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고 30분이상 무언가에 몰두하기가 힘든 삶을 줄기차게 살아왔다. 서재에서 집중하며 글을 쓰는 건 차라리 꿈에 더 가까웠다. 지나는 카페에 갑자기 앉아, 차안에서 스마트폰을 두드리며, 자기 전 잠시 짬을 내어 글을 썼다.
긴 호흡의 깊은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싶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고작 짧은 호흡의 토막글 뿐이었다. 마음 속에 한참 만지고 만지는 이야기들이 있긴 하지만, 그거 조차 오래 만지지 못하고 성급하게 꺼내야 할 때가 많았다.
내가 원하는 글을 쓸 수 있을 만큼의 글을 쓸 수 있는 나이가 되면 그때의 나는 충분히 준비가 되었을까. 자신할 수 없다. 내가 한 가지 확신하는 건 부족하더라도 끊임 없이 쓰는 삶, 성공할 때까지 공 던지기를 멈추지 않는 삶만이 나를 준비시킨다는 것 뿐이다.
자기 전 허겁지겁 책을 읽고, 어영부영 글을 쓴다. 아쉽지만 이렇게라도 내가 글을 쓰면 누군가 볼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좋아하는 일을 언제든 어디서든 할 수 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 세상 모든 일 중 읽고 쓰는 일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