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 시간 이외에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기
카톡, 문자, 이메일, 전화, 각종 메신저 등의 도구들은 연결성을 제공해 주시만 그로 인한 불편도 만만치 않습니다. 근무 시간 이후나 주말, 공유일이나 휴가 등의 개인 시간에도 끊임 없이 연결되어 있어 진정한 분리가 어려워 졌고 이로 인하여 큰 스트레스를 받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로부터 벗어날 방법은 없는 것일까요?
법적 테두리를 확인 해 보면 우리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사용자의 지휘, 감독을 받게 되며 종속적 관계에 놓입니다. 쉽게 말하면 회사를 대신하는 상사의 말을 들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이러한 종속적 관계는 업무적 부분에 한 해야 하며 또한 근로시간 내에만 해당됩니다. 즉, 하루 8시간, 주 40시간 그리고 만약 연장근로를 하더라도 최대 52시간까지만 해당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퇴근 이후나 주말, 휴가 등의 기간에는 누구라도 특별한 의무를 부담할 필요는 없습니다.
만약에 나의 상사가 다른 사람이 아닌 나에게만 업무외 시간에 자주 업무 지시 등을 한다면, 이 행동은 다르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신뢰 부족이나 관계 문제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심할 경우 직장괴롭힘의 범주에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행동의 근원이 무엇인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여러모로 보았을 때 상사가 주말이나 휴일에 보내는 업무적 연락들은 적절한 행동은 분명 아닙니다. 하지만 세상이 법대로만 되지 않아 우리는 실제로 이러한 연결성으로 인하여 시달립니다. 국민 메신저인 카톡은 우리의 일상과 업무 깊숙히 침투해 있습니다. 회사와 관한 카톡들을 좀 구분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3가지 정도의 범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1. 상사가 요청하는 긴급하게 처리해야 하는 업무
2. 상사가 보내는 그리 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업무
3. 상사를 포함된 부서 단체톡방
첫번째는, 아무리 근무 시간이 아닐지라도, 빈도가 너무 많지만 않다면,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는 부분으로 생각됩니다. 아마 어느 수준에서는 내 업무나 회사를 위해서 아주 긴급하고 중요한 일들을 업무외 시간에 처리애햐 하는 상황들은 이해하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무엇이 긴급하고 중요한 일인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겠죠.
내 직무나 속해 있는 산업의 특성이 쉬는 날에도 고객이나 거래처의 영업이 계속 되어 업무가 발생을 한다면 일정 부분 연락은 불가피할 수도 있습니다. 유통업이나 서비스업 등에서는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는데 물론 불편한 것은 사실입니다.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크다면 산업을 바꾸어 이직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산업의 특성들은 속해 있는 한 바꾸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경우 입니다. 우선 상사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톡은 갑자기 무엇인가가 생각이 나서 잃어버리기 전에 얼른 상대방에게 전달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급하지 않더라도 확인이 필요하거나 처리해야 하는 일이 생각났을 때 그것을 상대방에게 지시하거나 말해 놓는 순간 그것을 기억하고 신경을 써야되는 부담에서 자신은 해당이 되고 그 부담은 상대방에게 가게 됩니다. 즉 톡을 받은 사람이 그 부담을 지게 되는 것이죠.
톡을 받은 사람 입장에서는 그렇기 때문에 갑자기 생각지도 않았던 부담을 지게되고, 그리 급한 것도 아닌데 쉬지도 못하게 이런 업무적인 내용을 전달받으니, 그 일을 처리하거나 아니면 기억하여 처리를 해야하는불가피한 상황이 생기게 됩니다. 누구라도 스트레스를 받게 될만한 일이죠.
이런 상황을 분석하는 방법 중 한 가지는 "누구 어깨위에 원숭이가 있나?" 질문을 하는 것입니다. 즉 톡을 하기 전에는 상사 어깨에 있었던 "문제" 혹은 "업무"라는 이름의 원숭이가 톡을 보내는 순간 받는 사람의 어깨로 옮겨 간 것이죠. 원숭이를 상대방에게 옮기는 행위는 내 부담과 의무를 줄여 줍니다.
이에 대응하는 방법 중 하나는 다시 원숭이를 상대방으로 옮기는 것입니다. 에를 들어 팀장으로부터 "지난 달 경쟁사 A실적에 대해서 확인 부탁해요"라는 톡을 주말에 받았다면, "네 팀장님, 월요일에 말씀 주시면 확인해서 바로 전달 드리겠습니다" 처럼 다시 상대방에게 보내고 내 어깨를 가볍게 만드는 것입니다. 핵심은 그것을 기억하고 주도해야 하는 주체가 되는 부담을 지지 않고 상대방에게 보내거나 공유하게끔 하는 것입니다.
근무 시간외 받은 카톡이나 연락 등에 대해서는, 그 연락이 긴급한 것이 아니라는 전제 하에서는 무엇보다 일관성이 중요합니다. 근무 외 시간이나 주말에 상대방으로 하여금 "저 사람은 원래 카톡에 잘 받응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생기면, 연락하는 빈도도 줄어듭니다. 물론 상사가 카톡을 잘 안본다고 핀잔을 주거나 잔소리를 할 수도 있지만 그럴 때는 육아나 가족, 주말에 주로 하는 활동이나 습관 등의 사유를 대어 그런 사람으로 포지셔닝이 필요합니다. 처음에는 어렵지만, 자리를 잡고 나면 상대방도 문제 삼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 업무적인 역량이나 성과에 문제가 없는데 오로지 카톡을 잘 안본다고 불이익을 받는 경우는 보지 못했습니다.
물론 제가 인사관리를 하기 때문에 다른 직원이 카톡 등의 연락에 답을 잘 안한다고 불이익을 받아 상사와 갈등이 있었던 케이스를 다룬 적은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건들은 결국 파보면 대부분 불신이나 업무적 의견의 다툼, 성격의 차이 등의 이유가 카톡 등의 방식으로 불거져 나온 경우가 대부분이지 오로지 카톡으로 문제가 되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상사의 카톡이나 연락에 빠르게 대응을 했는데 갑자기 방식을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카톡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고 대부분 받는 내용들이 꼭 필요한 내용들이 아니라면 마음 먹고 한번 바꿔볼 필요도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바꾼 이후로 일관되게 대응하는 것입니다.
업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주말 전후나 휴가 전후로 보고를 좀 더 타이트하게 하는 것입니다. 굳이 불필요한 데도 그렇게 톡을 보내는 심리에는 일정한 불신이나 관리를 해야한다는 의무감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전후로 타이트하게 업무 상황을 보고 하고 또 주말 이후에 해야할 업무 등에 대해 파악하는 시간을 갖는 등의 업무 패턴을 한다면 쉬면서 불필요한 연락을 다소 줄여갈 수 있습니다.
상사가 배석한 회식이나 티타임, 부서가 모여 이야기를 나눌 때에 퇴근 후 카톡 금지법에 대해 넌지시 이야기를 꺼내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굳이 내가 그것에 대해 좋다 싫다라는 의견을 밝힐 필요도 없고 심지어 반대로 뭐 그런 것까지 법으로 만드는지 모르겠다라고 이야기해도 상관 없습니다. 업무 외 카톡 등에 대해 법으로 금지를 검토할 정도로 심각하다는 메세지가 이미 해당 법안에 대한 논의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자꾸 그런 이야기를 꺼내는 것만으로도 조금씩 상사의 생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물론, 가능하다면 직접 아주 급하고 중요한 일 만고는 카톡으로 업무지시 하지 말아달라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그럴 수 는 대상이라면 굳이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지도 않는 일이겠죠.
세번째 유형으로도 스트레스를 받는 분들이 계실 것 입니다. 팀 전체가 모두 들어간 단톡방에 상사가 눈오는 풍경을 찍어 올리면 다들 한마디씩 거드는데 혼자서만 가만히 있기도 머쓱해 뭔가 답글을 달다 보면 왜 굳이 이런 일로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나 싶을 때가 있죠. 이런 번거로움은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사실 이런 일에 막상 쓰는 시간은 아주 짧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공연히 답글을 쓸지 말지 고민하는 것에 에너지를 쓰기 보다는 기계적이고 흔히 영혼 없는 반응을 빠르게 해버리는 것도 방법입니다.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이모티콘이겠죠. 이모티콘 시장이 호황인 이유는 대부분 이런 톡에 대한 간단하고 빠른 대응에 효과적이기 때문일 것 입니다. 대중적으로 리액션 좋은 이모티콘에 몇 천원 투자해서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면 나쁜 투자가 아닐 것 입니다.
이런 도구들이 없던 시절만 해도 누구와 연락을 하거나 약속을 잡는 것은 쉽지 않은 일들이었고 멀리 떨어진 가족이나 친구들과 연락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분명 이런 도구들이 가져다준 연결성은 우리가 좀 더 가깝게 소통하고 교류하며 항상 연결되게 해 주는 많은 이점들이 있습니다. 그러니 좀 부작용들이 있더라도 너무 미워하지 말고 그 부작용들을 적극적으로 관리해 보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