같아서 글쓰기가 말하기 보다 때론 더 많이 부끄럽다.


그래도 #영월사진마을 #영월문화도시 #영월살이 #별처럼반짝반짝이는 #영월청년 #요즘영월 을 응원하면서 브런치에 첫 글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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