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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은 줄리어드 Nov 25. 2021

도저히 못해낼 것 같은 일을 하는 우리들

세상의 모든 부모에게 보내는 서

수많은 일정을 소화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빼곡한 다이어리를 보면 내가 이 많은 일들을 하루에 다 처리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시간에 쫓긴다는 게 무슨 뜻인지 결국 알게 될 거예요.
<삶의 모든 색>


그런데 저녁이 되면 용케도 그 일들은 다 처리돼있다. 완벽주의 성격 탓에 한두 개 놓치는 경우를 빼고는 거의 모든 일들이 처리돼 있다. 나는 지금 '처리돼 있다'라고 굉장히 수동적인 태도로 말하고 있지만 사실은 내가 주체적으로 스스로 처리한 일들이다. 내가 없으면 안 되는 일들이다. 아이들 라이드. 아이들이 요구한 이것 저것 정보를 알아보는 것, 아이들 치과 및 안과 정기 검진, 세금 및 은행, 레슨비 등 입금 업무들 처리, 이사갈 집에 관련된 일들, 생필품 구매 및 식품 장보기, 아이들 학업이나 관심에 관련된 일들 처리. 소소한 일부터 큰 일까지 나의 손길을 거치지 않은 일들이 없다. 불안감과 두려움도 문득 문득 나를 덮쳐온다. 내가 만약 아파서 죽으면 이 일들은 누가 처리할까? 아이들의 필요를 나만큼 구석 구석 살필 사람이 이 세상에 있을까?


자식이 하나건 나처럼 여러 명이건 책임감과 의무감으로, 거기에 끝없는 사랑과 헌신의 마음을 더하여 하루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세상의 수많은 '부모'를 생각한다. 날마다 자녀에 관련하여 이러 저러한 문제에 봉착하고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도저히 알 수 없지만 우리는 어떻게든 해내고 있다. 우리가 없이는, 그 누구도 대신할 수도 없는 그런 일들을 우리는 가까스로 하지만 척척 매일 매일 해내고 있다.

<삶의 모든 색>, 리사 아이사토
누가 좀 가르쳐 주면 좋겠어요.
<삶의 모든 색>
하지만 자초한 일인걸요.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어요.
<삶의 모든 색>
그러나 가끔은 지금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할 때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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