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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자스타니 Jun 28. 2024

난초의 향기에 설레다(2)

나는 얼굴 예쁜 꽃도 좋지만 향이 좋은 꽃을 유난히 더 좋아한다. 그래서  꽃도 오래 가면서 향도 얼굴도 다 갖춘 난초에 끌린다.

지고페탈륨 멕케이

지고페탈륨 멕케이도 내가 참 좋아하는 향기난초이다. 전설처럼 떠도는 농담으로 아파트 베란다에 멕케이가 피면, 아래층에서 물어본단다. 무슨 꽃냄새가 이렇게 좋냐고.

멕케이가 피면 나는 화분을 거실로 옮겨둔다. 새벽에 일어나 거실에 나갔을 때  거실 가득 고여있는 그 진한 향을 오롯이 즐긴다.


온시디움 트윙클 환타지아

꽃향기를 말로 표현하기란 쉽지 않다. 직접 맡아보지 않은 사람에게 향이 어떻다고 설명해주는 건 어렵다. 하지만 환타지아는 달콤한 사탕냄새,  카라멜팝콘향이 섞인 사탕냄새같다. 자잘한 꽃조차 팝콘같아 집어 먹고싶다.

막실라리아 테누이포리아

이 꽃도 향을 표현해 줄 수 있는 몇 안되는 꽃중의 하나다. 이건 코코넛오일 향이 난다. 과자중에 빠다코코넛향 딱 그 냄새이다. 간혹 헤이즐넛 커피향이 난다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는데 내가 느끼기엔 코코넛향이 더 가깝다. 향이 좋아서 이 아이는 식탁에 두고 잎이 그리는 동양적인 선과 코코넛오일향을 즐긴다.




브라사볼라 노도사

낮에만 향이 나는 난초가 많다보니, 밤에 집에 오는 식집사들은 난초향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밤에 향이 나는 풍난 뿐만 아니라 노도사도 추천한다. 하얗고 예쁜 아이가 밤이 되면 진한 계피맛사탕향내뿜는다.

엔시클리아 프라그랑스

모든 꽃향기가 다 좋게 느껴지는건 아니다. 엔시클리아속은 대개 좋은 향 나는게 많지만 내가 키우는 프라그랑스는 이름과 달리 오전에는 향이 너무 진해서 마치 고양이오줌 냄새 덮으려고 그 위에 코티분(옛날 엄마들이 쓰던 파우더형 화장품) 뿌려둔  같은 냄새가 난다. 심지어 향도 강해서 그게 피면 오전에 베란다 문열기가 겁난다. 그나마 다행인건 오후에는 향이 약해져서 오줌냄새는 빠지고 코티분 냄새만 난다는 거다.



독서환경

집에서 주부인 나의 공간은  식탁이다. 집안 일 끝내고 앉아

쉬거나 책을 읽을 때도, 폰을 볼 때도, 식탁에  향기나는 난초를 몇개 가져다두고  킁킁 향을 맡곤 한다.

나만의 작은 사치고 큰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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