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워지고 싶은 마음
델핀 드 비강의 <충실한 마음>에서 마주한 내 마음의 여러 갈래들
by
마음은 줄리어드
Jun 1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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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다'는 한 대상의 어떤 '즐거운' 상태를 나타내는 형용사다. 그런데 어제 이런 문장을 봤다.
친구들과 외출하거나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도 없다. 즐거워지고 싶지 않다.
델핀 드 비강, <충실한 마음> 중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즐거워지고 싶지 않다'라니. 상태 형용사인 즐겁다'에 의지를 부여할 수 있는 건가? 그것도 부정적으로? 처음으로 보는 문장이다.
인간이 의지적으로긍정적인 감정을 선택하고 취할 수 있다는 건 인지적으로, 듣고 배워서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걸 문장으로 마주보니 흐릿했던 관념이 명징해진 기분이다.
나는 그 동안 행복해지고 싶지 않았을까? 아니, 행복까지는 너무 거창하다.
즐거워지고 싶었다. 하지만 즐거운 감정은 왜인지 나에게 어색하다.
기뻐지고 싶다. 그러나 기뻐하는 마음은 왠지 남의 옷 같다.
나는 의지적으로 즐겁지 않고 싶었을까? 아니면 습관적으로 즐거운 감정의 퇴행을 겪은 것일까?
즐거워지고 싶었지만 즐거워지지 않았던 나의 고장난 마음들을 책과 글로 다독이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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